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냥 가랑이 붙잡고 매달리면 안 되나?
30대에 경험 없을 확률 없는 걸 남자라고 모르진 않았겠지. 하지만 그걸로 수긍하긴 힘들 정도로 적나라했던 거고.
그 적나라한 고백을 한 이유가 스스로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면, 이는 곧 죄를 자수하고 벌을 받겠다는 죄인의 행동에 빗댈 수 있지 않음?
만약 남친이 "아 그렇구나. 경험이 많으시구나."하고 이전과 똑같이 대해주길 바랐다면, 이는 자수해놓고 벌은 안 받겠다는 염치 없는 심보가 아닐까?
물론 남친이 헤어지자고까지 할 줄이야 상상도 못 했겠지. 근데 반대로 말하면, 지금껏 그만한 확신을 준 남자였던 거잖아. 좋은 남친감 남편감이었던 거고.
그럼 이제 자신이 지녔던 관계의 우위를 덜어내고 보다 헌신적으로 하겠다는 대응이라도 하면 안 될까? 난감해하고 끝낼 게 아니라.
물론 과거를 고백했던 것도 잘못이라면 잘못임.
스스로 떳떳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상대방에게 상처입힐 말을 해버린 거잖아. 자기 사정으로 독한 말을 한 거지.
그러면 비밀로 숨기는 건 괜찮냐고? 그것도 아니지. 좋은 남편감 만나기 전 몸 굴린 게 진짜 잘못이지. 그렇기에 반대로 정결이 미덕인 거겠고.
글에 나온 여성의 행동이라곤 남친에겐 좋게 여겨질 것 하나도 없는 것들뿐임. 죄다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음.
그런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님.
남친은 여자가 지 과거사 꺼내들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할 정도로 잘 대해줬고 확신을 줬음.
근데 여자는? 여자는 남친이 '아 이런 걸레라도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니 괜찮을 거 같다.'하는 확신을 줬나? 아니니까 저 지랄 난 거겠지?
말로는 정말로 사랑하고 아낀다, 결혼 후 가정을 보살피며 행복하게 살려 했다, 죄다 생각이고 의지일 뿐이지 행동은 아님.
진짜 사랑하고 아낀다면, 그리고 지가 잘못을 했다는 걸 알고 염치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몸을 낮출 생각부터 해야지.
바짓가랑이 붙들고, 남자 비위 맞춰주면서, 남자가 원하는 신붓감 될 생각을 해야하는 거 아님? 지금껏 남자는 그래왔잖음.
난감하다느니 이렇게 몰고간다느니, 결국 저 글은 남자가 비정상이라는 공증을 원하는 거 아님? 근데 사랑과 연애는 개인과 개인의 문제잖아.
정말로 저 남자랑 다시 맺어지고 싶다면 저러고 자빠져 있음 안 되지.
결론은, 이 글은 남자 욕하고 나 위로해달라고 쓴 글에 불과함.
혹은 되도 않는 미련을 지 사랑이라 착각하거나, 지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빡대가리의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