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구랑 둘이서 술 마시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한국 누나 한 명이랑, 한국으로 여행 온 독일 누나랑 합석하게 됐음.
우리 둘 다 갓 수능 쳤을 때라 친구는 처음 보는 외국인 누님의 넓은 마음에 첫 눈에 반한 모양이었음.
친구가 누님 맞춰서 열심히 독일 축구 빨아주는 거 보고
"저 새끼 평소에 맨날 녹슨전차 거리지 않았나?" "2ㄷ0 마렵네" 온갖 생각이 다 들었는데
아무튼 친구 분위기 좋으니까 참고 있었음
그러다가 잠깐 화장실 가서 일 보면서 윾챈 둘러보다가 돌아왔는데
독일 누나가 "말이 별로 없던데, 00이(한국 분)가 너무 독일 얘기만 하니까 너가 질려서 나간 것 같다던데?"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그때 내가 "축구는 잘 몰라도, 독일에 대해서는 모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던 거 같거든? 아무튼 화제를 축구에서 다른 거로 바꿔보려 했어.
그러니까 독일 누나가 "그럼 너희 독일하면 생각나는 거 세 개씩 얘기해봐 ㅋㅋ"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
친구가 "소세지, 맥주, 베를린" 얘기해버린 거야
근데 그렇게 말해버리니까 술 취한 와중에 생각나는 게 없지. 그때 대가리 ㅈㄴ 굴려서 어떻게든 3개 짜냈는데
나 : "괴테"
한국 분 : "오, 좀 있어 보인다."
나 : "아웃토반"
독일 분 : "오, 마지막은?"
이때 진짜 아무것도 생각 안 남.
어떻게 저거 2개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는데 이제 밑천이 떨어진 거지.
그때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입에서 한 마디가 흘러 나왔다.
"퓌러"
아니 원래는 퓌러라는 말이 나올 리가 없는데
하필 직전에 아카하면서
이 콘 달고 왔었어서 튀어나왔던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