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토디안 가드들은 황제의 친위대인 만큼 제국보다도 황금 옥좌에 안치된 황제의 안위를 중요시함
그래서 이들은 아군일지라도 매의 눈으로 감시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면 변장하고 침투하는 일까지도 불사하지
커스토디안 가드들이 침투한 곳 중에는 테라의 궤도에서 최종 방위선 역할을 맡는 임페리얼 피스트 챕터의 기함 팔랑크스도 있음
팔랑크스는 어지간한 위성만큼 거대한 전함인 데다가 기술의 암흑기 시절 물건이라 원래부터 함선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음
거기다가 임페리얼 피스트 챕터가 한 차례 소멸하고 다시 재건되는 등 여러 일 때문에 함선을 관리할 인력도 없어서 함선은 겉모습만 그럴 듯한 우주 요새지 사실상 뭐가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상태였지
심지어 관리가 안 되니까 함내에서 카오스가 창궐해서 무기 시스템으로 황궁을 노리는 바람에 무작위 워프로 테라를 떠나야 했던 일도 있었고
다행히 프라이마크 로부테 길리먼이 부활해서 테라로 온 뒤, 길리먼의 지원으로 함선 수리 정비를 도울 인력과 함내 관리 인력이 도착해서 어느 정도 팔랑크스 운영에는 숨통이 트였음
거기다가 기술 실전으로 못 고치고 있던 함선 기능들이 몇 개 되살아나기까지 했고
갑자기 뒤진 기능이 되살아난다는 게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함선 수리 정비 인력으로 들어온 오그린(지능은 나쁜데 덩치 크고 힘센 아인종)들 틈에 몰래 커스토디안 가드들이 오그린인 척하고 숨어들어와서 황제 소유의 암흑기 기술로 다 고쳐놓고 간 거임
원래 목적은 전에 팔랑크스 내에 카오스가 침투해서 황궁 날려버리려고 했던 사건처럼 문제 생기면 바로 팔랑크스를 자침시키려고 폭탄 심으러 온 거지만, 아직 제국 소유니까 더 써먹게 겸사겸사 수리도 하고 간 거
그런데 사실 임페리얼 피스트 챕터는 커스토디안 가드들이 숨어들어온 걸 알고 있었음
능지 박살난 오그린들 사이에 수상하게 똑똑한 오그린들이 껴 있는데 걔네가 밤마다 슬쩍 일어나서 돌아다니면 수상할 수밖에
근데 왠지 모른 척 안 하면 반역자 취급 당할 거 같아서 안 보이는 척하는 중
그렇게 오늘도 팔랑크스 안에서는 바보인 척 하는 커가들과 모르는 척하는 마린들의 자강두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우리가 숨어들어온 거 안 들켰겠지?
???: 우리가 숨어들어온 걸 안다는 거 안 들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