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설정: SCP-001-KO 크리스크의 제안(서장 - 장막의 골짜기) [링크]


중국 신화에 관심을 두면 '삼황오제'라는 중국 신화의 신들을 알 거임. 사마천은 '삼황은 허황된 이야기지만 오제부터는 역사다'라고 주장하며 <<사기>>의 시작을 황제부터 서술했지만, 실상 삼황, 오제 모두 신화적 존재에 가까움.


삼황오제 리스트가 각 전승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사기>>를 기준으로 하면 오제 중 두번째인 전욱 고양씨(顓頊 高陽氏)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를 파괴했다는 사건임. 그 전에는 하늘과 땅이 사다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인간과 신들이 서로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전욱이 이 사다리를 부수고 하늘과 땅이 왕래하지 못하게 만듦으로서 세상에서 인간과 신들이 구분되기 시작되었다고 함. 


바로 중국 신화의 이 대목을 나는 SCP 재단 세계관과 접목시켰음. '하늘 사다리의 파괴'를 '변칙의 격리'로 해석한 것이지. 즉 전욱을 '고대 중국 변칙성 격리의 시조격 인물' 로 설정한 것임. 예전에는 (사마천의 서술 기반으로) 삼황 중 신농만 딱히 SCP 세계관에 등장하지 않아서 신농을 그 시초로 할까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전욱을 시초로 하는게 더 어울릴 것 같았음.

사실 예전에 '전욱을 중국의 변칙 격리 시초' 정도로 생각했을 때는 이걸 가지고 뭘 서술해볼 거리는 없었는데, 문득 내가 크리스크의 제안을 쓴 것을 생각하고 거기에 전욱 관련 생각이 연결되다 보니 기똥찬(?) 서사 하나가 생각났음. 제목에 [약스포] 붙인 이유는 크리스크의 제안에 서술된 내용을 여기 서술하기 때문임.


SCP-001-KO, 내 제안의 내용(내가 재단 crssk임)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변칙과 비변칙은 근본적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인간들이 심리적 기제 때문에 어떤 것을 꺼려하고 혐오하기 때문에 그렇게 배척하는 것을 변칙이라고 꼬리표를 붙인 것 뿐이다. 원래 인류는 이러한 심리적 기제가 없었으나 기원전 20만 년 경에 전 지구상에 퍼진 어떤 밈적 재해가 인류 대다수의 심리적 기제를 항구히 변화시켰다' 는 것임. '인류 대다수'라고 한 것은 소수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인데, 밈적 재해의 영향력을 요행히 피한 이들이 재단 용어로 말하는 각종 '요주의 단체'들의 전신임.

이 밈적 재해가 인류에게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SCP-1000, 즉 '밤의 아이들'에게는 K급 시나리오 수준의 재해였음. 그 재해가 닥쳤을 때 엄청나게 많은 밤의 아이들이 죽어나갔고 그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변칙을 구분하게 된' 밈적 재해 이후 심리적 기제 때문에 밤의 아이들을 혐오하게 된 인류와의 전쟁에서 결과적으로는 패배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음. 여기까지가 크리스크의 제안에서 설정했던 바임.

지금부터는 그 SCP의 내용에 대한 구상임. 전욱 고양씨는 그 당시 밤의 아이들과 맞서 싸우던 인류의 군사 지도자 또는 왕이었음. 그의 지휘 아래에서 (최소한 중국에 한해) 인류는 밤의 아이들과의 전쟁에서 전략적인 최종 승리를 이루었고, 전욱과 적대하던 밤의 아이들의 왕, 훗날 황제 공손헌원(黃帝 公孫軒轅) 이라고 불리게 될 존재는 패배한 동족들을 이끌고 도주하던 과정에서 죽은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가 되었음. 알려진 중국 신화에서 황제의 최후는 '천마를 타고 승천했다'는 것인데, 이것을 '전욱과의 싸움에서 패배해 사라졌다' 고 재해석한 것임.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라고 서술한 이유는 서닌장의 파라곤 프로젝트 세계관마냥 삼황오제 하나하나를 scp로 쓸 기획이 있어서임. 다만 복희와 여와는 다른 쪽 세계관에 확실히 자리잡혔기에 걔내만 논외임.

이후 전욱은 밤의 아이들과 같은 괴력난신들이 백성들 앞에는 다시는 보이지 않도록 가둘 것을 천명하였고, 그것이 전욱과 그를 따르는 집단, 혹은 백성들의 사명이 되었음. 그렇게 전욱은 기이한 쇳덩어리들을 부리는 태호 복희씨(太皞 伏羲氏)의 무리와도 싸웠으며, 사람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움직이는 고깃덩어리들을 부리는 혈육지룡 여와(女媧)의 무리와도 싸웠음. 복희를 숭배하는 하 나라의 왕 우(禹)가 갑자기 살덩어리에 빠져 용과 같은 괴물로 변해 전쟁을 일으켰을 때 전욱도 그 전쟁에 참여해 우와 혈전을 벌였음.


하지만 SCP 재단이 변칙성을 격리하기 위해 다른 변칙성을 사용하고 기적술 능력자들을 사용하듯 전욱 또한 그들과 맞서는 과정에서 모종의 변칙적 작용에 의해 불멸의 존재가 되었고, 현재까지 살아 있음. 마침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전욱은 그 자신이 변칙이 되어버린 자신을 보며 멘탈이 붕괴되었고, 'SCP 재단' 이라는 집단의 존재를 알자 제 발로 찾아가 격리되었음. 그렇게 전욱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거짓 없이 모두 발설하면서 재단의 격리에 도움을 주고 있음.

격리 등급: 타우미엘

4000 경연에서 우승한 SCP-4000이 밤의 아이들(요정)들에 대해 획기적인 묘사를 하고 서닌장이 이 4000 관련 설정을 크게 재생산하면서 밤의 아이들이 이쪽의 이미지로 묘사되곤 하는데, 일단 내 카논(?) 에서는 그와 다른 형태의 고대 비인류 문명으로 묘사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