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산은 소화와 살균을 위해 pH 1~2 정도를 유지함

 그런데 이런 강산성은 인체에게도 위험하니까, 점막층에서 다당질(젤리 만드는데 쓰는 한천같은거)을 분비하는 등의 기전을 통해 강산성이 직접 위 점막에 접촉 못하게 막음


2. 그리고 이런 강산은 십이지장으로 넘어오면, 십이지장에서 탄산이온(HCO3-)을 분비해서 중화함.

따라서 위산에 직접 노출되는 십이지장은 pH 6 정도의 약산성으로 중화되고, 소장으로 진행되면 될수록 pH 7~7.5 정도의 중성~약염기성을 유지함


3. 그런데 대장으로 넘어오면 세균들이 남은 유기물들을 먹고 소화하면서 찌꺼기들을 남김.


우리가 운동할 때 몸에 젖산이 쌓인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급격하게 운동하느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물질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완벽하게 분해되지 않고 중간까지만 분해되서 젖산 같은 대사산물들이 쌓임.

그런데 소장/대장도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세균들이 분해하고 남기는 것들은 젖산 같은 산성 물질들이라 대장의 시작 부위는 pH 6 정도로 약산성이 되지만.


4. 항문에서 나갈 때는 점막손상을 막기 위해 pH 7, 중성을 맞춤



그런데 여기서 설사가 생기면 문제가 발생함.


설사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보통 말하는 '설사'는 세균 등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설사를 의미함.

(만성설사, 운동성 설사 등등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 말하는 설사, 식중독을 말함)


이러한 감염 등의 원인으로 장의 점막이 손상되면, 장은 소화한 음식물 안의 영양분을 잘 흡수를 못하고.

따라서 우리 몸이 원래 먹어야 할 영양분들이 흡수 되지 않고 그대로 내려가서 대장으로 내려가버림


즉, 우리 몸이 흡수해야 할 탄수화물들이 대장으로 내려가버리면 대장의 세균들은 신나서 그 탄수화물들을 소화한 다음에 대사산물인 유기산들을 분비하면서 pH를 더 낮추고.

게다가 우리 몸은 원래 물을 흡수할 때 영양분들을 흡수하면서 삼투압으로 물도 같이 흡수하는데, 영양분들이 흡수 안되니까 물도 같이 흡수 못하면서 대변의 양도 늘어남.


그래서 설사의 경우 pH 6 이하로 떨어지면 탄수화물 소화능력이 떨어졌다 (=감염성 설사의 간접적 증거)로 볼 수 있음.


출처: Fallingborg J. Intraluminal pH of the human gastrointestinal tract. Dan Med Bull. 1999 Jun;46(3):183-96. PMID: 10421978.

Frontiers | Intestinal and fecal pH in human health (frontiersin.org)

Evaluating the Patient With Diarrhea: A Case-Based Approach - PMC (nih.gov)


따라서 일단 설사의 pH가 낮은 건 맞는데, 위산 때문은 아님.

소화 못한 유기물들(특히 탄수화물)을 세균들이 분해하면서 나오는 유기산들(젖산 같은거?) 때문에 pH가 낮은거임.


그런데 얘네 때문에 항문이 아픈가...?는 사실 다른 문제긴 해...

실험해보겠다고 식초를 항문 안에 주사할 수는 없자나...


...하지도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