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그리스 신화 잡소리

그리스 신화에는 오만 가지 인간 군상이 다 나타남, 이게 진짜 이 개막장 신화에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인가 의심될 수준의 보살도 있고 그와 반대로 (심한 말)(심한 말)(심한 말) 수준의 개망나니도 있음


그리고 당연하게도 신화라는 게 옛날 이야기 모음집인 만큼 고대에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던 접대의 관습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음


손님이 찾아와서 한번 집 안에 들였으면 그놈이 아무리 철천지원수 개새끼라도 밥 든든하게 먹이고 친절하게 대해줘야 하고, 손님도 주인이 환대해줬으면 예의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스웨덴 놈들만 모르는 이 국룰은 그리스 신화에서도 안 지켰다가 좆된 놈이 나옴




카이니스/카이네우스의 이야기 배경이 되었던 테살리아의 라피타이족은 민족 지도자 밑에 여러 하위 도시들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 도시들 중 하나에 익시온이라는 왕이 있었음(카이니스의 아버지 엘라토스가 민족 지도자였음)


아레스의 손자로 난폭한 전사였던 그는 어른이 되었을 때 바로 옆동네 페라이보이족의 공주 디아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이때 처가에 지불해야 할 결혼 지참금을 매우 중대한 이유로 떼먹음


그냥 내기 싫어서




사위의 이런 뻔뻔함에 화가 난 장인 데이오네우스는 사위놈 버르장머리를 좀 고쳐놓겠다고 익시온의 마구간에서 말을 여러 마리 훔쳐감


익시온은 지가 지참금 떼먹는 것은 관대히 용서할 수 있었지만 누가 자기 말 훔쳐가는 것은 용서할 수 없었기에 데이오네우스의 말도둑질에 큰 앙심을 품었고, 얼마 뒤 지참금 액수를 의논하자는 핑계로 장인어른을 라리사로 불러내어 연회를 열기로 함


문제는 이제 그 연회 화톳불에 올라가는 게 연회용 고기가 아니라 장인어른이었다는 거지




(끔찍한 이미지 대신 맛있는 통바베큐나 봐)

돈 내기 싫다고 장인어른을 바베큐로 만들어버리는 이 행동은 순식간에 온동네에 소문이 났고, 패륜+손님 살해로 따따블 씹새끼가 되어버린 익시온은 자기 도시에서 추방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라피타이족 전체에 수배되어 떠도는 신세가 됨


그런데 추방자가 되어 거지꼴을 한 채 누구와도 대화하지 못하고 쫓겨다니던 익시온을 가엾게 여긴 이가 있었으니 바로 올림포스에서 잠깐 마실나온 제우스였음


분명 중죄인은 맞는데 몰골이 너무 딱하게 생겨서 캣먐식 동정심을 느낀 제우스는 익시온의 죄를 신의 직권으로 사면해 주었고, 다시는 접대의 관습을 어기지 말라며 그를 올림포스로 데려가 멀끔하게 단장해주고 올림포스의 연회에까지 초대해 주었음




그런데 제우스의 관대한 호의로 연회에 참석한 익시온은 연회장에서 제우스에게 감사인사를 올리다가 제우스의 옆자리에 와서 앉은 헤라를 보게 되었고, 그 우아한 미모와 새하얀 살결을 덮치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들어버림


손님을 태워죽여서 접대의 관습을 어겼다고 추방된 미친놈이 이번에는 손님이 되어서 주인 아내를 따먹으려고 드는 스웨덴 악마도 안할 생각을 한 거


익시온은 그 때부터 헤라를 은근슬쩍 성추행하거나 공공연히 헤라가 자신을 사랑하여 정부로 삼았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등 선 넘는 짓거리를 계속함


그리고 제우스는 지가 NTR하는 건 괜찮아도 NTR당하는 건 절대 못참는 극한의 내로남불 끝판왕이었으니...




익시온이 자기를 자꾸 스토킹한다는 헤라의 불평도 있고, 그놈이 퍼트리고 다니는 헛소문도 그렇고 해서 구해줬더니 NTR 시도하는 배은망덕한 씹새끼를 담가버리기로 한 제우스는 물증을 얻기 위해 함정을 팠으니


제우스는 구름을 반죽해서 헤라의 모습을 한 인형을 만들어낸 뒤 익시온에게 보내었고, 익시온은 그 등신대 인형을 보자마자 좋아라 하고 박아대기 시작했음




대충 익시온이 구름오나홀과 질펀한 야스를 마칠 때쯤 제우스가 현장을 덮쳐서 익시온이 기회만 있으면 헤라를 NTR하려고 했다는 증거를 잡아내었고, 직후 제우스는 익시온을 신명나게 번개로 두들겨서 가루로 만들어버린 뒤 타르타로스에 처박아버림


그렇게 타르타로스에 처박힌 익시온은 멈추지 않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바퀴에 묶여서 영원히 강제 G-LOC 훈련을 당하게 됨


그리고 익시온이 헤라인 줄 알고 야스한 헤라 모양 구름인형은 익시온의 정을 받은 뒤 의식을 각성해서 네펠레라는 이름의 님프가 되었고, 이 네펠레가 익시온의 정자로 임신해서 낳은 켄타우로스(Centauros)가 모든 켄타우로스(Centaurs) 종족의 조상이 됨










아까 제우스가 NTR하는 건 좋아해도 당하는 건 싫어하는 내로남불 끝판왕이라 했을 거임


그렇다, 제우스는 이미 NTR을 마친 상태다


익시온이 디아와 결혼하여 신혼이었을 때 이미 제우스는 익시온인 척 디아를 따먹었는데 그때 태어난 것이 바로 이전 편에 결혼식 올리다가 켄타우로스들의 난동에 휘말린 라피티아족 전체의 왕 페이리토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