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문단에 요약 있음*


0. 배경 - 빅히트의 주식상장+최초의 여자아이돌 데뷔를 위한 M&A 경영 전략. 

 빅히트를 세우고 BTS를 만든 방시혁에겐 아픈 손가락이 있었음. 독보적인 그룹 방탄을 가진 엔터사업가이지만 성공한 여자아이돌 하나가 없었던 그는, 엔터 영역도 확장하고 회사 체급도 키울 겸 여돌 기획을 위해 여러 회사들을 인수합병하기 시작함.


인수한 회사 중 하나가 바로 "쏘스뮤직". 그룹 '여자친구'를 데뷔시키고 후술할 뉴진스와 르세라핌 연습생을 데리고 있던 엔터회사.


 여기에 하이브의 첫 여돌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실력파 프로듀서를 하나 붙여주는데, SM엔터 출신의 민희진을 영입해 여돌 그룹 데뷔를 준비하기 시작함. 민희진은 쏘스뮤직에서 '뉴진스'라는 아이돌로 데뷔 준비 중인 연습생 (당시에는) 네 명을 데리고 컨셉을 짜며 데뷔를 기획하기로 함.


1. 어도어 설립과 관련된 일화.

참고: https://arca.live/b/singbung/104473529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21년 8월에 르세라핌 데뷔를 위해 前 아이즈원 멤버 김채원+사쿠라를 영입.(이듬해 3월에 영입사실을 언론에 공개함.)

같은 해 11월에 하이브가 161억원을 넣고 쏘스뮤직에서 물적분할시켜 자회사 어도어를 설립, 대표이사 자리에 민희진을 앉히며 뉴진스 연습생을 쏘스뮤직에서 어도어로 옮김.


 이 상황에서 민희진이 주장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뉴진스를 준비하던 와중, 하이브가 계획에도 없던 르세라핌의 데뷔 기획(김채원, 사쿠라 영입)을 시작하며 뉴진스의 데뷔 일정에 차질이 생김

  (2) 뉴진스를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한 민희진은 "나만의 레이블"에서 뉴진스를 지원하기 위해 하이브에게 '어도어' 설립을 요청함.

  (3) 뉴진스 연습생들을 데리고 어도어로 이적.


 같은 상황을 하이브에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민희진이 뉴진스 데뷔를 지원하기 위해서 "나만의 레이블"을 세워달라고 하이브에게 요청함.

  (2) 멀티레이블을 지향하던 하이브는 민희진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쏘스뮤직의 연습생과 스태프들을 어도어로 옮겨주며 회사를 설립함.

  (3) 해당 과정에서 인적자원과 데뷔 예정의 아이돌을 잃은 쏘스 뮤직을 위해, 르세라핌 데뷔 기획을 짜며 김채원, 사쿠라 영입.


 두 의견 중에서 더 신빙성 있는 주장을 고르자면, 단연 하이브라고 말할 수 있다.


 민희진의 주장에 따르면, 8월에 이뤄진 김채원, 사쿠라 영입을 통해 르세라핌의 기획 사실을 알게 됨. 사실 기자회견에서는 영입 당시에도 잘 알지 못했다며 스스로 말했는데, 8월과 11월 사이에 중견 엔터기업 하나를 기획하고 설립했다고 봐야 하는 상황. 즉, 3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회사 설립을 기획하고, 하이브가 투자할 수 있도록 설득한 뒤, 쏘스 뮤직의 인적자원을 가져오기 위해 이들도 설득해야 하는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어도어를 만들었다는 것.


(래퍼 딥플로우의 곡 "대중문화예술기획업" 가사, 본인 레이블 설립 일화를 담은 내용)

 엔터사업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분류되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심사를 받고 승인이 나야 진행할 수 있는 사업임. 큰 엔터회사인 하이브와 대표이사는 SM엔터 출신인 민희진인 신생 엔터기업이 심사과정에서 책잡힐 건수는 나오지 않았겠지만, 이게 빠른 기간에 끝나는 심사가 아니라는 것. 민희진의 말대로 3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상술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비춰짐.


 또한 르세라핌의 데뷔 기획의 의도도 불분명한 점도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림. 민희진이 마음 속으로 낳았다는 뉴진스라곤 하지만 그 이전엔 뉴진스는 쏘스 뮤직 소속이었는데, 같은 소속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다른 여자아이돌 기획을 준비할 이유를 찾기 힘듦. 같은 소속사에서 내놓는 아이돌끼리 서로 싸우게 냅두는 꼴인데, 쏘스 뮤직 내부에서도 반발이 있었을 르세라핌 기획을 민희진 몰래 준비했다는 것도 믿기 힘듦. 뉴진스가 성공하기 힘들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어 르세라핌으로 노선을 바꿨다 쳐도, 160억이란 거금을 들여 뉴진스만을 위한 어도어를 설립해줄 리도 없을 터이니, 르세라핌이 갑자기 나온 것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짐.


 즉, 어도어의 설립과 관련된 일화는 하이브의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다.


2. 의도적인 뉴진스에 대한 푸대접 논란

 민희진은 기자회견에서 하이브가 뉴진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는데, 쟁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하이브의 첫 여자아이돌이란 타이틀을 르세라핌에게 건내 준 것.

  (2) 르세라핌의 데뷔 정보 공개 전까지, 뉴진스의 데뷔 전 홍보를 금지한 것.

  (3) 데뷔 후 뉴진스에 대한 홍보를 불성실하게 한 것.

  (4) 뉴진스를 카피한 아일릿을 데뷔시켜 연예시장에서 경쟁을 부추긴 것.


 (1)번부터 톺아보자. 어도어 설립 일화에서 정리한 내용의 연장선으로 이어보자면, 어도어 설립 준비로 인해 뉴진스의 데뷔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되었고, 자연스레 쏘스 뮤직에서 준비한 르세라핌이 먼저 데뷔하게 되었다고 하이브는 해명했다.


 필자가 여기에 의견을 더해보자면, 인적자본도 잃고 약속받은 "하이브의 첫 여돌" 타이틀을 가질 뉴진스까지 사라진 쏘스 뮤직을 위해, 르세라핌 데뷔 기획과 더불어 타이틀을 르세라핌이 가져갈 수 있도록 데뷔일정을 짰다고 생각함. 뉴진스가 해당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도록 약속한 건 민희진이 아니라 쏘스 뮤직이라고 보는 게 맞기 때문. 즉, '민희진이 돌보는 아이돌'이 아니라,  '쏘스 뮤직이 데뷔시킬 아이돌'이 타이틀을 가져갈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어도어 설립 이전엔 둘은 뉴진스를 뜻했지만, 뉴진스 들고 날른 민희진 덕에 쏘스 뮤직과 하이브는 타이틀을 수여할 아이돌로 르세라핌을 고른 것.


 민희진이 억울할 법도 하지만, 애초에 쏘스 뮤직에서 다루던 프로젝트에 한 약속을 어도어에서도 지켜질 거라고 보기 어렵기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하이브의 실책으로 보기 어려움.


 (2)번도 어도어 설립 일화에서 이어지는데, 사쿠라와 김채원 영입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이들이 멤버로 있지 않은 뉴진스의 정보가 나오면 알려져선 안되는 르세라핌의 정보까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뉴진스의 홍보를 금지했다고 하이브는 설명한다. 이 역시 민희진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어도, 어도어 설립 과정에서 밀린 뉴진스의 데뷔일정 때문에 벌어진 헤프닝으로 볼 수 있다.


 (3)번의 경우, 하이브가 해명한 내용에 의하면 "지난해 1년간 뉴진스로만 273건"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했다고 말했다. 8개의 개인과 그룹이 활동하는 빅히트 엔터에선 659건, 4개 팀이 활동한 플레디스 엔터에선 365건이 배포된 것과 비교하면 뉴진스 홍보가 소홀했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말했던 내용은 민희진이 초래한 상황이나, 근거가 부족한 주장인 것에 반해 (4)번은 주목할 법한 내용이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한 그룹인지 아닌지는 하이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사항인데, 중요한 것은 표절이건 아니건 같은 하이브 식구끼리 비슷한 컨셉의 아이돌로 파이 싸움을 시전한 것이다. 방구석 윾붕이들도 NC가 리니지 신작이 기존작의 유저들 빨아먹는 기행을 벌인다며 비웃는 판에, 카피캣 논란이 불거질 정도의 유사한 아이돌을 하나 더 데뷔시켜 뉴진스와 팬덤 쪼개기가 옹호받기 어려워 보임.


 민희진과 방시혁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뉴진스만 쟁점으로 나타났지만, 급작스레 해체수순을 밟은 쏘스 뮤직 소속 '여자친구'나 '아일릿vs뉴진스'의 사례를 비추어 봤을 때, 하이브가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케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걸 지레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하이브 사내에서도 나오는 지적으로 미숙한 멀티레이블 운영으로 인해 자회사들 간의 교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효율적인 경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지적받는 미숙한 하이브의 운영이 아티스트들에게 악재로 다가오는 셈.



3. 민희진의 경영권 탈취 논란 + 민희진을 내쫓는 이유

 하이브가 민희진을 업무상배임행위로 직접 고소하는 것이 아니라 고발로 그친 것처럼 해당 사항에 민희진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다. 하이브도 이를 알기에 법적 조치는 고발에서 그친 것처럼, 하이브의 고발은 상징적인 의미로 봐야 할 것이다.


 어도어 경영진이 사내 정보를 유출하고 하이브의 어도어 지분을 팔도록 유도하는 계획이 있었다는 내부고발자의 발언이 시발점이었지만, 하이브가 우위를 점하는 지분율(82%, 민희진의 스톡옵션 행사 시 62%)을 민희진이 뚫어내기 어려워 보이기에, 하이브가 벌려놓은 모든 행위들은 민희진을 어도어 이사 자리에서 내쫓을 명분을 위해 벌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부 감사 등을 통해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민희진이 소위 탈 하이브를 원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하이브의 자본의 수혜를 받으며 회사도 세우고 뉴진스도 키운 그녀가 왜 하이브와 척을 지게 되었을까?


 민희진 입장에선 뉴진스가 르세라핌에 밀렸다고 느낄 수 있는 쟁점들, 그리고 어도어 지분과 관련된 보상(20%스톡옵션 + 18%증여) 협의 과정에서 하이브와 갈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https://www.teamblind.com/kr/post/%EB%AF%BC%ED%9D%AC%EC%A7%84%EC%9D%80-%EC%B0%90-%EC%8B%A4%EB%A0%A5%EC%9E%90%EC%95%BC-%EC%B0%90-%EC%B2%9C%EC%9E%AC-5pRU2X5T


(위는 블라 글, 아래는 더쿠 글. 민희진과 함께 일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증언)

 위 커뮤 글이 100%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민희진이 뉴진스와 관련하여 내놓은 인터뷰 등을 살펴보면 하이브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하고, 어도어에서 처분해야 할 일들을 하이브에 떠넘겨 하이브에서도 입지가 좋지 않다는 커뮤 증언 등, 하이브에서도 민희진을 좋게 볼 이유가 없는 셈.



4. 하이브-단월드 연관설

 단월드는 유사과학에 근거한 사이비 종교 단체로, 하이브가 민희진의 무속인 지인과의 대화 내용을 근거로 어도어를 무속에 근거해 경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민희진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반발로 하이브(방시혁)가 단월드라는 사이비 종교와 연관되었다며 주장하는 루머.


 https://namu.wiki/w/HYBE-%EB%8B%A8%EC%9B%94%EB%93%9C%20%EC%97%B0%EA%B4%80%EC%84%A4

 해당 설을 뒷바침하는 의혹들과 그에 대한 반론을 정리한 나무위키 문서. 민희진이 하이브와 단월드와의 관계나 사내 정치에 대한 내용을 암시했다는 등의 의혹도 있다. 여기서 의혹과 반론을 몇 개 가져오자면,

  의혹1 : HYBE는 Healing Yoga Brain Education의 약어로, 이는 단월드를 상징한다

  반론1 : HYBE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방시혁이 아니라 민희진이다


  의혹2 : ETA 가사가 하이브, 쏘스 뮤직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암시한다(하이브 대표이사 박지원-여자친구 해체)

  반론2 : 박지원이 하이브에 합류한 건 21년 7월 경, 여자친구 해체일은 21년 5월 22일. 또한 ETA 녹음 과정에서 "지원" 자리에 들어간 이름은 계속 바뀐 만큼 의미있는 이름이 아니다.(참고: https://namu.wiki/w/ETA(NewJeans)#s-9)


여러 의혹들이 많지만 빈약한 근거, 수많은 반론들이 뒤따르는 상황에서 이 음모가 진짜일 가능성은 희박할 듯.


5. 결말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10/0000995626

 https://www.youtube.com/watch?v=JYjwBKCQepY

 어도어 최대 주주인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진 소집권한이 있고, 이를 통해 민희진을 대표 이사직에서 해임할 수 있음. 여기서 민희진은 소집 거부 + 법적 대응을 준비하며 시간을 벌고 있지만, 애초에 하이브가 워낙 유리한 상황에서 민희진이 어도어에 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6. 요약

 배경 요약 - 하이브가 여돌 그룹 데뷔를 위해 쏘스 뮤직을 인수, 여기에 민희진을 영입해 뉴진스를 꾸림. 뉴진스를 나만의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고 싶다는 민희진의 요구를 들어주며 어도어 설립, 민희진을 어도어 대표 이사직에 앉히고 뉴진스는 어도어에서 데뷔시킴.


 민희진 논란 정리- 하이브에게 뉴진스와 본인에 대한 무리한 지원을 요구(어도어 설립 등)로 초래한 사내 문제, 지분 배분 등의 문제로 하이브와 갈등이 빚어짐 + 검증되지 않은 발언들을 기자회견에서 내뱉으며 여러 아티스트들에 대한 피해를 초래함. 뉴진스에게는 진심인 아티스트로 비춰지지만, 경영진으로선 최악의 인물.


 하이브 논란 정리-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케어가 소홀하며, 레이블 간 소통의 부재, 이로 인한 컨셉의 중복 + 표절논란까지 일으켜 같은 소속 아이돌끼리 팬덤 쪼개기 경쟁을 부추기기까지 함.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지적 받는 미숙한 멀티레이블 경영이 문제점으로 꼽힘.


 경영권의 행방 - 하이브가 민희진에게 배임죄를 입증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비춰지나, 민희진이 사담에서 한 '탈 하이브' 발언과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들을 빌미 삼아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할 수 있을 것. 어도어 설립 당초에 계약한 어도어 지분 스톡옵션이 있지만, 이를 민희진이 행사해도 하이브가 지분율이 더 높기 때문에 판도를 뒤집지 못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