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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남자가 주점에 들어서서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버번 위스키를 각각 한 잔씩 주문했다.


흥미를 느낀 바텐더가 술을 내오며 말을 걸었다, "한 번에 이렇게 주문하시는 걸 보니 오늘 하루가 퍽 힘드셨나 봅디다?"


"딱히 힘들진 않았소," 남자가 답했다. "형제가 둘 있어서 젊었을 때는 같이 쏘다니면서 술 한 잔씩 걸치곤 그랬지. 그런데 가족 사업 문제로 크게 다툰 뒤로 형은 프랑스로 건너갔고 동생은 미국으로 떠나가서 나만 이 동네에 남게 되었소."


"그래서 이제 얼굴 한 번 보기 어려워졌지만 그 옛날 셋이서 함께하던 시간이라도 좀 기억해보겠다고 이렇게 기분이라도 내기로 한 거요." 그 말과 함께 남자는 마지막 술잔을 비웠다.




그 뒤로 남자는 매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와서 위스키 3잔을 주문했고, 잔 3개를 세 사람이 앉듯 늘어놓고 차례로 마신 뒤 일어서는 모습은 점차 그 주점만의 명물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침울한 얼굴로 주점에 들어서더니 스카치 위스키는 주문하지 않고 아이리시 위스키와 버번 위스키만 한 잔씩 주문했다.


떠들며 주점의 명물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바텐더는 안타깝다는 얼굴로 위로를 건넸다, "형제를 잃으셔서 슬픔이 크시겠습니다. 어느 분이 변을 당하셨는지..."


바텐더의 위로를 들은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어, 아? 아, 따지자면 나요. 마누라가 금주령을 내려서 내가 술을 끊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