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솔직히 본사 SCP를 즐겨보는 편이다. 확실히 풀도 넓고 퀄도 좋아서 보는 맛이 있다. 반면, KO 시리즈는 잘 안보게 되는데, 1시리즈 감성이 묻어나기도 하고, 보면서 감탄이 나왔던 작품이 별로 없었던게 큰거 같다. 솔직히 규모 자체가 본사에 비하면 한국 지부 규모는 초라한 수준이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다...

그래도 내가 보면서 정말 감탄이 나왔던 명작 KO 목록을 소개시켜 주겠다. 내가 KO를 많이 본게 아니라서 다른 아는 잘쓴 작품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기 바란다.


1. SCP-825-KO 속초통큰물회집

잘 먹었어요. 서비스로 주신 회무침도 넘 맛있었어요 😍

속초통큰물회집의 리뷰글이다. 사실은 밈적 효과를 가진 물고기들. 이 물고기를 가진 집단은 자신이 횟집의 사장이고, 그곳 사람들은 횟집의 고객처럼 말하게 되는 밈 현상이었던 것. 이를 알아차린 이한석 반밈(밈 저항성) 연구원이 격리적차를 확립한다. GOC의 특별 출연도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2. SCP-650-KO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죄와 불행을 막기 위한 사명

태어나서 미안해 엄마. 행복하게 살아줘

낙태를 도와주는 꿈속 존재. 임산부의 꿈에 나타나 아이와 임산부에게 이 부모 밑에서 자라겠냐고 / 이 아이를 꼭 가지고 싶냐고 물어본다. 둘중 하나라도 자식이 되길/부모가 되길 거절한다면 650KO는 아이를 데리고 사라지고, 부모에겐 사례금을 준다.(깨어나면 옆에 돈가방이 있음)

주제부터 먹먹하고 씁슬한데, 마지막 반전까지 뒷통수를 후리는 걸작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게 KO 시리즈 최고 걸작이라 생각한다.


3. SCP-050-KO SCP-050-KO에 관한 건

너 말이야, 너 씨발아.

제05기지에 있는 누군가를 놀리는 문서. 하지만 보다보면 조금씩 숨겨진 사실이 드러난다.

왕따라는 주제를 상당히 심도있게 풀어나간 수작으로, 사실적이고 악랄한 인원들의 괴롭힘을 독자들의 일인칭 시점으로 표현한 부분이 진짜 왕따를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소름이었다. 


4. SCP-823-KO ██ 부대 백 일병

꼭 돌아와서 맞담이나 까자.  | ...담배도 안 피우는 새끼가.

군대를 소재로 한 SCP. KO판 3001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군대, 소주, 담배와 같은 한국적인 소재로 인해 본사 SCP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극도의 리얼함을 준다. 

인물의 감정선도 정말 세심하게 표현 되어있고, 필자는 이걸 군대 사지방에서 읽은 기억 때문에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대신 부록으로 달려있는 짧은 테일은 솔직히 사족이라 생각한다.


5. SCP-581-KO 가문의 뿌리

내가 가문의 뿌리 잊거든 네 뿌리도 잊으리

신성한 나무를 지키려 역사와 싸워온 장씨가문의 이야기. 결국 일제강점기 당시 이자메아에서 그 나무를 절단해 갔고 현재는 그루터기만 남아있다.

당산나무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조선 후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역사를 훑으며 나무와 장씨가문의 동고동락을 보고있자면 이들이 서로를 지켜주려는 마음이 우리에게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KO시리즈도 찾아보면 띵작들 많을 텐데, 내가 많이 읽어보지는 않아서 이정도밖에 추천 못해주겠다...ㅈㅅ

재밌게 본 KO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고, 나중에 시간되면 한번 정주행 가야지

ㅂ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