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주딱이 유튜브가 아닌 원문으로 보라고 하면서 이미 쓴게 있지만, 최근 들어 최저 평점 페이지 같은 곳에서 본 게 있기도 하고 좀 다른 방향으로 써보려 한다.

https://arca.live/b/scpfoundation/21102596

일단 이 글을 보고 나면 입문자나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럼 포켓몬 설명하듯이 말하는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으로 말해주는 영상을 보면 되지 않을까?"


물론 그냥 변칙성 위주로만 말하는 영상보다야 낫겠지만... 사실 유튜브만 보고 글을 쓰겠다는게 영화 만들겠다고 나무위키에서 영화 줄거리 찾아보기만 하거나 소설 쓰겠다고 나무위키에서 소설 줄거리만 찾아보는거랑 똑같다. 당연하지만 이러면 안된다. 무언갈 만들어 보고 싶다면 직접 그 작품들을 봐야지.


일단 치명적인 문제점은, 대부분의 유튜브 채널은 사건의 유기적 연결을 한다고 보고서 형식을 파괴한다. 설명과 부록이 따로 없이 이 둘을 다 묶어서 시놉시스 형태로 재구성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저연령층을 노리기 때문에 전문 용어도 거의 쓰지 않는건 덤.


좋은 예시를 하나 들자면



어제 올라온 유령시티의 SCP-2264 영상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메인 스토리는 다 들어가 있고, 떡밥으로 나온 SCP들도 다 설명해 준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유령시티 영상의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라면, 대화 기록도 전부 스토리텔링으로 푼다는거다. 물론 개인이 하는 만큼 영상으로 만드는데는 충분히 이해 하지만, 대화를 보는 것과 얘를 정리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거랑은 와닿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괜히 명대사라는게 있는게 아니지. (내용 생략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그건 주딱 글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으니 간단히 넘어간다.)


예를 들어서, 쿨마나스의 봉법사들 만나서 대화하는 부분도 원문은 대화 기록이지만, 여기선 얘네들이 이런 대화를 했다고 설명한다. 흑대부나 불사의 런던 상인 같은 얘기의 경우도 원작은 떡밥, 은유고 우리가 알아서 해석하지만 영상에선 그냥 대놓고 다 나온다. 물론 배경 지식이 얇은 유튜브 시청자들인 만큼 이렇게 대놓고 설명한건 오히려 호평할만 하지만, 적어도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떡밥 깔기나 은유 요소로 이를 파악하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기에 글을 쓰고 싶어 작품들을 보는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즉, 결론은 유튜브는 아무래도 설명과 면담 기록이 나뉘어져 있지 않고 전문적 문체도 사라지다 보니까 잘 만들어도 원문과는 괴리가 다소 있을 수 밖에 없고, 전문적인 재단식 문체와 서식은 결국 재단의 작품들을 직접 봐야 알 수 있음. 만약 특수한 서식이나 서술 트릭을 쓴거다? 그건 두 말할 것도 없고. 그건 영상으론 해설집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큼. 직접 보는거랑의 괴리는 더 커진다.


이전에도 그렇고 최근에도 최저 점수 작품들이나 비평 받는 작품들 중에서 은근 스토리 시놉시스를 써놓은 경우가 있길래 이렇게 글 적어 봤음.


그리고 만약 글을 안쓸거라도... 원문은 한 번쯤 가서 봐주면 좋겠다. 글 쓴 사람 노고가 있으니까. 글이 없으면 유튜브 영상도 없다.


또 생각나서 첨언하자면, 영상의 질과 별개로 유튜브는 보통 초기작들 위주로 리뷰하거나 후반부도 크리처 내지 비교적 간단한 단편작 위주로 뽑기에 세계관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기 어렵다. 당장 2264도 어제야 나온거고. 때문에 세계관에 대해 파보고 싶거나 전반적인 트렌드를 보고 싶으면 역시 사이트로 직접 봐야한다.




마지막으로 부디 글 쓰면서 ~~형 SCP라고 쓰는 일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