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악마숭배자들이 수 년 동안의 꼼꼼한 준비 끝에 악마를 소환해내었다.


제물로 바쳐진 여인의 모습을 빌어 나타난 악마는 자신을 현신하게 도운 세 숭배자들의 노력을 가상하게 여겨 각자에게 한 가지씩의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말했다.




첫 번째 숭배자가 말했다, "저는 얼마나 함께하든 결코 질리지 않고 쾌락을 줄 수 있는 여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악마는 곧장 손을 휘둘러서 온 세상의 아름다움과 음란함을 한 몸에 담은 듯한 미녀를 만들어 숭배자의 곁으로 보내었다.


두 번째 숭배자는 말했다,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향기로운 술을 원없이 마시고 싶습니다."


악마는 숭배자의 손에 술병 하나를 쥐어준 뒤 세상의 모든 최상급 술이 원하는 대로 무한히 나오도록 하는 주술을 걸어주었다.


마지막 숭배자도 소원을 빌었다, "저는 정신을 끝없이 고양시켜 세상의 모든 것을 누운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마약을 가지고 싶습니다."


마지막 숭배자는 악마로부터 천국과 지옥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연기가 담긴 연초와 그를 태울 장죽을 받아들게 되었다.




악마는 모든 선물을 내려준 뒤 세 숭배자들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세 개의 방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고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너희에게 주어진 선물이 완벽한 선물인지 궁금할 터, 내가 잠시 내 거처의 방 세 개를 내줄 터이니 선물을 얼마든지 즐기며 확인해 보거라. 만일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바꿔주마."


세 악마숭배자가 각자 방 안에 들어가 문을 닫은 뒤 시간이 지나고, 악마는 자신을 소환한 그들의 상태를 확인하려 첫 번째 숭배자의 문부터 열어보았다.




첫 번째 숭배자는 방 한가운데의 침대에서 끝없이 솟아나는 정욕을 마음껏 쏟아내다 정력이 고갈되어 죽어있었고, 악마가 소환했던 미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악마는 방 안에 갇힌 숭배자의 영혼을 빨아들였고, 극한의 색욕으로 절여진 영혼을 한조각 한조각 맛보며 그 끝없는 풍미를 즐겼다.


두 번째 숭배자는 어떤 풍미와 향취의 술이든 나오는 술병으로 세상의 모든 술을 마셔보다 병나발을 불기에 이르렀고, 방 한가운데에서 병을 목구멍까지 꽂아넣은 채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죽어있었다.


악마는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 영혼을 빨아들여 탐욕으로 얼룩진 영혼을 느긋하게 즐겼다.




악마는 두 영혼을 즐긴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번에는 어떤 죄악이 배어있는 영혼을 맛볼지 기대하며 세 번째 숭배자가 들어간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세 번째 숭배자는 연초의 끝없는 고양감에 뇌가 터져 죽어있기는커녕 멀쩡히 살아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악마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어떻게 아직 살...아니, 왜 내 선물을 즐기지 않은 것이냐?"












"불을 줘야지 시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