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거 말고.
예를 들어 워터세븐에서 우솝이 임시 탈퇴했었을 때 나미의 닦달에도 화해를 거부했었을 때라든지, 알라바스타에서 비비한테 "우린 해적이라 어차피 반란군 기지에 같이 가봤자 마이너스다"라면서 방향 전환을 제시하고 타도 크로커다일로 일행의 목표를 전환한 일이라든지
1부 루피는 멍청이 같으면서도 상황 판단은 통찰력 있는 캐릭터였는데 2부 루피는 상황 판단력도 없는 힘만 센 멍청이가 되어버렸어.
사실 소년 만화 같은 경우엔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요 인물 대부분이 단세포로 변하는 것 같음.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론 이해가 가긴 함. 주인공이 이제 막 여행을 떠나거나 목표를 추구하기 시작한 초반에는 아무래도 인물이 누구인지, 왜 이 인물이 주인공인지 등 인물 중심에 대한 묘사가 필요함. 그렇기 때문에 내면의 동기 같은 부분이 중요해서 심리적인 묘사를 좀 더 디테일하게 하면서 가치관 같은 부분도 좀 더 강조되는 것 같음. 그런데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선 외부의 사건이나 갈등에 대한 묘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건 전개에 있어 중요한 인물의 핵심적인 성격이나 능력적인 부분 외엔 묘사가 좀 단순해짐.
그냥 셀-마인부우 이후로 현타온거 아닐까? ㅈ빠지게 지켜줘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은근슬쩍 현실로 올때마다 가난?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나마 베지터는 부자 아내를 얻어서 그런 걱정은 없지만 오공은 유난히 싸움에서 벗어나면 현실에 치일 수 밖에 없는 환경임.
프리저 때야, 아직 매우 젊은 시절이고, 장인의 지원도 나름 있어서 경제적으로 어렵지도 않아서 수련과 싸움 말고는 생각안해도 된거와 비교하면... 나이를 먹고 현실에, 현탐이 오면서 저런 순수하게 두근두근한 싸움이 그리워졌을 수도 있음. 까놓고, 그 절대악 같던 프리저도 비루스 외주 격이었다는것도 알게 되었으니, 선악 구도 자체가 모호해졌을 수도 있고.
작품 외적으로 보면, 저 시기에는 아직 선과 악의 구도를 많이 잡음. 선한자는 선한 자고, 악한 자는 악하다. 진영 나뉘어서 싸웠음. 그런데 현재는? 마왕은 여체화 되거나, 마왕이 여체화 되고서는 벗거나, 사실 용사가 씹새끼였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전에는 명확했던 선악의 경계가 굉장히 흐릿해지고 가치관이 뒤바뀜. 그게 오공에게 적용되면? 오공에게 남은 것은 순수한 전투에 대한 욕구만 남게됨.
간단한 문제임.
아직 체급 커지기 전까진 편집자 말도 듣고 아이디어도 받아들이면서 자기 색 죽이면서 재미를 모색하는데,
초 유명작가되서 체급 존나 커지면 더이상 편집자 말은 안통하게 되버리는 거임.
거기에 아예 편집자가 교체되서 하꼬 편집자가 맡았다?
연수익 100억 넘는 유명작가 한테 연봉 5천짜리 직장인 편집자 말이 먹히겠음?
원고 받아오는 심부름꾼 되면서 작가 원래색깔 나오는거임. 즉, 육공, 육다가 그냥 원래 작가 테이스트.
꼭 그렇지는 않음. 토리야마는 이미 드래곤볼을 연재 하기 전에도 초인기작가였기 때문에 드래곤볼도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2권으로 끝날 상황을 연재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애니메이션 계획을 잡아버리는 바람에 배틀만화로 방향을 틀어야 할 정도였음.
그리고 드래곤볼도 나중으로 가면서도 편집부랑 싸우면서 계속 바꿔나간 거임. 그리고 만화가가 병신인 경우도 많지만 편집자가 병신인 경우도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