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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삼촌,조카랑 계곡으로 놀러간 적이 있는데 너네들도 다 아는 존나 맛없는 백숙 안시키면 못놀게 하는 그런 곳이었음 ㅇㅇ

어찌저찌 밥먹고 조카들 놀아주고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샤워 하고 계곡 물 흐르는 거 보면서 앉아 쉬고있었음

근데 나무에 무슨 커다란 샌드백 같은게 매달려있었음

시골 산에 있는 계곡이라서 곶감이나 메주 매달아 놓듯이 뭔가를 매달아 놨나보다 했었음

근데 가만 보니까 이 보따리? 안에 뭐가 막 움직이는 거임

그래서 좀 가까이 가서 봤더니 아래에 개 다리가 삐져 나와있고 그 다리가 간헐적으로 움찔움찔하는거임

무서워가지고 위쪽을 살펴보니까 개 목줄에다가 밧줄을 걸어서 나무에다가 매단 다음 아래 기둥에 밧줄을 묶어놓은 거더라고

죽은 개를 이렇게 매달아 놓는 거라고 해도 이해가 안되는데 살아있는 개를 매달아 놓으니 너무 무서웠음...

안그래도 그 집 지키는 큰 개가 두마리 있었는데, 이새끼들이 존나 사납고 병걸린거처럼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었음

그래서 뭔가 말을 안들어서 주인이 이렇게 매달아 놨나보다.. 싶기도 하다만 목줄 근처에 살도 파여있고 그 파인곳에 파리도 끓고 있어서 걍 좀 이상했음

좆같은 경우가 다있네.. 주인 진짜 개새끼네..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동물학대 같은 걸로 신고라도 해놓을까 해서)

갑자기 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와가지고 담배에 불을 딱 붙이더니 

"뭘 찍으십니까?"

이러는거임... 분위기가 좀 오싹해서 

"아.. 여기 나무에 개가 매달려 있어서요... 불쌍해서..."


라고 대답하니까 아저씨가 내 얼굴 쓰윽 훑고나서 개를 쳐다보면서

"불쌍하믄 그냥 가쇼" 

이럼 

존나 너무 무서워가지고 그 길로 도망가고 싶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아 근데 막 파리도 끓고 있고... 죽은 것도 아닌데 목을 매달아 놨어요... 주인 아저씨가 너무하는 것 같네요..."

라면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했음

아저씨도 대꾸를 하긴 하는데 약간 "주인이 하고싶은대로 하는거지 뭐 어쩌겠냐~" 라는 둥 "저렇게 보내주는 방법도 있다~" 라는 둥 좀 이상한 말을 했음


암튼 아저씨도 담배 다 피우고 혼자 중얼중얼 하면서 계곡쪽으로 사라졌고 나도 가자고 부르는 소리에 차로 돌아감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가 주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산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그렇고) 암튼 좀 무서운 경험이었음

념글에 개 잡아먹고 모른척 했다는 시골 글 보고 문득 생각나서 써봄.. 개 상태가 진짜 역했는데.. 글로 표현하면 좀 징그러울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