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신화

그리스 신화에서 처녀 맹세란 건 내가 지키겠다고 한 거지 남들이 지켜주겠다고 한 건 아니기에 그남충에게 잘못 걸리면 알빠노 당하기 일쑤임


그리고 그건 신이라고 예외가 아니라서, 대표적인 세 처녀신들도 전부 못해도 한 번씩은 처녀를 따일 위기에 처한 적이 있지




헤스티아는 처녀 맹세를 한 직후 포세이돈과 아폴론, 아레스에게 동시에 프러포즈를 받았고, 세 신들이 서로 으르렁대는 사이 선수를 치려던 포세이돈에게 강간당할 뻔 한 적이 있었음




아테나는 포세이돈의 청혼을 거절한 적도 있고, 갑옷을 수리하러 헤파이스토스의 공방을 찾아갔다가 포세이돈의 충동질에 넘어간 대장장이 신에게 덮쳐진 적도 있지




하지만 처녀신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노려진 건 처녀들의 수호신 아르테미스였음


그녀를 노리고 사냥단에 가입한 오리온이라던지, 아르테미스 때문에 내분이 난 알로아다이 형제라던지, 알페이오스같은 강의 신들이라던지...


이렇게 처녀신들 중 유독 아르테미스가 자주 타겟이 된 건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음




하나는 일단 아르테미스가 세 처녀신들 중 가장 만만하다는 거


헤스티아는 제물을 태울 때도 쓰이는 화로의 여신이다보니 자기를 건드리는 신의 제물 지분을 뺏어서 밥줄컷해버릴 수 있고, 포세이돈에게 노려졌을 때도 밥 안 준다는 협박과 제우스의 도움으로 벗어날 수 있었음


아테나는 제우스와 관련된 예언 때문에 특별감시 대상이라서 어지간해서는 아테나를 건드릴 엄두를 못 내는 데다 스스로의 완력도 세서 힘으로 찍어누르지도 못하지


그런데 아르테미스는 활이랑 화살 없고 강이나 샘물이 없는 곳이면 사실상 평범한 님프랑 다를 게 없는 스펙을 가졌고, 당연히 제압하기 상대적으로 쉬워서 많이 노려지는 거




또 다른 이유는 아르테미스가 샘물의 수호신이라는 이명을 가질 정도로 물의 권능과 밀접한 여신이라는 거임


아르테미스는 부하 사냥꾼 겸 시녀로 물의 하급 여신 60명을 데리고 다니기에 이들의 권능을 빌려서 물을 매개로 한 마법을 쓸 수 있지

그런데 이런 물의 하급 신들이 6000명이 있고,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자손인 이 6000명은 세상의 모든 물을 똑같은 지분으로 나누어서 관리함




즉 아르테미스는 세상 모든 물의 지배권 중 1%를 가지고 있고, 아르테미스를 따먹고 결혼까지 골인하는 남자는 전체 물의 1%를 지배하는 권능을 날로 먹을 수 있다는 거


그래서 아르테미스의 처녀를 따려고 시도한 이들 중에는 유독 물의 신격과 관련된 이들이 많지


포세이돈의 아들들인 오리온과 알로아다이 형제라든지, 강의 신들인 알페이오스나 부파고스라던지...






???: 신들 중 상대적으로 만만한데 따먹으면 물의 신 주주총회 지지율 1%도 따라온다? 이건 못 참지


그게 그 친구가 화살꽂이가 되기 전 마지막 유언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