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테네에서 정립된 전승이 주류였기에 아테나를 띄워주는 전승에 아레스가 메인인 전승이 밀려서 아레스가 동네북인 거라고 많이 알려져 있음


하지만 사실 우리가 읽는 그리스 신화의 전승들은 아테네에서만 정립된 것이 아니라 에게 해에 속한 고대 그리스 문화권 전역의 것들이 조각조각 모인 것들임




대표적인 전승을 정립한 시인들의 면면을 보면 호메로스는 에게 해의 키오스 섬 출신이라는 설이 유력하고


헤시오도스는 보이오티아 출신으로 테베 일대의 전승에 따라 <신통기>를 집필했으며


파우사니아스는 리디아 출신에 펠로폰네소스 반도 일대의 전승을 위주로 정리함


실질적으로 우리가 아는 그리스 신화는 아테네뿐만 아니라 테베, 스파르타, 크레타, 소아시아 등 에게 해 전역의 서로 다른 전승들이 모두 집대성된 것이라는 거




그런데 그 대부분의 전승들에서 아레스는 공통적으로 툭하면 맞고 찡찡대는 동네북으로 묘사됨


이게 아테네 전승을 주류로 만든 아테네 시인들의 농간일까? 그렇지 않음


그보다 우리는 그리스 신화가 정립된 배경에 주목해야 함




본격적으로 그리스 신화가 구전되고 기록된 것은 미케네 문명이 바다 민족의 침공과 도리스 인의 남하로 인해 멸망하고,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거주민 90%가 증발하는 등 전란으로 인해 재!앙을 겪은 후임


무자비한 초토화 전쟁과 원초적인 살육으로 인한 공포가 극대화된 시기에 신화가 정립되었단 거지




그런데 아레스의 신격은 전쟁과 살육, 군인의 신격이야


암흑기를 겪은 그리스인들이 혐오할 만한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신격이고, 그렇기에 신화에서 부정적이고 홀대당하도록 묘사될 수밖에 없는 신격


그렇기에 아레스를 따라다니는 신들도 패주의 신 포보스와 공포의 신 데이모스지




반대로 아테나는 전쟁의 신격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지혜의 신격이 더 주된 것이기에 무자비한 전쟁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아레스와 달리 아테나는 정도를 지키고 이득을 얻은 뒤 멈추는 전쟁을 상징하는 면이 강함


그렇기에 그녀의 곁에는 승리의 여신 니케가 따라다니는 것으로 묘사되고


신화상에서 아레스보다는 아테나가 더 긍정적으로 묘사되며, 아레스는 홀대당하는 듯한 묘사가 나타난 거




물론 전사에게 필요한 거리낌없는 살육과 군인 정신, 투쟁심 등의 신격이 아레스의 신격이었기에 필요할 때는 아레스도 널리 숭배받았음


전쟁에 나설 때의 그리스인들은 아테네를 제외하면 아레스에게 기도를 올렸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마케도니아군은 전투 구호로 아레스의 이명인 에뉘알리오스를 외쳤으며


절도 있는 군인 정신을 높이 친 이후의 로마인들은 아레스의 신격을 덧입힌 마르스를 주신급으로 높게 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