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스의 딸 알키페를 겁탈하려다 아레스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할리로티오스


사실 그의 업보는 고?작 군신의 친딸을 건드린 것뿐만이 아니었음




할리로티오스는 성장한 뒤 아테나 다음으로 포세이돈을 중요하게 섬기던 아테네에 정착하였는데, 이는 매우 추악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결정이었음


바로 아테나가 제우스의 불필요한 견제를 피하기 위해 저자세를 유지하느라고 포세이돈과의 충돌을 꺼렸다는 점을 노린 거임


어차피 뒷배가 자식들 오냐오냐 키우는 포세이돈이니 신이 아닌 이상 포세이돈의 이름 앞에 벌벌 떨며 물러나기 마련이고, 아테나는 포세이돈과의 충돌을 피하니까 마음껏 패악질을 부려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것




아테네에서 할리로티오스가 부린 패악질의 면면을 보자면 일단 모든 식당과 가게에서 상습적인 외상과 무전취식을 벌였고


길가에 가다가 아무데나 해병짜장과 해병맥주를 생산했으며


파르테논 신전 안에서 와인을 마시며 먹고 자고 싸고를 동시에 하는 기행을 선보였으며


패악질을 항의하는 신관들과 무녀들에게 따귀를 때리며 모욕하는 건 기본에 전우애를 시도하기까지 하였고


가로수로 심어져 있던 아테나의 상징수 올리브나무를 무차별적으로 베어다가 땔감으로 쓰기까지 함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나는 포세이돈과의 대립만큼은 피하고자 이 모든 모욕을 꾹 참고 처벌을 탄원하는 신관들마저 무시하며 할리로티오스를 견책하거나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대신 사과하는 수준의 대응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음




그러던 어느 날 할리로티오스가 길을 가다가 들판에서 꽃을 따던 알키페를 발견하였고, 알키페가 누구인지 몰랐던 할리로티오스는 '저 여인이 누구고 가족이 누구든 알빠노?' 마인드로 알키페를 끌고 가서 자신의 아내로 삼으려고 함


알키페는 위기 상황에서 아버지인 아레스의 이름을 부르짖었고, 머나먼 이국 땅에서 필멸자들의 전쟁에 개입해 작전회의를 하던 전 쟁의불과피가너무좋아 해병님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6.974초만에 마차로 과속주행해서 달려옴


다행히 일이 벌어지기 전에 현장에 도착하는데 성공한 아레스는 '할리로티오스가 누구든 알빠노?'를 시전하며 강간범의 머리채를 휘어잡고는 검을 수 차례 내리쳐 머리를 몸에서 뜯어내버림




당연하게도 아들이 죽어서 화난 포세이돈과 범죄자 좀 죽였을 뿐인데 포세이돈이 쪼잔하게 굴어서 화난 아레스 사이에는 분쟁이 벌어졌음


그리고 이런 충돌을 본 아테나는 아레스 급발진 덕분에 골칫덩이도 죽고 명분도 생겼으니 아레스를 돕고 포세이돈을 혼쭐내기 위한 모략을 짬




아테나는 분쟁 중재를 명목으로 제우스에게 탄원하여 재판을 열었고, 자신이 아레스의 변호를 직접 맡으며 배심원으로 헤라, 헤베, 에일레이튀이아, 아프로디테, 데메테르, 아르테미스, 헤스티아를 불러옴


그리고 정말 우연하게도 이 배심원들은 전부 포세이돈에게 악감정이 있거나 성범죄같은 가정 파괴 행위를 극혐하는 여신들이었으니


헤라는 피고의 어머니이자 화목한 가정을 수호하는 여신, 헤베와 에일레이튀이아는 피고의 여동생들이고


아프로디테는 남녀 간에 마음이 맞는 자연스러운 사랑을 추구하는 여신에 헤스티아와 아르테미스는 처녀 서원을 한 여신들이며


데메테르는 당한 게 있어서 말할 필요도 없이 포세이돈만 보면 학을 떼는 상태였음


처음부터 포세이돈 조지기로 판짜기가 이미 끝난 상태였던 거




이런 배심원 구성으로 인해 아레스의 나쁜 평판만 믿고 재판은 낙승일 거라고 낙관하며 참석한 포세이돈은 배심원단의 적대적인 태도와 아테나의 변호를 빙자한 독설에 가루가 되도록 까이며 본전도 못 찾고 재판에서 패소하게 됨


그리고 포세이돈의 자손들 중 할리로티오스만 문제아였던 게 아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