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 이쁘다 우리 망고...

이렇게 이쁜데...

하네스 헐렁한것좀봐

저렇게 되도록 눈치 못챈거야

주변에서 자꾸 위로랍시고 최선을 다했다 어쩔수 없다 그러는데

저러고 마르는데도 눈치 못챈게 어떻게 최선을 다한거냐

말도 안되지

내가 방치한거야

얘들아

암검사 꼭 해라

노견 접어들면 꼭해라 주기적으로 해라 진짜

검사비 많이든다고 아끼지말고 꼭해라

치료 시도 기회조차 박탈당한다

멀쩡하던애가 갑자기 아프더니 3일만에 그대로 떠난다

전립선암 이렇게 될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더라

걍 몸무게만 은근슬쩍 빠진거였어

다른 장기에 영향끼쳐서 염증으로 아파하기 전까지 걍 침묵하더라

기존에 알려진 증상들 하나도 없이 손쓸수 없을정도로 커질수도 있나보더라

우리애 아픈거 참는타입은 아니거든 낑낑대고 찡찡댄단말이야

숨으로 미세하게 끼잉하는소리 내고 난 그걸 캐치할수 있었는데도 그거조차 안했어

우리 댕댕이 온갖 잡병하나 없고 내가 케어 잘해주니까 괜찮을거야

어림도 없다 얘들아

내가 좀 더 잘 관리할수도 있었겠지 그럼 살았을수도 있었겠지

근데 결국엔 검사는 꼭 했어야했다

암이 이렇게 진행되는데 얼마나 걸리는진 몰라도 최소한 미리 발견했으면

빚을 내서라도 어떻게든 치료시도 해봤을텐데

너무 약해져서 마취 조차 못하는 상태는 안왔을텐데

진짜 너무 이쁘다 너무

우리 망고 데리고 좋아하던 산책코스

한참을 냄새 킁킁하고 똥오줌 싸던자리 바닥 핥던자리서 멍때리다왔다

유독 좋아하던 자리에서 한참씩 있다가왔다

몇시간을 그렇게 산책했다

그게 다 무슨소용이냐 살아있을적에 못해줬는데

초심 잃고 뭐때메 다음에 뭐때메 다음에 뭐가 문제라서 그러다가 나중엔 귀찮아서 내가 아파서 어쩌고

이게 다 무슨소용이냐

지나고 후회하는게

그냥 오늘도 나는 개씨발답없는 병신새끼 인증 표본 1스택 적립으로 과학에 기여하는거밖에 안되는거지

얘들아 진짜 너무 후회만 남는다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병신같이하다 병신같이 후회하지말고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운이 없는게 아니야 이건 그냥 명백하게 병신이었고

이러고도 문제없이 넘어갔으면 그게 그냥 운인거고 반칙이고 치트키인거지

억까가 아니다 하나하나 과거에 했던 생각들 떠오르면서 전부 내탓인게 뼈저리게 느껴진다

안일하지마라 얘들아 절대 안일하지마라

수의사들 덤티기 바가지 씌우는거? 맞아 나도 그거때메 그랬던거야

하지만 어쩔수없어

분하지만 더 소중한게 있으니까

늦으면 바가지 씌워지고 싶어도 쓸수가 없더라

내 돈 많이 남았는데 이럴때를 위해 아끼고 아낀건데 다 빨고갔어야지 하고 땅을치고 후회하더라

정말 시간이 가는게 무서우면서 너무 괴로운데 이제 사망한지 하루라니

어떻게 살아가란건지

애초에 살아가고싶지도 않는데 죽고싶은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없이 텅빈거같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 아가리 꾹닫고 조용한 타입인데 여기저기 사람들한테 말걸면서 내 얘기 꺼내고 망고얘기하고

주변에 사람 있던말던 망고한테 계속 말걸면서 질질짜고

이런데 와서 막 아무도 관심없을 자기 얘기하고

연락 안하던 지인들한테 다 한번씩 말걸고

담쌓고 살던 가족들한테도 말걸고

걍 성격이 바뀌더라

배고파 디지겠는데도 먹을거 보고 냄새맡으니 토할거같아서 먹지도 못하겠더라

정말 남일로 들어왔던 펫로스 증후군이니 뭐니 그런게 나한테 일어나니까 너무 신기하더라

그정도면 사는 순간순간 고통이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더라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아 그냥 멍하다가 갑자기 울컥하다가 그래

근데도 식음전폐하게되고 모든 의욕잃고 욕망이 사라지네

그러고 남는건 그냥 어쩔줄 몰라서 아무데나 하소연하는거 밖에 안남더라

진짜 인간은 왜이런걸까

왜 항상 지나고나야 후회하고 잃어야 소중하고

또 그러고 또 후회하고 이런걸 쌓아야만 뭔가 배우는거냐

이미 다 알았으면서도 겪어야만 하는거냐 왜

그냥 좀 후회할일 안만들면 좋은데

너무 개탄스럽다

우리 망고... 너무 이쁘다...

그냥 너무 이뻐 새삼스럽게 너무 이쁜데

왠지 떠나고나니 더 볼때마다 이뻐서 주체를 못하겠어

왜 이제와서 이렇게 이쁜거냐고

원래 이쁜데 왜 더 이쁘냐고 너무 애달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