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두가 말을 피하던 주제를 다루겠습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디자인과 의상은 터무니없습니다. 

가슴과 엉덩이는 물을 채운 풍선처럼 걸을 때마다 흔들리고,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이브의 의상 중 상당수는 

처음부터 포르노를 위해 디자인된 게임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갑시다. 여성이 섹시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스텔라 블레이드가 여성을 대상화 시킨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모든 수집품을 찾으면 이브의 레이스가 달린 검은색 란제리 의상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수집품이 표시되는 화면으로 이동하면 이 의상을 입은 이브의 이미지까지 표시되어 있어, 

플레이어가 이브를 탐욕스레 바라보도록 개발자들이 의도했다는 것이 100% 분명합니다.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이브의 의상 중 치마가 있는 의상을 입으면 기본적으로 치마를 올려다보게 됩니다. 

그냥 걸어다니든 컷신에서 이브가 특별히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할 때든 상관없습니다. 

치마를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적인 디자인 요소기라도 했나 봅니다.

게임 속 여성은 몸을 조금만 돌리기만 해도 접시 위의 젤리처럼 가슴이 튀어오르기 때문에 침울해야 할 컷신에서도 우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브와 이 세계 남성들의 평범한 옷, 외모를 같이 놓고 보면 특히 심각해집니다. 

남자들은 온갖 모양과 크기의 옷을 입고 헐렁한 재킷과 바지를 입거나 사이버네틱으로 크게 변형된 모습이 됩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여성 캐릭터 중 한 명(록산)을 제외하면, 여성은 피부에 밀착되고 반짝이는 옷을 입거나 아이처럼 작고 귀엽게 생겼습니다.

이브의 의상 중 몇 개는 괜찮습니다.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부조리함을 몇 단계 낮추기만 하면 이브는 여전히 멋져 보입니다. 

이는 즉 시프트업이 정교한 모델링과 세련된 캐릭터 디자인이 가능하지만, 

포르노가 아닌 비디오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의상 중 가장 인간을 인간 취급하지 않는 (dehumanizing) 의상을 대신 골랐다는 뜻입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일부 종류의 게이머를 흥분시키거나, 교조적이고 냉소적으로 그들을 타게팅 하는 정도를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성적 묘사가 너무 도를 넘고 철면피스러워 여성을 인간으로 다루지 않고 대상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게임업계는 더욱 나아져야 합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PlayStation 5 독점작으로, 여러 대형 PlayStation 행사에서 전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의심할 여지없이 막대한 마케팅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K팝 아티스트 ‘비비’가 게임과 연계된 노래까지 발표했습니다. 

이 출시를 둘러싼 온라인 담론은 이미 최악의 게이머들이 수십 년 동안 반복해 온 악의적인, 지겹고 똑같은 논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성 상품화된 여성이 게임 수집품이나 보상이 되어온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전환점은 2007년에 ‘위쳐’가 출시되었을 때입니다. 

게롤트가 성적인 만남을 '달성'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펄프 핀업 스타일의 로맨스 카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위쳐’가 출시된 후 몇 년이 지나고 프랜차이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업계는 이런 종류의 게임은 좋지 않다는 것을 납득하는 듯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또는 ‘위쳐’ 시리즈)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관한 문제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스텔라 블레이드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게임에서 대상화되고 있는 것은 주인공이자 여러분의 아바타인 이브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게임은 남자만의 문화에서 벗어난 지 오래입니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시대와 함께해야 합니다.

점수 5/10점

산다고 했잖아 광고 그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