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꿈이 현실이 되는 곳, 원더랜드에서!

 

원더랜드의 꿈과 재미를 즐기고 있는 부모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원더엔터테인먼트TM에서 [어린이 코너]에서 맡고 있는 여러분들의 자녀 여러분들이 쓴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부모님을 향한 사랑, 존경, 그리고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를 읽으며 가끔 어린이 친구들을 떠올려 주세요.

[어린이 코너]에서는 부모님들이 아무 걱정 없이 원더랜드를 언제까지나 즐길 수 있도록 자녀 위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님의 요청 사항에 따라 어린이 편지, 오늘의 식단, 영상편지 등을 취소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어린이로 돌아 간 것처럼 마음 편하게 원더랜드를 즐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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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에게

 

이 편지가 너에게 닿을 수 있을 지 모르겠구나. 30년이 넘게 지났으니,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났겠지. 

그렇지 않더라도 이 놀이공원 밖으로 편지를 보내 줄 것 같지도 않고.

왜 이제서야 이런 편지를 쓰고 있는 지 모르겠다. 루시는 절대로 좋은 부인이 아니었고, 아마 좋은 엄마도 아니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나보다는 나은 인간이었어. 미안하다. 처음에는 너희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아서 너를 찾아가지 않았지만, 갈수록 너를 보는 것이 더욱 두려워지더구나. 너가 나를 원망하는 것보다 내가 너의 삶에 지우고 싶은 과거가 되어 가는 게 두려웠다. 1년에 한 번 보는 서로가 어색해서, 아무 말 없이 의무적으로 한 끼의 식사를 해치우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더 이상 너를 찾아가지 않았어. 

며칠 전에 우편함에서 이상한 티켓을 찾아냈다. 원더월드? 새롭게 생긴 놀이공원에서 페어 티켓을 보냈지. 몇 년 만에 너를 떠올렸다. 왜 그 티켓을 가지고 이 곳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한 손에 티켓 두 장을 쥐고 홀린 듯이 기차를 탔다.

우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같이 놀이공원에 갔던 걸 기억하는 지 모르겠구나. 그 날에도 루시와 나는 싸웠지. 너는 낡은 캠리의 뒷자석에서 울고 있었고. 

이 곳은 그 때 그 놀이공원보다 훨씬 화려하고 크구나. 솔직히 말하면…  애처럼 놀이기구를 타며 즐겼다. 눈이 닿는 곳마다 밝은 보라색 조명이 흔들리고, 어딘가에 있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재즈도 내 취향이고. 롤러코스터를 타며 소리지르는 중년의 남자라니… 옆에서 누가 보았다면 미쳤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만큼 신기하고 이상한 곳이다. 살면서 이렇게 웃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어. 레스토랑에서도, 놀이기구 위에서도, 심지어 줄을 서면서도 모두가 웃고 있다! 직원들도 옆에서 배꼽 잡고 웃더구나. 직원들은 어디에나 있어. 옆에서 웃고 있지. 편지가 재미있나 보구나.

나는 지금 [편지쓰기 체험 코너]에 와 있다. 놀이공원 안을 걷다가 잠깐 앉아 쉬러 들어왔는데 직원이 나보고 뭐라도 써보라고 성화야. 젊은 부부들이 애들을 맡겨 놓는 곳 같은데, 나이 먹은 어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들 나처럼 편지를 쓰고 있다. 나보다는 나은 삶을 살아온 사람들인지 편지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나는 이제 편지를 쓸 사람도 없다. 아마 너도 이 편지를 받는다면 읽기도 전에 찢어버리겠지. 나는 너를 버렸으니까.

몇 년 만에 혼자서 이렇게 재밌게 놀았는지 모르겠다. 맥주를 마시는 것도 아니고 풋볼 경기장에 간 것도 아닌데 말이야. 사실, 이제 혼자 TV를 켜놓고 술을 마시는 것도 지겨워. 

같이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는 너무 늦었구나.

 

사랑을 담아,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