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 정도로 있으면 그게 맞지. 그리고 거기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강의나 수업에 집중하려고 모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근데 일반 교실에서는 그게 잘 되지 않아.
에어컨을 켜도 시원하지 않다는 말이 들어오면 이게 진짜 날이 더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에어컨이 고장이 난 건지도 파악하기 힘들거든? 그래서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보려고 함. 급할 때는 수업 중에도 양해 구하고 그냥 들어가지.
근데 그렇게 들어가보면 열려 있는 창문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단순하게 밖으로 나가는 창문만 있는 게 아니라 복도쪽 창문이 열려 있는 경우도 꽤 있음.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면 애들이 당연히 왔다갔다 하면서 앞문 뒷문을 여는데 이 문을 열고 나가면서 닫는 애들이 거의 없어. 그냥 열어 두더라고. 아니 그렇게 여러 곳을 열어 두고, 20명 이상이 생활하고 있는데 에어컨의 효과가 잘 나올리가 없지.
즉 일반 교실에서 집에서처럼 에어컨의 효과를 누리려면 아예 에어컨을 엄청나게 낮은 온도로 두고 강풍으로 틀어놔야 가능할까 말까라는 소리지.
근데 그게 되겠음? 안 그래도 공문으로 '요즘 전력 수요가 많고 공급은 부족한 시기이니 전기 아껴라'는 권고를 넘어서 아예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는 에어컨을 끄라고 지시가 내려오고 온도 지정 내려오고 계속 그래. 학교가 학교 돈 안 낸다고 무작정 강하게 트는게 과연 도의적으로 맞을까? 우리도 아껴줄 건 아껴줘야지. 솔직히 말해서 내 돈 나가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강하게 틀어주면 나야 편하고 학생들한테도 고맙다고 소리 듣고 좋아. 근데 관리직이면 알아야지. 내 돈 나가는 거 아니어도 어딘가에서는 돈이 나가고 전기가 나간다는 걸.
내 입장에서도 답답하지. 에어컨이 약한 거 같아도 일단 창이랑 문은 닫아 놓고 시간이 지나도 더우면 그때 내려오면 되는데 일단 덥다 싶으면 바로 창문부터 열고 보는데 에어컨이 효과를 볼리가 있나.
교무실에 가면 시원하다고? 아니 그럼 한 학년 기준 5명이 있는 교무실과 25명이 있는 교실이 같을 리가 있나. 심지어 교무실은 창문이랑 문 다 닫아놓고 나갈 때도 확실하게 문단속하고 지내는데 온도 유지되는 효율이 같을 리가 없지. 긴팔 입고 있는 사람이 있다? 당연한 소리를 하네. 5명 중에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 입장에 맞춰서 온도를 맞출게 아니라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 입장에서 맞춰야 하니까 추운 사람은 알아서 긴 팔 입는 거지.
내가 친한 학생들도 있고 하니까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을 해도, 애들 자체가 참을성이 없어서 내부 온도가 시원해질 때까지 못 기다리는 경우가 솔직히 많아. 교실 안에 추운 사람 더운 사람 다 다른데 그거 고려할 생각 안하는 경우는 더 많고.
시설 확인해보려고 돌아다니면 창문이 문제가 아니라 앞문 뒷문 열어놓고 지내는 교실이 얼마나 많은데, 에어컨은 틀어져 있고
그나마 반장이나 주도적으로 하는 애들이 잘 관리하는 반은 잘 해. 거긴 같은 온도인데도 들어가보면 시원하다는 게 느껴져. 얘들부터 잘 하니까 그런 거임. 근데 왜 옆 반은 시원한데 우리 반은 더워요?하면 나는 '봐봐라 여기 창문 열려 있네. 문도 닫고 다니고 해라'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지.
아 순간 쌓인게 많아서인지 댓글을 길게 썼다.. 아무튼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