“아니 그게요~ 학생들이 교직원 화장실에 테러를 해 놓고 갔다지 뭐에요.”


강지현 선생님이 아래층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들은 바를 풀어주고 있었다.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그.. 응아가 변기를 꽉 채워서 거의 넘칠 정도였다는 거 있죠! 

이건 분명히 여러 명이서 벌인 일일 거라고 아주 그냥 아래층 선생님들이 단단히 뿔났어요~!”


“그거 처음 본 선생님이 완전 충격먹어가지고 한동안 화장실을 못 쓰셨대요~ 

진짜 학생들 너무하지 않아요?”


“그러게요… 어떡해요 요즘 애들 진짜 상상 이상이네요”

윤서린은 최대한 대답에 성의를 넣어 보려고 애썼다. 별로 성의없는 대답이 나온 것 같긴 하지만.. 


“윤 선생님이 초임이라 잘 모를 텐데 진짜 애들 사고치는 방식은 기상천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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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가.


윤서린과 같은 사람들을 칭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어다. 

옛날에는 이 말이 생소했을지도 모르지만 먹방이 유행하며 사람들은 이 단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이들을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다. 


사람은 자기와 다르고 생소할수록 경계하기 마련이다. 

유튜브 덕분에 조금 익숙해진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도 현실에서 대식가임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일찍 일어나서 최대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학교에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달랐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겨우겨우 눈을 뜨는 그녀를 반겨주는 것은 익숙한 알람 소리가 아니라 따스하고 눈부신 햇빛이었다. 그녀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바로 핸드폰을 켜려 했지만 켜지지 않았다.


'하…젠장….’


핸드폰의 배터리가 다 나간 것이었다. 게다가 가족들도 여행을 가 있는 상태였다. 

재수없게 안 좋은 상황이 겹치면 늦잠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었다. 


‘하..어제 똥만 나왔어도..ㅜ’


그녀가 늦잠을 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대변을 보지 못해 속이 안 좋아서 잠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같으면 하루 정도 똥을 못 싸는 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해프닝이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가는 그녀에게 하루란 시간은 매우 긴 변비와 같았다. 


꾸르르륵… 꾸르르..


‘아..배야..’


뿌우우우우우웅..! 푸쉭.  뽀오오오옹….


똥들이 내보내달라고 아우성치는 그녀의 뱃속은 굉장히 가스로 가득찬 상태였다. 게다가 평소에도 육류 위주의 식사를 하는 서린인데, 장내에 꽉꽉 들어막힌 똥은 지독함을 배가시켰다. 


뿌우우우우웅!


‘하.. 빨리 준비해야지…’


뽀오오오옹.. 푸스.. 뿌우우우우웅!!


그녀의 평소 식사량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끊임없이 지독한 방귀를 뿜어내면서도 그녀는 쏜살같이 준비해 차를 몰았다. 운전을 할 줄 알아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그녀였다. 


부르르르르릉


뿌우우우우우웅!! 뿌와아앙! 뽀오오옹..!


‘어우.. 냄새….’


추위를 참으며 창문을 열고 달려왔음에도 그녀의 차 안은 지독한 냄새로 가득했다. 문을 닫고 달렸으면 필히 질식했을 법한 농도와 양이었다. 그녀는 여러 재수 없는 상황이 겹친 자신의 운명을 저주했다. 한편으로는 이 가득한 가스와 싸우며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게 막막했다.




아니나 다를까, 


1교시부터 강렬한 변의가 밀려왔다.


‘아 진짜 일찍 일어나기만 했어도 집에서 편하게 해결하고 올 수 있었는데..’

‘안 그래도 평소에 해결해도 막히는데 오늘 같은 날은 절대 안 돼..!’


그녀는 임용고시에 합격한 뒤 절대 학교에서 똥을 싸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였다. 

다량의 대변에 변기가 막히는 것이 문제임은 물론이거니와 

혹여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똥 싸는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는 것이 싫어서였다.


푸쉬이익…


교무실에서 일하며 참던 방귀가 새어나왔다. 소리 없는 방귀가 더 지독하다고 했던가. 

아니나 다를까 냄새가 흉악했다.


“크흠..크흠..”


주변 선생님들이 고약함에 고통받는 듯했다.


‘아 부끄러..’


‘지금 화장실가면 이게 내가 뀐 방귀인 것도 티날 거 아냐.. 좀 있다 가서 가스만 좀 빼고 와야겠다..’


'아.. 쉬는시간..'

'칫.. 화장실 완전 나중에 가야겠네...'


그러나 시계를 확인해 보니 곧 쉬는시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방귀 소리가 워낙 크다는 걸 알았기에 쉬는 시간도 피했다. 

게다가 2교시는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를 끝마치고 나서 화장실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자~ 15쪽~”

“log함수는 지수함수의 역함수로 둘은 서로 대칭 관계를 이루는…..”


‘아.. 배야..’


‘ 읍.. 으읏..’


입은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머리는 온통 복통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변의가 밀려와 정신이 아득해졌다. 


‘으윽…안돼…참아야 해..!’


푸쉬이이익..


그녀는 뱃속에서 그것이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대량으로 쌓이고 쌓여 어떻게든 탈출해서 세상의 빛을 보겠다는 몸부림에 

결국 그녀의 항문은 한계에 이르러 조금씩 방귀를 배출했다. 


“아 장민수 또 방귀꼈냐?? 와 냄새 미쳤네 쓰레기를 먹었나”


“나 아니거든!!”


“그래~ 아니겠지~~”


자신의 방귀를 뒤집어쓴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의심받지 않아서 다행이라 여기는 그녀였다.


퓌이익..


“아 냄새 미친”

“썜 여기 너무 냄새나요”


“얘들아 수업에 집중해야지.”

‘으윽.. 안돼 아무리 그래도 학교에서 쌀 수는 없어…!‘


강렬한 압력에 그녀의 배는 버티지 못할 상황이었으나 그럼에도 학교에서 똥을 싸지 않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는 그녀였다. 그러자 뱃속의 거대한 것들은 마치 자신들을 무시해서 화나기라도 한 듯이 더욱 격렬하게 요동쳤다.


꾸르르르르륵.. 꾸르르륵…


프싀이이익…


그녀는 어떻게든 변의를 참기 위해 손을 뒤로 빼고 인터넷에서 본 듯한 똥 참는 지압법을 열심히 기억해 내며 필사적으로 손을 눌러댔다.  뒤돌아야 할 때는 최대한 티 안 나게 배를 문질러주며 변의를 진정시키고자 애썼다.


꾸르륵..


그러나 그러한 그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뱃속은 더욱 강렬히 요동칠 뿐이었다.  어떻게든 정신줄을 붙잡고 있기도 힘든 그녀는 식은땀마져 흘리기 시작했으나 열심히 임용고시를 공부하고 수업연습을 하던 경험이 빛을 발하며 어찌저찌 수업은 이어나가고 있었다.


‘선생님 안색이 안 좋으신 것 같은데..’

‘똥 마려우신가..?’

그러나 눈치가 빠르고 사람 표정에 예민한 몇몇 여학생들은 조금씩 알아채가고 있었다.


푸스스…


‘으윽… 윽..안돼.. ‘

그녀도 점점 결국 참을 수 없으리란 걸 직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지 않으려는 그녀를 응징하기라도 하듯 뱃속의 그것들은 더욱 격렬히 춤을 췄다.


‘윽…!!!!!’


푸지직..푹..


‘헉!! 어떡해…!!!!!’


결국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그것을 어떻게든 가로막았다. 이젠 빨리 달려가야 했다. 20대 여교사의 몸에서 나온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흉악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여러 명의 똥 냄새를 농축해 향수를 만든다면 이런 냄새가 날 듯했다. 


“얘들아오늘수업은여기까지하고자습줄게!”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빠르게 소리치고 대답할 겨를도 없이 후다닥 교직원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 사람있네.. 빨리 나가겠지?’


그녀에겐 재수 없게도 화장실엔 이미 사람이 있었다. 옆 칸에서 그녀는 그 사람이 빨리 나가기를 기도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체면이 있지… 다른 사람이 내가 똥 싸는 소리 듣는 건 싫어…!! 절대싫어!!’


결국 그녀는 이미 살짝 새어나온 응가를 휴지를 왕창 집어 닦아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말 수치스러웠다. 

지독하다 못해 매캐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아..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윽.. 빨리 나가라..’


푸쉬이익..푸쉬이익..


어떻게든 소리 없이 가스를 조금씩 내보내고 있는 그녀였다. 

추해지지 않으면서도 조금이라도 편해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푸쉬이익… 뿌웅!! 

‘하 젠장… 부끄러워…!!!’


집에서는 누구보다 털털하게 지내는 그녀였으나 밖에서는 이런 것 하나하나가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특히나 대학교 졸업한 이후에는 이런 수치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이나 창피했다.


‘읏…참아야 해..’

‘옆 칸은 도대체 뭘 하는 거야..ㅜ’

‘으윽…!!!’


그녀의 뱃속은 그녀와 생각이 다른 듯했다. 

화장실에 왔는데 왜 자신을 내보내 주지 않냐고 따지듯이 격렬한 복통과 압력을 그녀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조용하기만 한 옆칸이 더더욱 원망스러워져 갔다.



‘읏..헉…!!!’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조금만 집중을 놓으면 곧 혼절할듯 어지러워왔다.




뿌우우우우우웅!!!


뿌지직…뿌지지직..

결국 참지 못한 그녀의 봉오리에서 거대한 구렁이가 조금씩 머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히 그녀의 종아리에 맞먹는 굵기였다.


‘윽.. 못참겠어.. 싸고싶어…’

결국 그녀의 머릿속은 품위를 지키겠다는 생각보다 어떻게든 내보내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이미 나오기 시작한 걸 돌이키기엔 이렇게 조금 내보냈는데도 너무나 황홀했다.


뿌지지지지지지지직…!! 푸드드드득.. 푸다다다다다다다…

풍덩!!! 


결국 뱃속의 그것이 세상의 빛을 보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한 덩어리만으로도 변기가 감당할 수 없는, 마치 통나무를 연상시키는 그것이 변기의 구멍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하..  시원해시원해시원해..!’


읍..

뿌우와악

푸더더더드드드더덕.. 뿌즈즈지지직..!!


풍덩!!!


흐읏...하...


그녀는 학교에서 열심히 지키던 평소의 청순한 이미지를 내던진 채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엉덩이에 온 힘과 신경을 집중했다.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원초적이고 천박한 그녀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황홀함이 살짝 가미된 듯한 숨소리는 천박함을 더했다.


뿌우우우웅!!

푸더더더더더더더드득… 뿌지지지지직…!!


푸드덕~푸드덕

푸륵부륵푸드드득..!!


흐으..


한 덩이, 두 덩이,  쌓여가며 덩어리들이 물에 닿는 소리가 아닌 덩어리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퍼져갔다. 구렁이었던 그것들은 눌리며 형체를 잃어가며 쌓여가고 있었다. 


‘윽… 냄새 미친 거 아냐…? 평소에 지독하긴 해도 이 정도는 아닌데..’


또한 그것의 극악무도한 냄새가 화장실을 꽉 채워갔다. 원래 당사자는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데, 그녀에게도 질식할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으니 만일 타인이 맡았다면 어느 정도였겠는가.


흣..


뿌르르르륵! 뽀오오옹! 뿌우우우우웅~

 뿌지직…푸드덕….푸득…푸득


푸드드드드드드득!...퓨더덕


뿌지지지직..푸드덩푸드덩!!




부르르륵...! 츠즉...뿌르뿌지직..!!


흐아아아~


누군가 이 광경을 보았다면 직접 보고도 아직도 나온다는 거에 경악했을 정도로 그녀의 봉우리는 거대한 덩어리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해냈다. 


‘하.. 살겠다살겠다살겠다..!’


‘윽….변기가 꽉 찼네… 아직 많이 남았는데..’


그녀는 밑을 보고 변기가 거의 꽉 찬 것을 확인하고서는 후다닥 옆 칸으로 들어갔다. 


과거에 지속적으로 쌓인 똥 때문에 그것이 엉덩이에 닿아 불쾌했던 경험이 있던 그녀는 항상 싸다가 밑 아래를 확인해 보고 변기를 옮기는 습관이 있었다. 


뿌지직… 뿌지지직 

풍덩!! 푸드덩!

푸드드더더더더덩… 풍드덩.. 푸드덕 푸드드걱 푸더덕 


부르르륵

푸드덕…푸덕푸닥푸닥 

뽀오옹~ 뿌직즈즈직뿌직….푸르덕덕!


푸드더더더더더더더덕!!


부르르르르르르륵…..부륵..푸다당


화장실엔 한동안 그녀의 소리만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누가 들어온다면 이 광경을 보고 들어야 한다는 것에 미안함을 느낄 만도 했지만 배변의 시원함만이 머릿속에 가득 찬 그녀에겐 그런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다. 


헤...


그녀도 모르게 기쁨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 진짜 살겠다.. 얼마만의 쾌변이냐….행복하다..’ 


‘이 변기도 다 채웠네.. 어떡하지…  첫 번째 칸에 있던 사람은 아직도 안 나간 거 같은데…’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닥에 싸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그것은 정말 최후의 보루,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쓰레기통…?’


‘흣.. 더 나올거 같아..윽..’


푸덕!

푸드덕


푸드드덩 푸더덩 푸드드드드득

뿌지직 푸드덕


뿌우우우우웅!!


이번에는 변기에 배출할 때와는 다른, 

딱딱하고 깊은 곳에 덩어리들이 내려앉는 소리가 화장실을 가득 채웠다. 


특히나 변기가 아닌 곳에 싸서인지

원래 안에 있던 휴지들과 냄새가 합쳐져서인지 

전보다도 초월적인 악취가 났다. 그녀는 똥을 변기에 싸는 것이 위생적인 이유를 뼈저리게 체감할 수 있었다.


‘으윽.. 역해..냄새..’


‘하.. 근데 쾌변하니까 너무 행복하다…’





결국, 쓰레기통까지 가득 채우고서야 끝난 그녀의 거사는 후에 

‘교직원 화장실 테러 사건’ 

으로 불리며 선생님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었다. 




그녀에게는 다행히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지만 

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태연한 척하느라 그녀는 매번 고초를 겪었다. 

누군가 자신이 그곳에 일을 저지른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챌까 봐 조마조마해할 때도 많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고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공포는 점점 옅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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