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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스텝 지역에 거친 약탈 민족답지 않게 온화하고 화기애애한 유목민 부족이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이 소문이 점차 유명해지자, 인류학에 대해 연구하던 어느 학자가 모험가 길드에 의뢰를 해서 조사차 부족을 방문하게 되었다.


유목민들의 따스한 환대를 받고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 학자는 그날 저녁 족장과 마주앉아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소문답게 정말로 분위기가 화목하고 따스해서 외지인인 저도 마치 가족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약탈 민족이라고 편견을 가졌던 과거가 부끄러워질 정도입니다. 혹시 이 회목한 분위기에 어떤 비결이 있으십니까?"




모험가의 통역을 들은 족장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이게 다 전사장이기도 한 내 부인 덕분이오. 옛날에 부족에서 마차만한 덩치의 맹수를 기른 적이 있었는데 말이지..."


족장은 잠시 과거를 떠올리는 듯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하루는 다른 부족과 싸우는 중에 그 맹수가 아내에게 달려들어서 들이받아 낙마시켜 다치게 만든 일이 있었소. 안사람은 부상을 입었는데도 그저 웃으며 '하나'라고 말하고는 그놈을 쓰다듬었지.


얼마 뒤, 애완 맹수가 부족에서 기르던 양을 사냥하겠다고 뛰어다니다가 최고의 전리품들만 든 상자를 짓밟아 으깨버리는 사고를 쳤소. 그때도 아내는 '둘'이라고만 하고 웃으며 그놈 턱을 긁어주었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부족의 전사들을 이끌고 약탈을 나갔다가 돌아왔는데 맹수 녀석이 야영지를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것을 보게 되었소. 그런데 안사람이 '셋'이라고 하더니 그대로 손에 쥔 도끼로 맹수의 골통을 쪼개 놨지.


평소에는 안 그러길래 내 놀라서 소리쳤소, '당신 미쳤어? 갑자기 왜 그래!'


그러자 그이가 날 보고 웃으며 말하더군."








" '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