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론은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는 신이 명령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론으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 같은 경우에는 동의할 이론임. '신이 한 말 중에 이 부분은 좀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일단 이 글에선 중요하진 않으니 넘기길 바람.


신명론에 대한 대표적인 반론으로 에우티프론 딜레마라고 불리는 게 있음. 간단히 말해서 '신이 명령했기에 옳은가, 옳기에 신이 명령했는가?'라는 딜레마임. 딜레마이기 때문에 2가지 경우 모두 나름의 문제점이 있음.


전자의 경우 '신은 선하다'라는 명제는 동어반복이므로 무의미해진다는 문제점이 있음. 그리고 신이 다른 것을 행했어도 선하다면 왜 신의 업적을 찬양해야 하냐는 반론도 있음. '살인하지 말라'가 아니라 '살인하라'라고 했어도 따라야 했다는 건데 그건 좀 이상하잖아


후자의 경우 신도 어쩔 수 없는 도덕적 가치가 있다는 뜻임. 이는 전지전능한 신의 권능과는 모순되는 것이고, 결국 신이 명령했기에 옳은 게 아니게 되어버림.



총의로 넘어와서, 총의적 정상성으로 변칙을 정의하는 방식은 대략 '무언가가 변칙적인 이유는 재단이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음. 여기에 에우티프론 딜레마를 변형하면 이런 결과물이 나옴. '재단이 정했기에 변칙인가, 변칙적이기에 재단이 그리 정했는가?'


이 문제에 관해서는 재단은 후자에 더 가깝다고 봄. WJS 제안의 핵폭탄 관련 내용이 대표적인 예시임. 여기서 재단은 무엇이 변칙적인지 아닌지 정한다기 보다는 과학을 토대로 이것이 변칙인지 아닌지 판명하는 모습을 보임. 그렇다면 재단이 변칙을 정한다기보다는 재단과는 무관하게 변칙이 정해져있고, 재단은 그걸 판명한다는 게 사실에 더 가까울 것 같음.


많은 의견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