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한 농부가 과수원에 열린 과일을 수확하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한 마법사가 다가와서 물었다, "실례하겠소. 내가 이 주변의 유적을 하나 찾고 있는데, 당신의 나무들에게 길을 좀 물어봐도 괜찮겠소?"




어이가 없었던 농부는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이보쇼, 나그네 양반. 나무가 어떻게 말을 한다는 거요?"


그러나 마법사는 그에 대꾸하지 않고 가까운 과일나무에 다가가서 주문을 읊으며 질문했다.


"땅에 뿌리를 박고 정기를 빨아들이며 살아가는 고귀한 생명이여, 그대는 레이 라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가?"


그러자 갑자기 나무가 뒤틀리며 여인의 형상을 취하더니 눈을 뜨고는 답했다, "모른다."


농부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이 마법사는 나무들마다 하나하나 주문을 걸고 질문했고, 그때마다 나무들은 여인의 모습으로 변해 답변한 뒤 다시 나무로 되돌아갔다.




그렇게 소득 없이 질문을 이어가던 마법사는 큼직한 옹이구멍이 뚫린 마지막 나무에 이르렀고,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대는 레이 라인이 어디인지 아는가?"


그러자 농부가 눈에 띄게 당황하며 소리쳤다.


"그 나나나ㅏ무는 거짓말쟁이요! 그그 그 나무 말은 무조건 다 거거짓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