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원재료가 존나 구림

2. 물 타고 감미료 넣어서 잡맛 생김

들어가기 전에 소주 먹는 사람들은 술알못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길 바람.


소주가 왜 맛이 구린지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소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겠음. 


먼저 소주는 크게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나뉨. 증류식 소주는 곡물을 발효시켜서 만든 발효액을 단식증류시켜서, 희석식은 연속증류시켜서 만듬. 이름은 증류식/희석식이지만 사실 둘 다 증류하고 희석하는 건 똑같고 차이는 단식증류냐 연속증류냐 차이임.


간단히

단식증류: 한 번 증류(실제로는 이 과정을 몇번 더 반복), 원재료의 풍미를 비교적 살림, 보통 비싼 술

연속증류: 여러 번 증류(몇백번씩 돌아감), 원재료의 풍미를 없앰, 보통 저렴한 술

로 볼 수 있음.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희석식 소주는 전분이 함유된 곡물을 당화, 발효시켜 만든 발효액을 밑술로 사용해서 약 96도의 도수에 도달할 때까지 연속증류 후 물과 감미료를 타 낮은 도수로 희석시킨 술임. 쉽게 말해 걍 알코올 뽑아낼 수 있을 만큼 뽑아낸 뒤에 그냥 마시면 뒤지니까 물탔단 소리임. 그런데 이 설명을 들으면, 아마 술 좀 잘 아는 사람에겐 어딘가 익숙해보일 수도 있을 거임. 감미료를 넣는다는 점만 빼면 보드카랑 완전히 똑같으니까. 근데 씨11발 도대체 왜 보드카는 좋고 소주는 쓰레기인가?


1. 원재료가 나쁨

소주의 원료는 카사바(타피오카), 돼지감자, 감자 등을 사용함. 이새끼가 만악의 근원임. 맛이 걍 드럽게 없음.


혹시 소주를 사케 먹듯이 뜨겁게 데워 먹어본 사람 있음? 식은 소주도 좆같은데 덥힌 소주는 진짜 지옥임. 소주를 따뜻하게 먹으면 감자 잘못 익혔을 때 나는, 뭐라 말로 설명하기도 애매한 그 좆같은 향이 퍼지기 때문임. 괜히 차갑게 먹는 게 아니다. 그 좆같은 향의 근원지가 바로 저거임.


그럼 이딴 걸 대체 왜 쓰냐? 마트에 가서 보드카를 보면 가격이 적어도 소주의 10배는 넘음.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일단 이 정도 가격차를 내려면 원재료부터 손을 대야 함. 그러니 결국 다른 좋은 재료를 쓰지 않는 거임.


여전히 이게 얼마나 구린지 체감이 안 될까봐 보드카와 비교해서 보여주겠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소주는 보드카와 제조 과정이 거의 비슷함. 보드카는 딱히 어떤 원재료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 보리, 밀, 호밀, 옥수수, 콩, 감자, 심지어 우유 등등 다양한데 이 중에서도 최악으로 평가받는 게 타피오카와 감자 보드카임. 원재료의 풍미를 완전히 없애고 순수한 알코올만 남긴다는 연속증류를 했는데도 이 좆같은 풍미는 없어지질 않음.


러시아 이 미친놈들은 비행기 냉매도 알콜 들었다고 퍼마시는 놈들임. 근데 이런 양반들조차 쓰레기라고 거르는 게 타피오카 보드카다. 좆선 이 불쌍한 새끼들은 비행기 냉매만도 못한 술을 서민의 애환 어른의 참맛 ㅇㅈㄹ하면서 쳐마시고 있는 거임. 이딴 술을 싸다고 퍼마시고 알콜에 중독되니 애주가 입장에서나 알콜혐오자 입장에서나 영 좋지가 않음. 괜히 희석식 소주 없애잔 말이 나오는 게 아님. 주세법 개정하잔 말이 나오는 것도 결과적으론 희석식 소주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탈피하자는 움직임이라고 말할 수 있음. 이건 아래에서 좀 더 다룸. 


2. 낮은 도수와 감미료 첨가에 의한 잡맛


처음 소주가 나왔을 땐 소주의 도수는 35도에 육박했고 감미료는 뭐 그런 거 있지도 않던 시절이었음. 이후 소주는 점점 도수가 낮아지고 감미료가 첨가되어 왔음. 최근에는 도수가 15도 밑까지 내려갔음. 이렇게 도수가 낮아지면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밍밍해졌다', 그리고 '잡맛이 생겼다'는 것임.


저 잡맛은 물과 감미료에서 나오는 거임. 추가로 알콜 향이 약해지면서 원재료와 물의 잡맛을 잘 못가려주는 것도 있음. 소주에 들어가는 감미료는 아스파탐과 에리스리톨 등이 사용됨. 이게 뭐냐면, 요즘처럼 제로 음료 열풍이 불기 전 맛없다고 아무도 안 사 마시던 제로칼로리 음료들에 들어가던 그것들임. 잡맛이 생기는 게 당연함.


물은 그냥 마시기엔 아무 맛도 없는 것 같지만 은근히 영향을 많이 끼침. 집에서 직접 술을 담궜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수돗물 냄새가 많이 나서 실패했다'는 평이 흔히 나오는 걸 보면 꽤 큰 영향을 끼치는 듯함. 


저도주 유행이 딱히 뭐 나쁘다거나 그런 걸 말하고 싶은 건 아님. 주류 회사 입장에선 여성 소비자를 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다만 저도주로 내려오면서 잡맛이 붙은 건 사실임. 


감미료의 잡맛이 없는 소주를 맛보고 싶다면 경월그린소주가 있음. 기억할 사람 있을지 모르겠는데 옛날 두산경월 그린 그거 맞음. 우리나라에선 그린이 없어지고 처음처럼으로 바뀌었지만 일본에선 이게 그대로 유지됨. 그래서 이건 일본 쇼츄갑류 기준에 맞춰서 만들어졌는데, 쇼츄갑류는 감미료를 못 넣게 해서 감미료의 잡맛이 없음. 도수도 25도라 옛날 소주 맛에 가장 가까움. 현재 일본에서 이 제품의 파생 제품인 훈와리 경월(순하리 처음처럼 원조 그거 맞음)이 인기를 끌어서, 그 인기를 타고 한국에 다시 역수입되었음.


아래부턴 희석식 소주에 관한 TMI임

1. 소주별 맛 차이

없음. 있긴 한데 구별 불가함. 소주의 핵심인 주정은 각 회사별로 만드는 게 아니고, 생산된 주정을 모아 대한주정판매라는 곳이 독점해서 각 소주 제조사들에게 공급하는 다소 공산주의적인 방식으로 되어 있음. 다시 말해 각 소주 제조사들에는 주정을 직접 생산해 넣을 권한이 없음. 우리가 보는 소주는 그 주정에 각 회사에서 감미료와 물을 타서 만든 거임. 근데 이 배합도 거의 일정함. 그러니 소주의 맛 차이가 없을 수 밖에 없음.


2. 옛날엔 소주가 아니라 막걸리가 서민 술이었음.

원래 남은 탁주 북은 소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한은 탁주, 막걸리가, 북한은 소주가 유명했음. 안동소주가 좀 예외. 지금도 북한의 소주 품질이 더 좋음. 뿐만아니라 참이슬을 만드는 진로도 원래 북한 기업인데 남한으로 내려온거임. 사실 쌀로 술을 빚는 걸 제한하는 양곡관리법 이전까지만 해도 막걸리가 국민술이었는데 양곡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지금의 카사바 소주가 서민 술로 자리잡은 거라고 함.


3. 요즘 술자리 풍경

코로나 이후 새로 성인이 되는 세대를 중심으로 술자리 풍경이 바뀌고 있음. 코로나를 계기로 술자리가 제한되면서 전환점을 맞은 듯함. 소주에서 벗어나서 하이볼과 칵테일 열풍이 부는 중. 이에 따라 편의점에도 예전이라면 절대 상상도 못했을 RTD(Ready To Drink)가 들어오고 있음. 이 시기 늘어난 주류 관련 컨텐츠가 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임. 또한 이전의 폭음 문화에서 벗어나 적당히 여유있게 마시자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 같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함. 


4. 주세법 개정

전부터 주세법 개정에 대한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음. 여러가지 논의점이 있지만 가장 큰 건 종량세 전환 부분임. 현재의 주세 방식인 종가세는 물품의 가격에 세금을 매겨 저질 술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방식임. 이걸 용량별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바꾸잔 거임. 사실 종가세를 채택한 것은 일부러 소주를 밀어주려고 그런 게 큼. 과거엔 아예 소주만 세금을 덜 떼도록 차별 대우까지 해 줬음. 현재는 막걸리와 맥주에 한해 종량세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는데, 이걸 전 주류 품목으로 확대하면 저질의 술을 폭음하고 알콜 중독에 빠지는 일은 줄어들고, 고품질의 술이 생산되기 더 좋은 환경이 되어 한국 주류 시장이 발전할 거라는 기대가 있음. 실제로 선례도 있는디 일본은 한국처럼 원래 종가세였다가 종량세로 변환한 이후 주류 시장이 발전했음. 사실 한국의 주세법은 분류 방식도 그렇고 옛날 일본 주세법에서 가져온 게 많아 상당히 낡고 문제가 많은 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