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 30개 정도 국가가 선거를 치르는 해라고 함. 

그저께부터 인도가 총선을 시작했다고 해서 심심풀이 삼아서 써봄.

인도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임.


땅덩어리가 넓고 인구도 많은 인도답게 선거가 하루에 끝나는 게 아니라 최소 한 달 넘는 기간동안 시행됨. 올해는 9억명 넘는 사람이 유권자로 등록되어 있어서 4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총 44일 동안 선거가 치러짐.


이렇게 투표 기간이 긴 이유는 인도의 독특한 선거법 때문인데, 워낙 넓은 지역에 퍼져 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법에 '투표소가 자택에서 1.2마일(약 2km) 내에 있어야 함' 이라고 적혀있어서 해당 인원을 위해 의무적으로 투표소를 만들어줘야 함. 그래서 공무원들이 투표 기계를 들고 직접 이동해서 투표소를 만들어 주는 풍경이 흔하게 나옴.


근데 잠깐. 투표 기계?

맞음. 인도는 특이하게도 진짜 전자식 투표를 함. 

정확히 말하자면 이렇게 보이는 기계에서 원하는 번호를 누르면 옆에 종이로 내가 누른 번호가 인쇄돼서 한 번 확인을 하는 시스템이라고 함. 

누른 결과들은 기계 내 칩에 저장되고 나중에 이걸 다 합산해서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이라 더럽게 오래 걸리는 투표에 비해서 집표는 몇 시간 만에 끝난다고 함. 

문맹을 위해서 각 정당별 기호가 같이 나와있음(통상적으로 추정되는 인도의 문맹률은 20% 이상) 


일본

단언컨데 선진국 기준으로 가장 미개한 투표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 


자서 투표제라고 불리는데,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적어서 내야함.


당연히 한자를 틀리는 경우도 있고, 원칙적으로는 히라가나를 적어서 내도 되니까 히라가나로 적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도 문제가 많음. 특히 상대 당에서 작정하고 분탕칠 목적으로 동명이인을 출마시키면 막을 방법이 없음. 실제로 해당 분탕 사례가 2020년에 발생하기도 했고.


심지어 정당까지도 한자로 적음. 

'지지 정당 없음' 당이 나오기도 했음. 투표지에 '지지 없음/지지 정당 없음'이라고 정성스럽게 적어내는 순간 저 정당에 득표한게 되는거임 ㅋㅋ


거기에 개표원에 따라서 이건 무효표가 맞니 유효표니 하고 싸우는 경우도 빈번하고 


덕분에 일본에서 지역구 의원 세습(놀랍게도 얘들은 지 애비가 아들한테 지역구를 '물려줌')에 큰 기여를 한다고 평가받고 있음. 새로 출마한 후보? 한자 어케 외워~ 하고 이미 알고 있는 의원 한자를 적기 때문에...


북한

지들 주장으로는 '민주적인 선거'를 한다고 주장하는 곳임. 근데 놀랍게도 사람이 아닌 돼지도 투표를 할 수 있는걸 보면 맞는 말인듯 ㅇㅇ;; 


이새끼들의 선거는 진짜 상식 밖의 기발한 제도가 많은데 일단 지역구 별로 후보가 단 한 명 밖에 안 나옴.

즉 선거는 여러 후보 중에서 한 명을 뽑는게 아니라, 그 한 명에게 찬반표 중 뭘 던질지 결정하는 일종의 퍼포먼스임


방식 자체도 존나 웃긴데 일단 찬성할 놈은 그냥 표 받아서 투표함에 집어넣으면 되고, 반대할 놈은 그 표를 받아다가 따로 마련된 부스에서 후보자 이름에 줄을 좍좍 긋고 다시 투표함에 넣는 매우 번거로운 방식을 해야 했음. 물론 그 줄 좍좍 그으러 가는 부스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봉사자가 있었기 때문에, 선거일에 자신의 소중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한 린민은 그 선택의 대가까지 치러야 했다고 함. 


이게 욕을 먹은걸 지들도 아는지 이제는 그렇게 줄을 좍좍 그으러 갈 필요는 없고, 찬성표는 초록색 투표함에 반대표는 빨간색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고 함. 와! 발전한 정치제도! 


호주

선거 참여율(왜 투/표/율 금지어임?) 무려 90%를 달성한 경이로운 나라.


투표를 안 하면 20 호주달러라는 무시무시한 벌금을 내야 함. 여기 이외에도 벨기에, 룩셈부르크,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19개국이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을 물어야 된다고 하네. 


그리고 선거일은 토요일인데, 이 날이 되면 투표소 앞에 시민 단체나 정치 단체들이 나와서 먹을것을 주며 투표를 독려하는 사악한 중우정치를 펼침. 특히 소시지가 맛있는 편이라고 함. 


여기는 투표 제도도 존나 복잡한데 하원은 우선순위투표제 라는걸 실시함.

후보를 1위부터 죽 원하는 순서대로 마킹해서 내면 1위끼리만 붙여서 누군가 과반이 나올 경우에는 그 사람이 당선됨. 

근데 만약 과반이 안 나왔다? 그러면 최하위 득표자를 탈락시키고 동 후보자의 획득표를 해당 투표자의 제2 우선 순위 후보자에게 배분함. 이걸 반복해서 과반이 나오는 사람이 있을 때까지 하고 과반이 나오면 끝. 


상원은 더 복잡해서 안쓸래잉


스위스


이미 출마한 후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내면 그 사람도 정상적으로 후보 중 한 명으로 정상적으로 카운팅 됨. 


역시 스위스만 이러는게 아니고 다른 나라들도 있는데, 미국에서도 몇 개 주에서는 이 제도가 있음.


그래서 실제로 몇 년 전에 알레스카에서 해당 방법으로 당선된 사람도 있음. 


바티칸

다르게 부르는 명칭은 ‘콘클라베’.

교황 뽑는 선거임.


추기경들을 집합시켜서 한 방에 가둬놓고 한 명의 후보자가 2/3 이상을 득표할 때까지 절대 나갈 수 없음.


표를 까봤는데 선출이 안 되면 투표 용지와 젖은 짚을 태워서 굴뚱에서 검은 연기가 나게 하고, 선출이 되면 마른 짚하고 태워서 흰 연기가 나도록 함. 


바꿔 말하면 흰 연기가 날 때까지 수십명의 늙은이들이 한 방에 감금돼서 (이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