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탈모인 대머리인지라.
바람 부는 대로 털이 빠지기도 하고 그냥 빠지기도 하는 바라
본인의 머리는 별 뜻 없는 탈모가 아니라
빛 바랜 탈모인의 바램이 남긴 모낭이라.
그러나
과거의 비통함으로 나타난 스트레스성 탈모가 부활하여
털을 뽑아버리고 두피와 모발을 벽력 같이
밀어내고 뽑고 깍아내고 뜯어낼 지어니
방법은 바로 삭발 뿐
민머리를 바라보면서 두피를 보듬는
언젠가 빠져버릴 머리털과 빠져버린 머리털에 대한 비정한 복수
비루한 치료로 머리털을 붙잡는건 바보의 짓이니
이쯤하고 간단히 덧붙이자면 자네를 만나 영광일세
'대머리'라고 부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