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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고싶어하는 말부터 해보자.


그 사람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을까?

맞다. 증거가 너무 많다.


그게 과연 잘못된 행동일까? 

맞다. 남의 노력과 투자를 무시하고, 단물만 쏙 빼먹으려 한다는 점에서

과거 5050의 논란과 크게 다를바 없다.


그럼, 5050과 똑같이 소송해서 멸망전 하면 될까?

그렇게 흘러갈거다.

하지만 그게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5050때는 외주인력이 고객의 자산을 탈취하려는

정말, 듣도보도 못한 비도덕적인 행각이 벌어진 것이다.


상호 신뢰와 존중으로 이루어지는 회사간 계약을

신뢰 그 자체를 흔들어서 시장을 어지럽히던 악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부인력의 탈출 및 독립이다.

물론 5050의 외주인력들과 마찬가지로 신뢰 그 자체를 흔들고

시장을 어지럽히는 악행임에는 별 반 차이가 없다.


난 그 사람의 끝이, 5050의 외주인력들과 같이

소송전과 멸망으로 치달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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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좀 샛다.

지금 한창 방송중인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 사람의 목표는 무엇일까?


알짜배기 아이돌 그룹 하나 쏙 빼와서, 단물 쪽쪽 빨아먹으며 돈 많이버는거?

그건 5050의 외주인력들 목표였고

이 사람은 목표가 달라보인다.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경영권 탈취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데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무시받고 멸시당하고 힘들었는지 썰을 풀기 바쁘다.


우리가 보는 사건의 핵심과

그사람이 보는 사건의 핵심이 다른것이다.


그 사람은 지금, 자신이 이뤄낸 신화적인 업적에 비해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프로젝트를 하는데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없고

과거 업적에 대해서도 폄하를 받고 있으며

천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적자만 보던 레이블을 알짜기업으로 성장시켜놨더니

20억만 추가로 받으란다. 회사는 그러고도 남은 당기순이익이 250억인데.

정작 그 업적을 남들이 배껴가고

자신을 보호해줘야할 회사는 수수방관한다.


그 사람이 보는 사건의 핵심은 이거다.

자신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고

외국 자본을 제 맘대로 끌어들이고

무속인인지 뭔지에게 조언을 구하는 행위는

오히려 곁가지다.


'이렇게 천대받으며 일하다보면 반란좀 일으킬 수도 있지.'


제조업에선 좀 흔한 이야기다.

기껏 열심히 일해서 수주 따오고

기술개발도 많이 시키고, 라인 효율도 높여놨는데

보너스 좀 주더니 입 싹 닫는다.


불만을 품은 직원은

대출좀 받아서 법인 하나 몰래 새로 차리고

기계장치 두 개쯤 사다놓고나서

거래처에 전화를 돌린다.


"아이고, 사장님, 같은 물품 단가 제가 싸게 해드릴게요.

 지금까지 저랑 거래하셨잖아요. 변하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자신이 점찍어놓은 직원들한테

술 한번씩 사는것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달이면 회사엔 사직서가 가득히 쌓이고

발주물량이 모두 없어진다.


사장이 그제서야 상황파악을 해보면

회사가 가진 인적, 물적자원을 그대로 빼돌려 

지들 회사를 차려놓고선 떵떵거린다.


물론 반기를 들은 직원이 잘못했다. 나빳다.

하지만 그 직원한테 콩밥을 맥이고

회사 자산과 거래처를 찾아온다고 해서 변하는건 없다.


사건의 본질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번에도 다른 사람이 반기를 들 것이다.


아니, 수십억의 보너스와 억대 연봉을 주고

지 이름으로 언플도 해줫는데 여기서 뭘 더해주라고?


그게 그사람에겐 부족했을수도 있는거다.

자신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회사 내 부동위 1위 그룹은 군대 때문에 활동정지상태고

다른 그룹이 잘나간다 그래도 실적이 자신보다 못미치며

실질적으로 지금 회사의 매출을 견인하는건 자신인데.


돈도 적게줘

해달란것도 안해줘

뭐만하면 폄하하고

심지어 내 업적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한다.

불만만 쌓인다고 저렇게 방송을 한다.


모든 불만사항을 다 들어주라는게 아니다.

돈은 똑같이 들이고 싸게 해결볼 수 있는 방법이 많았다.


[올해의 우수 레이블] 해서 이사진 회의 때 표창장 수여식 한 번 했으면 됐다.

대표이사가 직접 표창장 주고, 금뱃지 하나 달아주고.

악수하면서 사진 한 방 찍고

그거 액자로 만들어다가 어디 안보이는데 큼지막하게 걸었으면 됐다.


설령, 말도안되는 기획안을 자신만만한 얼굴로 가져와도

뒤에서 바로 쓰레기통에 기획안을 던져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앞에선 


"허허. 내가 한 번 읽어보고 말해줄게요. 대표가 고생 제일 많아요"


라고 웃어주라는 거다.


비슷한 컨셉의 아이돌을 데뷔시킬때

설령 배낀게 전혀 없고, 사실과 다르다 해도.


"아이고, 회사 사정상 물 들어올때 노 저어야해요.

 대표가 좀 이해해줘요"


라고 한마디만 먼저 해주면 된다는거다.


2천년 전 쯤에 중국에서 소하가 한신을 천거할때

유방보고 한 마디 거든 말이 있다.


"왕께서 한신을 대장군에 임명하시려고 한다면, 

필시 좋은 날을 택해 목욕재개하신 다음, 

단을 세우고 예를 갖추어 의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토지를 많이 주라거나

녹봉을 챙겨주라거나

더 높은 관직을 주라는게 아니다.


아랫사람의 명예를 챙겨주라는 이야기다.


그 사람은 이게 불만인거다.


그 사람은 지금 자신이 한신이라고 생각한다.

천하를 호령할 정도로 자신의 용병술은 뛰어난데

왕이 자신을 무시하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진건 왕의 권좌밖에 없는 패현 촌놈새끼가

대장군인 자신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할텐데,

사사건건히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고 본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저런 사람의 끝은, 보통 한신처럼 끝난다.

토사구팽이라고 보기도 하고

사필귀정이라 보기도 한다.


자신의 능력이 이 모든걸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지원들...

예를들어 장량의 전략적 식견과

소하의 행정능력

그것 말고도 한나라의 이름 아래 죽어간 수많은 병졸과 장군은

다른 어느 곳에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패현 촌놈새끼라고 욕하는 상대방이

실은 밑바닥부터 기어올라온 백전노장이자

지금은 한 나라의 왕이다.


이런 사람들이 없으면 

자신도 불량배 가랑이 사이나 기어가야 하면서.

그걸 고려하지 못한다.


마지막엔 자신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제 목이 달아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한 회사를 이끌어간다는건 참 힘들다.

저런 한신같은 작자도 대장군이랍시고 치켜세워줘야 하고

그렇다고 소하나 장량도 충분히 챙겨줄 수 있어야 

천하를 논할 수 있으니까.


반대로 말하면, 사장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하직원과도 같이 나아갈 수 있어야한다.

한신같은 사람도 다독여서 이끌고

옹치처럼 자신을 엿맥인 작자도 공신에 봉해줘야 한다.


딱, 자기말 잘 듣는 사람만 남겨놓고

그마저도 단속한다며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가져오라고하면

모든 전투를 이기고도 전쟁에서 진 항우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