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생트.

뭐 고흐가 먹고 귀를 잘랐네 어쨌네

하여간 예술가들에겐 유명한 술임.

별칭은 초록요정 or 초록 악마.


이 술은 종가인 스위스에서

무려 100년 가까이 생산이 금지되었고

프랑스에서도 금지를 먹었다가

2000년대 초입이 되어서야 겨우 해금됨.


이 술에는 좀 특이한 재료가 하나 있는데

그랜드 웜우드라고 하는

그냥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쓴쑥임.

떡에 넣어먹거나 탕에 들어가는 그 쑥 맞음.

고대 그리스부터 해열 등에 쓰이던

유럽에서는 역사깊은 약재 중 하나임.


압생트가 금지된 이유 중 하나가 이 쑥의 성분인 

튜존(Thujone)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당시 이 튜존이 환각을 일으킨다는 주장 때문임.



ㅅㅂ그럼 위험한거 아냐라고 할텐데

사실 이 튜존은 일반 쑥에도 있는 성분이고

향신료로 쓰는 오레가노에도 있음.


결정적으로 수도원에서 만드는 술로 유명한

"리큐르의 여왕" 샤르트뢰즈에도

이 튜존이 함유되어 있음.




그럼 ㅅㅂ 대체 뭐야라고 묻는다면

19세기부터 미쳐돌아가던 유럽대륙 주류시장을 알아야 함.


미국에서 건너온 필록세라라고 하는 이 진딧물은

포도나무에 달라붙어 진액을 빨아먹는데

이 진딧물에 당한 포도나무는 영양흡수가 안 되어서

최종적으로 말라죽음.


문제는 미국산 포도나무는 이놈에게 저항성이 있었는데

토종 유럽산 포도나무는 생전 처음 보는 이 버러지에게

손도 못 쓰고 학살을 당하기 시작함.

이때부터 유럽 와인시장은 작살나기 시작하는데

특히 프랑스가 가장 데미지가 컸고

와인이랑 코냑(브랜디) 가격이 미친듯이 떡상함.

그리고 이 때 이후로 유럽토종 포도나무는 절멸.


와인 생산량이 줄어들자 술 없이 못사는 유럽 서민들은

대체재를 찾기 시작하는데 압생트나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임.

하지만 당시에는 도수 40퍼 같은 법규따윈 없다보니

알콜 도수는 그냥 만드는 놈 꼴리는대로였음.

심하면 60%는 기본이고 80% 이상도 있었음.


아무튼 이런 QC도 제대로 안 되는 술이 마구 번지니

사건 사고가 안 날 수가 없었음.

바다 건너 영국은 18세기부터 빈민가를 중심으로

가내 제조된 진(Gin)이 심각한 사회문제였고

서유럽도 술 문화가 와인에서 압생트로 옮겨가면서

영국의 진과 똑같은 문제를 일으킴.


결국 스위스의 어떤 꽐라 농부가 술 처마시고 일가족을 살해했는데

그 술 중에 압생트가 있었다는 걸 당시 기레기들이 쪼아댔고

그 농부는 압생트 탓을 하다가 살자하는 사건이 발생함.

(정작 농부가 제일 많이 퍼마신 건 수제 와인이랑 브랜디였음)


이 이후로 1908년 스위스는 압생트 제조를 금지당하고

프랑스도 1915년 압생트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함.

물론 와인&꼬냑 업자들의 로비가 있긴 했지만

그 당시 유통되던 싸구려 압생트들은 색이나 향을 내려고

별별 이상한 화학약품을 첨가하는 경우가 잦았음.

와인에 코카인 넣어서 팔던 시절이니 말 다함.


흔히 고흐가 영감을 받은 술로 알려져서

무슨 환각제 취급을 받기도 했는데

현대 기준으로 고흐는 그냥 중증 알콜 중독자였음.

압생트는 그냥 핑계일뿐.


다만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금지를 피해갔는데

영국은 압생트보다 진이 더 문제였고

다른 나라들에서 압생트는 듣보잡 술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잊혀지거나 비밀리에 유통됨.


여하긴 이 압생트는 20세기 말까지 억까당하다가

2000년대부터 알콜 외에는 유해성이 없다고 인정받아

현재는 절찬리에 유통중.







이 늦은 밤에 왜 이런 썰을 푸냐면





캬 이궈궈던

거 술맛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