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 실체화 시리즈

시유가 실체화 되었다? 1편 - 시유 채널 (arca.live) 

시유가 실체화 되었다? 2편 - 시유 채널 (arca.live) 




"엄마 저 왔어요"




"어서와라 아들~ 친구는 어디있니?"




"뒤에 있어. 시유야 인사해 우리 어머니 셔"




""안녕하세요. 시유라고 합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뇌 정지가 온 듯 10초 정도 아 무말도 없고 아무 움직임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서 서있었다. 하긴 동성친구도 몇 명 없는 내가 갑자기 이성친구를 데리고 왔으니.




"현우야 네가 데리고 온다는 친구가 여자친구였니?"




"뭐 굳이 따지면?"




""저 어머니 일단 들어가도 될까요?""




"아아 그래 내 정신 좀 봐 어서 들어오렴."




그러고선 엄마는 신이 난 채로 주방으로 갔다.




""너희 어머니가 신나신 것 같아.""




"맨날 친구들 좀 집에 데리고 오라고 하는데 여친이 오니 그럴만하지. 난 잠깐 옷갈아입고 올테니 그동안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을래?"





""알았어.""



---




"'처음으로 주인님의 본가에 왔다.'"




"'주인님의 본명이 현우였나? 그런데 왜 자기를 배달부라고 불러달라고 한 걸까?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주방에선 현우의 어머니분이 우리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계신다. 내가 도와줄게 있을까?'"




""저 어머니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나요?""




"괜찮아. 시유라고 했니? 그냥 편하게 소파에 앉아서 쉬렴. 어차피 거의 다 끝났단다."




""네 어머니.""




그렇게 다시 거실로 가려던 중에 현우가 나왔다.



---



"시유야 왜 방황하고 있어?"




""너희 어머니 도우려고 했는데 괜찮다고 거실 가서 쉬라고 하셔서.""




"시유는 참 착하네. 난 오히려 엄마가 왜 안 돕냐고 뭐라 하는데 ㅎㅎ"




""그나저나 슬슬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 괜찮겠시유?""




"하아... 그러게."




"현우야 뭐 하고 있니 할 일 없음 엄마 도우렴."




"네네. 시유야 잠깐만."




""알겠시유."




엄마를 도와서 식탁을 닦고, 수저들을 놓고 밥을 놓았다.




""이게 스테이크 덮밥이구나. 정말 맛있어 보여요.""




"아들 여자친구가 왔는데 특별히 신경 좀 썼단다. ㅎㅎ"




""잘먹겠습니다. 어머니.""




그렇게 우리들은 덮밥을 먹었다. 나도 나름 먹는 걸 좋아하지만, 시유는 나보다도 밥을 빨리 먹고 있다.




""이야. 저 스테이크 덮밥 되게 맛있네. 너희 어머니 요리 되게 잘하신다.""




"우리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시긴 하지. 근데 시유야 체하겠다. 천천히 먹어."




""괜찮아. 걱정 마.""




"음료수도 사 왔으니 밥 다 먹으면 같이 먹으렴."




""네 어머니.""




"그런데 시유야. 우리 아들은 어디서 만나서 만나서 언제 사귀었니?"




"아. 그게..."




"괜찮아 시유야. 내가 설명할게."




"엄마 사실은..."




이야기를 하려던 찰나. 내 동생 연호가 왔다.




"딸아 왔으면 엄마랑 오빠에게 인사를 해야지. 게다가 오늘은 너희 오빠 여자친구도 왔는데 어서 인사하렴."




"뭐?! 말도 안 돼?"




""현우. 너 여동생도 있었어?""




"있긴 해. 근데 사이가 좋은 건 아냐."




""애니메이션에선 남매들은 사이좋게 나오던데.""




"그건 현실이 아니니까."




"어... 진짜 오빠 여친이에요?"




""네 맞아요. 시유라고 합니다."




"시유? 보컬로이드랑 이름이 같네요? 게다가 머리색도 그렇고 시유 코스프레라도 하신 건가요?"




""^^;;""




"그 네가 알고 있는 보컬로이드 시유 맞아."




"뭐라고? 진짜 시유라고?"




"연호야 그게 뭔 소리니?"




""저 어머니 제가 자초 지중을 설명해 드릴게요.""




"아냐 시유야 내가 대신 설명할께."




그렇게 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보컬로이드라고 노래를 부르는 소프트웨어가 있고 내가 그중에서 시유라는 보컬로이드를 중고로 구하게 됐는데 어제 그 프로그램이나 라이브러리가 갑자기 현실화가 됐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감이 안 잡혀서 일단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믿기진 않겠지만 현우가 한 말이 전부 사실이에요. 전 원래 소프트웨어였는데 갑자기 실제로 나와서 저도 당황스러워요."




"믿긴 어렵지만 우리 아들이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 걸 보면 진짜 같구나. 네이버에 처보니 실제로 시유라는 보컬로이드라는 게 있고 그림을 보니 정말로 너랑 닮았구나."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와 지금. 일단 주민 등록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게. 저 어머니 죄송하지만 현우 집에서 같이 살아도 될까요? 전 지금 아무것도 없어서요."




"그래 딸 하나 더 생겼다고 치고 우리 집에서 살렴시유야."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머니!""




"그래그래. 그리고 현우야 연호랑 시유랑 함께 주민 등록하는 방법 좀 찾아보렴. 그러고 보니 전에 주민등록이 안된 아이들에 대한 뉴스를 봤는데 거기서 안된 아이가 가까스로 주민등록을 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아버지에게도 연락드리렴."




"네 어머니."




""그러고 보니 너희 아버지는 어디 있어?""




"헝가리로 출장 가셨지. 한 다음 주 내로 온다고 들었는데. 것보다 일단 주민등록하는 방법부터 찾자. 그게 없으면 병원도 못 가고 교육도 못 받으니까."




"시유 언니. 구글링 좀 했는데 방법을 찾은 것 같긴 해."




"정말 동생아? 좀 같이 보자."




"기다려 이 양반아. 카톡으로 링크 보낼게."




""다행히 찾았네.""




"그래도 존나게 복잡해 보이는데. 돈도 좀 많이 드는것 같고."




"돈은 괜찮으니 내일 신고부터 빨리 하렴."




"알았어."




""계속 어머니에게 신세만 지는 것 같네요. 정말로 죄송해요.""




"괜찮단다 시유야."




""아 어머니 제가 실제로 나온 것에 대해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주진 말아주세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진 않고 최악의 경우에는 저를 잡으려고 할 거에요.""




"걱정하지 말렴 시유야. 그런데 널 어느 방에서 재워야 할지 모르겠네."




"내방에서 자면 되지. 혹시 이불 더 있어?"




""아냐아냐. 걍 너 침대에서 같이 자면 되지 않아?""




"좁아서 그래. 그리고 여자랑 한 침대에서 자는 건..."




""오히려 남자들은 여자랑 한 침대에서 자는 걸 더 좋아하지 않아?""




"뭔 글들을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안 그래..."




"일단 이불은 깔아줄 테니 너무 좁으면 거기서 자렴."




""네 어머니.""




그렇게 어머니는 집에서 안 쓰는 이불과 요를 내방에 깔아주었다.




"그러고보니 현우야 우리 가구 새로 산다."




"그게 무슨 소리야?"




어머니의 말은 이러했다. 이번에 가구들을 10년 이상 썼으니 새로 사게 되었는데 그 대상은 싱크대랑 세탁기, 침대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전에 내방의 가구를 옮겨야 하는데 내방엔 책들이 존나게 많아서 다 옮기고 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힘이 들어간다.




"굳이 가구들을 새로 사고 내방 가구 위치를 옮겨야 해?"




"오래 썼으니 바꿔야지 않겠니? 그리고 너 침대 폭이 10cm 더 커지고 책들도 버릴 건 버려야지."




"언제 하려고?"




"일단 시유를 주민등록하고 나서? 한 오후쯤 되겠네."




""제가 가구 옮기는 거 도와드릴게요. 계속 제가 신세만 지는 것 같은데 밥값은 해야죠.""




"도와준다면 정말로 고맙겠구나."




""네 어머니. ㅎㅎ""




그렇게 시유는 내 방에 있게 되었는데 시유의 눈길을 끈 게 있었다.




""이건...""







""유니네?""




"이번에 유니 5주년 기념으로 크라우드 펀딩 한 건 알지? 거기서 75000원 지르고 얻은거임 ㅋㅋ"




""음? 저 휴대폰 케이스는...?""






"아 저건 휴대폰 케이스 만드는 곳에서 내가 주문해서 만든 거야."




""SeeU 10th RE:birth...""




"사실 내가 너 10주년 행사하는 걸 좀 늦게 알았거든. 그래서 아쉽게도 그건 못 구했지. 대신 폰 케이스 만드는 업체가 있어서 너랑 유니 그림 좀 넣어서 만든 거야.""




""RE:birth. 이게 뭐랄까... 감명 깊네...""




"그동안 뭐랄까... 잠들어 있던 네가 다시 부활했으니."




""아 현우야 나 너에게 제안할 게 있시유.""




"그게 뭔데."




""내가 유튜브에 들어가 봤는데 아직 날 알아주는 팬들이 있시유.""




"그건 알지."




"그래서 나도 한번 유튜브를 한번 해보고 싶시유. 요즘 유행하는 곡이나 유니가 부른 곡들을 내가 한번 불러보려고.""




"하긴 시유 프로듀서인 침엽수씨가 현재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시유 라이브러리를 쓸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지. 단종도 되었고. 근데 노래 부른 걸로 유튜브 수입 얻을려면 저작권 문제도 있고 녹음실도 구해야 하지 않나?"




""찾아보니까 녹음 시설을 빌려주는 곳이 있더라고. 물론 사용료는 지불해야 하지만.""




"그래 한번 해보자."




"언니 아직 안자?"




""연호니?""




"혹시 누나만 현실화 된거야? 다른 캐릭터들은 현실화 안됐어?"




""글쎄? 난 잘 모르겠네^^;;""




"몰라 이년아. 너도 빨리 자."




"말 좀 이쁘게 해 이 양반아."




그러고선 문을 쾅 소리를 내면서 닫았다.




""동생이랑 사이가 안좋시유?""




"걍 티격태격하는 관계지."




""아까 질문할 때 들뜬 모양이던시유.""




"얘가 씹덕이라. 지금은 전지적 독자 시점의 김독자인가 하는 캐릭터 빨고 있고 전엔 일러스타였나 그런 행사도 다녀오고 그랬어."




""그럴 수도 있시유.""




"...지금 몇 시지?"




""벌써 12시유.""




"난 원래 1~2시쯤에 자지만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 그래야 일찍 일어나서 너 주민 등록하고 가구 옮기지."




""그래그래. 안녕히 자시유.""




"...자는 건 좋은데 침대가 너무 좁은데."




""난 오히려 좋은데? 너의 온기가 느껴지거든.""




"후... 침대를 더 큰 걸로 사고 싶어지네"




""ㅎㅎ""




그렇게 시유는 우리 집에서 살게 되었다. 대신 내 잠자리가 아주 좁아지긴 했지만.




다음날 아침




""현우. 뭐 먹을 거 있시유?""




"짜파게티 먹을래? 내가 진짜 잘 끓이거든."




""오 기대해보겠시유.""




나는 능숙하게 짜파게티 두 개를 끓여서 그릇에 담은 후 단무지 몇 점을 꺼내 상에 놓았다. 시유는 한번 맛보더니...




""오 정말 맛있시유!""




"그치? 우리 부모님도 내가 잘 끓인다고 하더라."




그렇게 우린 맛있는 식사를 한 후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 갔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저 공단이 현재 시유랑 비슷한 상황인 무적자들을 주민등록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나와있어서였다.




""안녕하세요. 여기가 공단인가요?""




"네 안녕하세요. 공단 소속 최 변호사라고 합니다. 무슨일로 오셨나요?"




"얘 주민 등록을 해야 해서요."




우리가 공단 쪽 변호사에게 말한 거짓말은 대강 시유의 부모님이 미혼모 미혼부 가정이었는데 두 분의 가족들은 결혼을 반대해서 어쩔 수 없이 시유와 부모 3명만 같이 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지 못해 주민등록을 하지 못했다는 것. 그나마 부모들은 시유를 할 수 있는 선에서 잘 키웠지만 몇 개월전에 돌아가시고 시유는 떠돌다가 나랑 만나게 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여기가 무적자들을 주민등록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흠 그렇게 됐군요. 일단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데 하실 수 있나요?"




""네.""




"그리고 혹시 시윤 씨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아시는 거 있으신가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들은 그런 얘기를 안 해주셔서...""




"그렇군요. 아 서류 작성 마저 하세요."




""알겠습니다.""




"다행히 잘 넘어간 것 같네. 좀 더 추궁했으면 큰 일 났을 텐데."




""정말 다행이야. 근데 서류작성 좀 도와줄 수 있어?""




"일단 이름은 가명 쓰는 게 나을 테니 유시윤으로 하고. 생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너 태여난 연도가 언제야?""




"2003년인데 그건 왜?"




""너랑 동갑으로 설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좋을 대로 해. 날짜는..."




""설정대로 8월 30일로 하지 뭐. 벌써 다 썼네.""




"다 쓰셨나요? 그럼 저에게 주시고 잠시 기다리세요."




변호사 아저씨는 시유가 쓴 서류에 추가적인 작성을 한 뒤, 또 다른 문서를 작성하는가 싶더니 인쇄를 하기 시작했다.




"자 여기요. 일단 기초적인 건 다했으니 이 서류를 동사무소에 전달하면 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다행이다. 그래도 빨리 동사무소로 가자."




""그래. 빨리가자!""




공단에 나와서 버스를 타고 다시 우리 동네에 있는 동사무소로 갔다.




""동사무소가 한옥이네?""




"원래 누가 살던 건물이었는데 그대로 동사무소로 개조했다고 들었어."




""신기해. 내 이미지의 동사무소는 현대적인 직사각형 건물일 줄 알았는데.""




"그런가? 난 오히려 이런 형태가 익숙한데."




그렇게 말을 나누면서 우린 동사무소 안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여기 이것 좀."




동사무소의 공무원은 서류를 보더니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겼고 그 후엔 이렇게 말을 했다.




"아 주민등록을 하러 오셨군요? 일단 지문을 채취해야 하는데 손바닥을 펴줄 수 있겠어요?"




""아 네.""




그러더니 롤러를 이용해 시유의 손에 잉크를 묻게 했다.




"자 여기 있는 종이에 손바닥을 찍어주세요."




시유는 종이에 손바닥을 찍었고. 동사무소의 공무원은 종이를 다시 가지고 와서 키보드를 몇 번더 두들기고 우리를 불렀다.




"네 주민등록 완료했습니다! 요즘에 주민등록이 안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난다고 뉴스에서 보긴 했지만 실제로 볼지는 몰랐네요. 일단 이 종이를 먼저 받으세요."




""이게 뭔가요?""




"주민등록증이 발급되기 전에 쓸 수 있는 임시 증명서에요. 주민등록증은 한 일주일 뒤에 나오니까 문자 오시면 받아 가면 되세요."




""네 안녕히 계세요.""




"후 일단 주민등록은 다 했네. 근데 생각해보니 널 위해 해야 할 게 더 있네. 휴대폰도 사야 하고 검정고시도 봐야 하고."




""휴대폰은 이미 가지고 있고 일단은 눈앞의 일부터 집중하시유."




"응? 너 휴대폰이 있었어?"




""사실 처음 현실화 되었을 때 가지고 있긴 했는데 배터리가 없었는지 꺼져 있더라고. 그래서 충전하니 돌아가던데?""




"그럼 걱정거리 하나 줄었네. 빨리 집 가서 가구 옮기자."




집에 돌아온 나랑 시유는 어머니와 함께 내방의 가구를 옮기기... 전에 먼저 책들을 빼기로 했다.




""현우야 옛날에 책 많이 읽었나 봐? 책들이 엄청 많네.""




"하하 요즘은 잘 안 읽긴 해."




책의 양을 보고 놀란 시유는 밑부분이 휘어진 책장을 보더니 걱정하는 듯이 말했다.




""책이 얼마나 무겁길래 책장이 휘는 거지? 지금이라도 빨리 빼야 할 것 같은데?""




"빨리 옮기긴 해야지."




나랑 시유는 수많은 책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너무 무거워!"" 




"좀만 힘내! 거의 다했어!"




""드디어 다 뺐네.""




"이게 다 빠지긴 했네ㅋㅋ. 어머니 그다음은 어떻게 하면 됨?"




"책장 두 개 중에 저 휘어저 있는 거는 빼고 남은 하나는 위치를 휘어저 있던 것에 있던 곳으로 옮겨야 해."




""와 너무 빡센데요?""




"우리 아들이랑 하면 쉽게 할 거야."




""현우. 이건 어떻게 해체하지?""




"잠깐만 드라이버 가지고 올게"




나는 드라이버를 이용해 책장을 해체하고 시유랑 어머니는 해체한 책장 부품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서 큰 문제가 생겼는데...




"아 젠장 나사홈이 파였어."




""그럼 어떻게 되는데?""




"해체를 못하게 돼. 젠장 이건 전용 공구들로 빼야 하는데."




""그 공구가 있어?""




"없으니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그럼 어떻게 해?""




"일단 공구 없이도 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우린 저 나사홈이 갈린 나사를 빼기 위해 오만가지 시도를 다했다. 고무줄을 홈에 넣고 빼기, 일자 드라이버로 빼기 등등. 그러나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 어떡해?""




"할아버지 집에 뺄 수 있는 공구가 있긴 한데. 원래라면 불렀을텐데 지금은..."




""나 때문에 못 부르는거야?""




"나랑 너랑 입장이 곤란해지니까."




"그럼 공구만 가지고 오는 건 어떨까?"




"그렇게 하죠."




나는 할아버지의 집에 가서 전용 공구를 가지고 왔다. 용돈 10만원도 함께.




""벌써 왔시유?""




"ㅇㅇ."




""그럼 어서 빨리 빼러가시유!""




"처음 해보는 건데 괜찮을까?"




""괜찮을 거시유. 내가 응원하겠시유.""




"제발 한 번에 돼라!"




나는 나사홈에 공구를 박았고 몇 분이 지나자 나사가 드디어 빠젔다.




"와 이게 빠지네 ㅋㅋ."




""수고했어 현우야!""




"자 마저 해체하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좋아. 책장 하나는 해체해서 밖에 다 버렸고. 동사무소 가서 딱지도 붙었으니 완전히 해결됐어!""




"이제 가구 위치만 좀 바꾸면 되네."




""거의 다했으니 조금만 더 힘내시유!""




그렇게 우리들은 침대, 남은 책장, 책상들을 옮겼다. 물론 말이 쉽지 나랑 시유, 엄마 셋이서 낑낑대야 겨우 옮길 수 있었다.




""드디어 다 옮겼시유!""




"수고했어 시유야!"




"가구들을 다 옮겼더니 배고프시유."




"고깃집에서 밥 먹자."




""좋시유.""




"엄마는?"




"난 점심때 밥을 푸짐하게 먹어서 배가 부르네? 너희들끼리 먹고 와~"




"알았어. 시유야 같이 가자."




""어머니 다녀올께요.""




"잘 다녀오렴. 얘들아."




"힘들었지 시유야? 이번에 가는곳은 무한 리필 갈비집이야! 그러니 고기랑 음료수 많이 먹어!"




""ㅋㅋ 그래. 빨리 가서 먹고 싶어.""




"아주 가까운 곳이니까 좀만 걸으면 돼."




""진짜네? 벌써 도착했어.""




"자 빨리 들어가자."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몇 분이신가요?"




"두 명이요."




"네 여기에 앉으세요"




""몇 인분을 시켜야 할까?""




"한 6인분은 먹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많이?""




"내가 갈비를 엄청 좋아해서 한 3~5인분은 먹거든. 그리고 너도 밥을 많이 먹는 편이기도 하고"




""그럼 일단 5인분만 시키는 게 어떨까?"




"그럼 그렇게 하자. 저기요 갈비 5인분 주세요."




"알겠습니다."




"아 시유...가 아니라 시윤아 여긴 사이드바가 있어서 사이드 매뉴나 음료수, 밥이 무한 리필이 돼 많이 먹어."




""오 개꿀.""




"이런 데는 가족이나 할아버지와 함께 와서 먹었는데... 나도 참 나이를 먹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가구 뺄 때 쓴 공구도 너희 할아버지에서 가지고 왔다고 했지. 너희 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셔?""




"좋으신 분이지. 시간 되면 여기서 밥도 먹고 용돈도 받았고."




""이렇게 여친과 밥 먹는 건 처음인가?""




"솔직히 아직도 지금이 현실인 게 믿기지 않아." 




""나도 그래. 아 벌써 다 구워젔다.""




"빨리 먹자."




""이야 갈비가 단짠조합이네 엄청 맛있어!""




"그렇지? 괜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니까."




""벌써 3인분 정도가 없어젔네.""




"더 시키지 뭐. 아주머니 여기 갈비 3인분 추가요."




""근데 넌 술 안 먹어?""




"왜? 난 술 싫어해. 써서. 그거 먹을 바엔 걍 탄산음료를 먹고 말지."




""그래? 난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우리 집에 맥주랑 하이볼 만드는 재료 있으니 그거 먹어."




""알았어. 아 현우야 내일같이 옷 사러 갈래?""




"나도 마침 그 생각을 했는데 제안 하나 더해도 돼?"




""뭔데?""




"이번에 파이브 가이즈라고 미국의 유명한 햄버거집이 강남에 들어왔거든?"




""들은 것 같긴 해.""




"그래서 거기 가서 옷사고 저녁 밥을 파이브 가이즈에서 먹는 거지."




""좋긴 한데 거기 오픈런 때문에 시간 많이 걸린다고 들었는데 괜찮을까?""




"그래서 가자마자 바로 예약부터 하고 옷을 사려고."




""그럼 그렇게 하자. 미국의 햄버거는 무슨 맛일까?""




"가서 먹어보면 알겠지. 그나저나 우리 갈비를 많이 먹긴 했다."




""한 7인분 먹었나? 많이 먹긴 했네.""




"계산은 내가 할테.. 잠깐 넌?"




"어 현우야 안녕?"




"'누구지?'"




"삼성 회장 어서 오고."




"아이씨 내가 그 별명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ㅋㅋ 알았어 건희야. 아 가족분들도 같이 오셨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현우 친구인가요?""




"맞는데 누구세요?"




""아 전 유시윤이라고 해요. 현우 여친이에요.""




"네?"




"여친 맞아 이놈아."




"개소리하지마 아싸 놈이 왠 여친?"




""사실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는데 최근에 친해진 거라서요. ㅎㅎ""




"와 존나 신기하네."




"현우야 오랜만이다?"




"아 안녕하세요 건희 아버님."




"너도 다 컸구나 여자친구도 사귀고."




"그러게요. 같이 밥을 먹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다 먹어서요."




"그래 조심히 가렴."




"건희야 나중에 보자."




"와 너 여친 진짜 예쁘네 암튼 안녕."




""현우야 너 생각보다 친구가 없었어.""




"...좀 그런 면이 있긴 했지. 그나저나 약간 걱정이네."




""왜?""




"너가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는 게. 그러다 너 정체가 발각되는 건 아닌지..."




""괜찮을거야.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솔직히 나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껄?""




"그래도 숨바꼭질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지."




""그런 걱정은 발각 나서 해도 괜찮을거야 빨리 집에 가자.""




집으로 돌아온 우린 어머니에게 우리의 계획을 말했고...




"그래 마침 시유 옷이 없긴 하구나. 내일 다녀오렴."




"알았어."




""생각보다 흔쾌히 허락했시유.""




"우리 부모님은 내가 집 밖에 있길 원하거든. 집에 있음 게임만 한다고."




""ㅋㅋ 빨리 씻고 자자.""




"아 그래. 너 오니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고 좋아하는 것도 추가."




"다 씻었어."




""응.""




"혹시 휴대폰 줄 수 있어? 한번 무슨 기종인가 좀 보자."




""여기.""




"내가 핸드폰은 잘 모르지만 갤럭시S 23+ 같은데."




"오 최신폰이네?"




"너 나온 시대를 생각하면 S II를 받아야 하는거 아니냐 ㅋㅋ"




""그래도 최신폰이 좋긴 하네. 뭔가 어플들도 있고.""




"카톡은?"




""지금 까는 중. 아 됐다.""




"ㅇㅋ 확인차 한번 답 남겨봄."





"잘나오네."




""올린게 우산이네ㅋㅋ""




"갑자기 그게 생각나서. 자 내일 옷 사려면 일찍 일어나야 할 테니 자자!"




""ㅇㅋ 굿나잇!""



---



개인사정 때문에 약속했던 날짜보다 하루 늦게 올림 ㅈㅅ



아마 4편은 시유 옷사고 밥먹는 내용이 될듯



여러모로 부족한 소설이지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