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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년전 우리 아버지는 오락실을 하셨었다.


한 기계를 잡고 하루종일 담배피면서 게임만하던 백수아저씨


격투게임을 하며 욕하면서 샷건을 치던 중고딩형들


보글보글, 펭귄브라더스같은거 하면서 히히덕거리는 초딩들


그저 뒤에서 구경만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가난했던 유딩, 초딩들


매일 오락실 단칸방안에서 창틀로 사람구경을 하다보니까 어느게 어느부륜지 다 보였다.


우리 아버지는 항상 구경만하고 돌아가는 아이들이 안쓰러워보이셨나보다


어디서 딱딱이를 구해와서는 동전구멍에 넣어서 눌러대는걸 보고도 아무말도 안하시더라


사실 딱딱이를 아무리 눌러대도 코인이 오르기는 커녕 기계고장만 일어날수있는데


그러던 어느날 학교가 끝날시간때쯤이 됐을때 우리 아버지는 오락기 밑에 동전을 몇개씩 뿌려두기 시작하셨다


애들이 오락기 밑을 혹시나 뒤지다가 누가 떨궈둔 동전을 발견하고는 세상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게임을 하는모습을 보셨나보다


그렇게 가난한 애들도 게임 몇판은 하고 돌아갈수있게 되었었고 불량식품 판매대에도 일부러 멀리 떨어져계셨었다


애들이 불량식품 몇개 훔쳐가게 놔두도록


어렸을땐 이해가 안됐는데 나이가 드니 뭐 그게 그시절 정이였나보다.


요즘은 느낄수가 없는 옛날 그 따뜻한 느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