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화면을 쳐다본다. 아무것도 없다고? 아무것도 없다.

서서히 빠지기 시작한 머리를 긁으며 이런저런 텍스트 조각들과 소스 코드를 클릭해본다.

눈을 가늘게 뜨며 단어를 재배열해본다. 어떤 시도에서나 결과는 같다.

당신을 에워싼 자신감은 산산조각난다. 당신의 대담한 믿음이 무너진다.


없다. 이곳엔 아무것도 없다.


당신은 심호흡을 한다. 진정하기엔 자기인식이 부족하기에 의식적인 행동은 아니다.

마치 죽음이 당신에게 기어오는 기분이다. 사회적인 죽음. 물리적인 죽음. 당신에게 남은 모든 것의 죽음.

이로써 직장의 소문을 조사하려던 것은 끝났다. 이로써 당신의 인생이 무너지기 직전 딱 한 번의 마지막 방종은 끝났다.


뭔가가 당신의 뇌 뒷편에서 욱신댄다.

방금 전에 훑어본 이상한 사진의 잔재.

아무것도 없는 곳 주위에 세워진 벽의 잔재.


 숨을 깊게 들이쉰다. 







"에멧 페트로츠키 씨?"


당신은 돌아앉는다, 그와 동시에 사무용 의자가 침음을 흘린다. 당신의 사무실 칸막이 앞에 두 사람이 서 있다.

둘은 모두 회색빛 피로에 찌들어 있다. 둘은 모두 무장했다.

하나는, 약간의 미소를 걸치고 있는 우뚝 솟은 대머리 남자.

다른 하나는, 진흙빛 머릿카락과 눈물 어린 눈을 가진 키 작은 여자.


"제가 에멧입니다."


"현장 보안, 그라우어 중사입니다." 남자가 말한다. 그는 그의 제복에 달린 뱃지를 가리킨다.


"내부 보안, 특수 요원 모건입니다." 여자가 말한다. 그녀는 뱃지가 없다.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당신의 심장이 그녀의 목소리에 쿵쾅대고, 점액이 당신의 목구멍으로 떨어진다.


숨을 더 깊게 들이쉰다.







당신은 대책이 있었다. 재단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내며 맞닥뜨린 모든 상황에 통하는 마법 같은 단어가 있었다.

"그, 제, 제 상사에게 말씀드리셔야-"


"이런 일로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어요." 모건 요원이 말한다.

그녀는 마치 당신의 발을 잡아채 복도로 끌고 나올 준비가 된 것처럼 들린다.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페트로츠키 씨."


심호흡. 심호흡. 당신 동기들의 조그마한 동굴을 지나며 느껴지는 시선은 피한다. 괜히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자.

당신은 요원들을 따라 사무실-02의 복도를 걷는다. 사람들은 이곳까지 쳐다본다.

여기 모두는 당신이 에스코트가 필요할 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적어도 좋은 이유로는 말이다.

 

사무실의 중앙 복도는 넓은 동맥을 이루고, 이는 자그마한 틈새 사이사이까지도 감겨 들어가는 좁은 모세혈관으로 갈라진다.

당신은 콘트리트 벽에 박힌 강철 문까지 안내된다. 그라우어는 한 번에 하나씩, 확실하게, 암호를 입력한다.

그를 바라보고 있으니 목이 아프다. 폐가 아프다. 마치 당신의 몸이 스스로를 조르는 기분이 든다.


"이런 일로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어요." 모건 요원이 다시 말한다.


당신은 신을 믿지 않지만, 피우지 않기를 기도한다.


 숨을 더욱 더 깊게 들이쉰다.






방은 작고 좁다. 타일이 깔린 천장엔 깜빡이는 등 하나. 타일이 깔린 바닥엔 스테인리스 배수구 하나. 

좁은 의자가 고정되어 있다. 당신은 앉았고, 한기가 정장 사이로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의 경력이 저들보다 10년은 더 많을 테지만, 올려볼 때마다 마치 벌을 받는 어린아이와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이름, 생년월일, 재단 식별번호는요?" 그라우어가 자그마한 태블릿을 톡톡 건드리는 사이 모건이 묻는다.


"에멧 페트로츠키. 1981년 2월 9일. 그리고, 음, 542313, 일 겁니다. 제 뱃지가 책상 위에 있어서요."


"현재 직업은요?"


"정보 분석가입니다."


"그렇다면 기밀 정보에 접근하려 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나요?"


"그냥 소문을 확인해봤을 뿐이에요." 당신은 침을 삼키지만, 점액이 목 위로 기어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찾아오셨을 때 RAISA에게 연락하려던 참이었어요. 그 항목에 보안 취약점이 있더라고요."


"그렇군요." 그녀와 그라우어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한다. 당신은 그 침묵 사이에 무엇이 오고 갔는지 알 수 없다.

"다시 돌아오죠."


당신은 그들이 나가며 침을 삼킨다. 다시, 문이 쾅 닫히며 침을 삼킨다. 다시, 고요가 찾아오며 침을 삼킨다.


 목이 아프다. 







당신의 몸은 추위에 적응했지만, 당신은 여전히 떨고 있다. 의자는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설계되었다.

구부정하게 앉으면, 낮은 등받이가 날개뼈를 파고든다. 똑바로 앉으면, 아주 약간 앞으로 기울어진다.

한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좁은 의자는 전혀 지탱을 해주지 앉는다. 당신은 뒤척이고, 돌고, 다시 뒤척인다.


시간이 끈적하게 흐른다. 방엔 시계가 없다. 손목시계는 수 년간 차지 않았다.

시간은 당신 위 어딘가에 있는 파이프의 물방울만큼이나 느리게 떨어진다.

저 멀리서 윙윙대는 사이렌만큼이나 느리게 기어간다.

당신은 삼키고 또 삼키지만, 덩어리는 목에서 떠나지 않는다.


 강하게 삼킨다. 






수 분이 지난다. 수 시간이 지난다. 분명히, 수 시간은 지났다. 의자는 포기하고 차가운 벽에 기댄다.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불규칙해졌고, 사이렌은 멈췄다. 복도엔 무거운 발소리가 들린다.

처음엔 오른쪽으로, 그리곤 왼쪽으로. 당신은 이번 주 내내 팔 아래로 퍼지던 발진을 문지른다.


시간이 지난다. 얼마인진 말할 수 없다. 물방울이 똑 똑 떨어진다. 사이렌이 윙윙댄다. 발자국이 앞뒤로 쿵쿵댄다.

똑, 윙, 쿵. 당신은 강하게 삼키고 더 강하게 숨을 쉰다. 당신은 벽을 타고 바닥에 앉는다. 더욱이나 춥다.


작은 영원 후에, 문이 열린다.


 더욱 강하게 삼킨다.






모건과 그라우어가 들어온다. 제복을 바꾼 것 같지만, 확실히 말하긴 어렵다.

벌써 하루가 지났을 린 없잖아, 그렇지? 한숨 자기라도 했나?


"이름, 생년월일, 재단 식별번호는요?" 그라우어가 자그마한 태블릿을 톡톡 건드리는 사이 모건이 묻는다.


"에멧 페트로츠키. 1981년 2월 9일. 542313."


"현재 위치는요?"


"정보 분석가."


"그렇다면 기밀 정보에 접근하려 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나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조사하는 것 뿐이었다고요." 







"그 프로젝트가 무엇이었나요?" 모건이 물었다.


"저는, 그, 내부 파일 시스템의 보안에 대한 2025년 레포트의 후속 작업을 했을 뿐입니다."

땀이 당신의 팔 아래에 맺힌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진 잘 아시잖아요, 그죠? 결정적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기밀 정보를 파헤치려고 마음 먹으셨다고요? SCP-001의 중요성은 잘 아실 텐데요."


 "그렇지 않으면 안전한지 어떻게 확신하겠습니까?" 당신은 말한다.







"그렇군요." 모건이 말한다. 그녀와 그라우어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한다.

"다시 돌아오죠."


그들의 뒤로 문이 닫힌다. 시간이 똑 똑 떨어진다. 시간이 끈적하게 흐른다.

시간은 매 년 당신이 보도에서 퍼내는 얼어붙은 덩어리로 화한다.


당신은 점액을 삼킨다. 당신은 심호흡을 한다. 물방울이 떨어진다. 사이렌이 울린다. 당신은 의자에 앉는다.

당신은 벽에 기댄다. 당신은 이렇게 불길한 무언가를 추적해보려던 멍청한 선택을 후회한다.


확실히 재단의 가장 깊은 비밀을 보긴 했다.





"말씀드렸다싶이, RAISA에 연락을 취할 예정이였습니다." 







"그게 논점이 아닙니다." 그라우어가 말한다.


"이 지경이 되기 전까지 그들에게 몇 번이나 연락해야 했었는지 셀 수도 없어요. 그러니 이제 저희와 이러고 있는 거죠."

모건은 전망에 대해 전혀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럼, 이제 보안 절차를 어떻게 우회하신 것인지를 살펴보죠."


 "아주 기술적인 얘기입니다. 두 분은 얘기해도 모르실거에요." 당신은 말한다. 






"그렇군요." 모건이 말한다. 그녀와 그라우어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한다.

"다시 돌아오죠."


그들의 뒤로 문이 닫힌다. 시간이 똑 똑 떨어진다. 시간이 끈적하게 흐른다.

시간은 매 년 당신이 보도에서 퍼내는 얼어붙은 덩어리로 화한다.


당신은 점액을 삼킨다. 당신은 심호흡을 한다. 물방울이 떨어진다. 사이렌이 울린다. 당신은 의자에 앉는다.

당신은 벽에 기댄다. 당신은 이렇게 불길한 무언가를 추적해보려던 멍청한 선택을 후회한다.


확실히 재단의 가장 깊은 비밀을 보긴 했다.




"그건 이미 물어보셨는데요." 






"그렇다면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하셨나 봅니다." 그라우어가 말한다.


"페트로츠키 씨, 더 이상의 문제는 일으키지 말아 주시기 바라요." 모건이 말한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잠시 눈을 감는다. "이건 매우 심각한 범죄고, 저흰 그저 진실을 찾기 위해 온 거예요."


 "전 잘못한 게 없어요." 당신은 주장한다.






"그렇군요." 모건이 말한다. 그녀와 그라우어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한다.

"다시 돌아오죠."


그들의 뒤로 문이 닫힌다. 시간이 똑 똑 떨어진다. 시간이 끈적하게 흐른다.

시간은 매 년 당신이 보도에서 퍼내는 얼어붙은 덩어리로 화한다.


당신은 점액을 삼킨다. 당신은 심호흡을 한다. 물방울이 떨어진다. 사이렌이 울린다. 당신은 의자에 앉는다.

당신은 벽에 기댄다. 당신은 이렇게 불길한 무언가를 추적해보려번 멍청한 선택을 후회한다.


확실히 재단의 가장 깊은 비밀을 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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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cp-wiki.wdfiles.com/local--files/pedantique-s-proposal/FishhookAggregateExcessive2.html

원문


일단 모든 파트 번역은 끝냈는데 기술적인 문제로 원문 구현이 안 돼;


선택지가 하나거나 루트가 완전히 갈리면 모를까

루트가 갈라졌다가 합쳐졌다가 하니까 아카 접기 기능으로는 불가능하다

마지막 보면 알겠지만 루트 여러개 갈리는 순간 가독성도 아작나고 효율도 아작남


아카나 갤에서 번역하려면 글 한 50개 쓰고 하이퍼링크 거는 방법 말곤 없는데

애초에 아카에서 보니까 원문의 그 느낌도 안 살고


혹시 원문처럼 다른 사이트에 띄울 수 있는 방법 아는 능력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