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보병

전열보병 하면 사람들은 고위 장교는 안 죽이는 기사도 정신, 병신같은 총기의 명중률, 엄폐도 안하고 멀뚱멀뚱하게 있다가 뒤지는 것들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당시의 야전에서 전열보병을 이길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창병과 연계한 필승 콤보를 자랑하던 테르시오 방진도 전열보병을 선형 진형에 밀려서 뒤져버렸고

"와 ㅋㅋ 이새끼들 개좆밥같아 보이는 새끼들이네?"

하고 무지성 닥돌을 찍던 동양과 중동의 프렌즈들은 열병기와 냉병기가 적절히 혼합된 머스킷 방진의 불맛을 보고선 그대로 착해져서 땅 속의 좋은 양분이 되어 주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전열보병의 생활은 어땠을까?

한번 알아보자

1. 19세기 초반, 그러니까 전열보병 시기에 위관급&영관급 장교는 탁 하니 억 하고 뒤졌다 수준으로 뒤지게 갈려나갔고, 높으신 장교님들 자리엔 늘 티오가 남아돌았다



?? 장교는 후방에서 꿀빨던거 아니냐고?


"그럼 전열 통제는 조상님이 해 주시냐 이새끼야?"


장교가 졸라 뒤지는 이유는 전열통제랑 지시 내려야해서 맨 앞에서 버텼기에 백병전&사격전 시에 뒤질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전투 끝나고 적군 시체 루팅 시마이치고 밥먹으면서 노가리까다 문득

"뭐냐? 우리 중대장(중위) 안보인다? 아까 뒤졌나보네?"

하고 삼고빔 땡 하고 밥먹을 정도로 장교 소모율이 심했음

2. 왜 저때 위관이랑 영관 장교들은 후방에서 지휘를 안하냐? 목숨이 두개임?


당시 후방에서 육성지휘를 하기엔 총성이랑 고함때문에 뒤지게 힘들고, 총 한번 쏘면 흑색화약 특유의 포연으로 시야가 완전히 가렸다


통신도 제한되는 당시 시대상 전령이 부리나케 뛰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면 적이 전술.전략적으로 유리한 지대를 따먹어 버리고 니가와를 시전하거나 아예 포위해서 말려죽이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적당히 전장에 열기에 얼이 빠지고 흘러빠진 병사들을 향해 귀싸대기를 올려붙이며


"중대장은 실망했다"


대사를 쳐주면서 옆 소.중.대대와 전열을 맞추던가 상황에 따라(적 기병이 끼요오옷 하고 달려온다던가 적 포병이 아군의 밀집대형 보고 존나 포를 쏴댄다던가) 진형을 바꾸는 작업을 했다


또한 프랑스군 제외 위관급 장교들이 맨 앞에서 전열 컨트롤 안하고 측면에 부사관들이 붙어서 모랄 유지 안해주면 모랄빵 터져서 탈영률이 급증했다



3. 위관급 뒤지는건 그렇다 치는데, 그럼 고위 장교는 안 죽었냐?

프로이센(독일) 왕태자 페르디난트 대공은 현실 우마뾰이좀 했었는지 신나서 바게뜨 놈들 멱좀 따려고 돌격하다 바게뜨 병참장교한테 칼찌맞아 뒤진 사례가 있고

장 란 원수 등 장성급들도 도탄된 포탄이나 총탄에 맞아서 죽는 경우가 꽤 많았다

또한 대령급 장교들도 백병전에 휘말려서 마상전투를 벌이거나 아예 총검을 들고 싸우다 죽는 경우가 꽤 많았다

4. 왜 이새끼들은 은엄폐 안하고 선형으로 뭉쳐다니냐? 병신임?


전열보병 하면 기형적인 횡대형 선형 전열을 유지하며 다니는 것을 볼수 있다


현대로선 선형 전열을 유지하는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데


제일 중요한 부족한 사격훈련과 숙련도로 인해 횡대형 전열을 갖춰 지속적인 화력 투사를 노렸다는 것이다.


 안 뭉치고 산개해서 다니면 적 우마뾰이들이

"우와 땅개새끼들이 흩어져 다니네? 뒤지고 싶니? ㅎㅎ"

를 외치며 신나게 달려와서 쑹펑쑹펑 비어있던 땅개들의 전열을 충격력으로 부숴버리더니 패닉에 빠진 땅개들의 머리통이랑 몸을 친절하게 분리해줬고

위의 것과 유사하게 제대로 뭉쳐있지 않고 산개형 전투대형을 갖추고 교전하면 대형을 갖춘채 돌격해 오는 보병들의 충격력에 와장창 무너지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산개해서 교전을 하진 않았다


또 너무 뭉쳐다니면 포병한테 묵사발이 되기 때문에 보통 전열보병은 3열 횡대로 굴러다녔다

물론 목숨은 소중하니까 산개해서 유격전을 펼치는 경보병을 제외한 보병들도 지형지물이나 환경&적 규모에 따라서 은엄폐를 하거나 참호를 파서 교전했음


물론 저것도 상황 따라서 해야지 유머챈 친구들이 저 시대 장교인데 적이 이리로 내려오는걸 막아야 한답시고 21세기 감수성으로

"병사들의 목숨은 소중하니까 모조리 산개시키고 엄폐물을 찾아서 엄폐하게 한 뒤 조준사격하게 합시다"

라고 한다면 순식간에 대대의 관심장교가 되어 감격에 찬 눈물을 흘리는 작전과장님과 대대장님에게서 쏟아지는 뜨거운 주먹과 쪼인트 세례를 받을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요약하자면 전열보병은 60미터짜리 창을 든 창병이 대오를 갖춰서 전투를 벌이는 것이라 생각하자


그냥 존나 긴, 한방 맞으면 바로 골로 가는 창을 든 창병이라 생각하면 된다

4. 저 시기에 특수부대는 없었나?


정찰과 저격병 역할을 도맡던 뛰어난 사수들인 스커미셔들이 그 역할을 맡았다


얘들은 에붕이들 생각처럼 뭉쳐다니면서 장교 구령에 맞춰 총질하는것 보단 산개해서 자유사격으로 저격하는 스타일로 상대 장교들의 대가리를 날리는 식으로 빅엿을 먹였다

이 친구들도 활강형 머스킷을 썼는데, 머스킷 명중률 좆구리다는건 개소리다. 활강형도 훈련만 제대로 하면 70미터까지 커버쳐서 기동중인 기병대 대가리를 깨뜨린 전적도 있다


나무위키 딸깍하고 아따 암튼 명중률 개병신이랑께요 라고 유튜브에서 떠드는 소리를 들으면 곤란하다.


영국을 제외한 대다수는 초석 수급이 힘들어서 사격훈련을 "했다 치고" 하는 조선군식 가라를 쳐서 숙련도가 저조했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였으며

프랑스군은 이 문제를 토양에서 질산칼륨을 배양하는 방법으로 어느정도 화약 수급 문제를 해결했다

영국군에선 더 나아가선 강선형 라이플을 든 라이플병들이 저격질로 프랑스군을 괴롭혔다

무려 720미터를 연속으로 저격해 장군과 그 부관의 머리통을 날려버린 기록도 있을 정도다

6. 저때 기사도 정신이 있어서 정정당당...아니 병신같이 싸웠다는데 진짜냐?

기사도 정신(왕세자인거 알아도 좆까고 찔러죽이기)

기사도 정신(사거리 들어오자마자 선빵치고 전열 교대하며 사격해서 피해 강요하기)

기사도 정신(전열 통제하던 장교와 부사관만 노리고 저격질해서 분탕치기)

기사도 정신(포병 전진사격으로 상대 기병과 도망치던 장교진 피떡으로 만들어 버리기)


그런 중세 감수성에 찌든 기사도가 어쩌니 하는 것들은 근대 감수성을 가진 화승총병들이 모조리 다 죽여버렸으니 안심하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