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쌍팔년도와 지금이랑 비교하면 오히려 지금이 힘듬. 당장 나는 2년 2개월 시절 군번이지만, 지금 군번들 군생활 하는거 보면 난 참 다행이라 생각함. 차라리 몇대 맞고 쿨하게 털어버리면 되지, 지금은 아주 정신적으로 사람을 망가뜨림. 그리고 애초에 있어선 안될일이지만, 정신적 고통으로 시달리다 자살하는 것 보다, 차라리 맞다가 죽는게 나은거라 생각하는 사람임. 어차피 군대는 누군가 죽어나가게 되어있고, 우리때라고 허구헌날 죽지도 않았고, 지금이라도 안죽는것도 아님.
누군가는 탈영,자살 줄었다 하는데, 애초에 인원부터가 확 줄어든데다가, 감시체계가 좋아진거지 부조리가 해결되서가 절대 아님.
우리때는 똥국 똥국 거리긴 했어도, 애초에 학교급식 자체도 없었고, 도시락에 밥과 김치랑 소세지만 담아서 먹기도 했었음. 그러니 군대가서 식단이 부실해도 그냥 쌀밥 나오는거에 감사하던 애들도 있었음. 진짜 먹고살기 위해서 군대 들어가는 애들도 많았음. 애초에 대학생인데 학비없고 밥먹을 돈 없는데, 말 그대로 옷주고 밥준다고 장기박은 애들이 주변에도 수두룩함.
당연히 핸드폰은 커녕 시티폰 들고다녀도 우와 우와 거리며 삐삐도 문자되는 삐삐냐 아니냐로 우월이 갈릴 시기니까, 군대가서 사회와 단절되더라도 큰 단절감은 못느낌 (그렇다고 아예 없었다는건 아님, 나도 엄마 보고싶다고 졸라 울었음)
근데 지금은 먹고 사는걱정 없는 세상에 (물론 있다지만 정말 배고파 죽을것 같아 군대 꼭 가야하는 정도인 20대가 몇이나 될까?) 1인 1컴 1폰은 기본인 세상에서, 매일같이 24시간 가상이든 현실이든 누군가랑 연결되어 소통을 즐기고 세상의 이로움을 즐기던 아이들을, 갑자기 세상 미치게 만드는 60년대 교도소 수준의 시설에 처박고, 음식은 개선은 커녕 오히려 우리때보다 더 쓰레기같은걸 먹이니 애들이 얼마나 힘들겠냐?
거기다가 폭행? 남자들, 특히 운동해본 놈들은 알거다. 차라리 한대 때리고 서로 넘어가는게 속편할때가 많다. 지금은 때리지 못하게 하니 결국 정신적으로 괴롭히게 되고, 정신적인 괴롭힘은 가해자에게 큰 쾌감을 주지 못하니 점점 잦아지고, 애초에 우리때처럼 학창시절에 처맞고 무시당해본적 없는 애들에게 갑자기 또래에게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라는건 지독한 일이다. 거기다가 그와중에 때릴놈은 또 때리는데, 그런 놈들은 애초부터 쓰레기인 놈들이라, 때리기 시작하면 말도 못하게 야비하고 치사하게 때려대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같이 느끼게 만든다.
DP에서 일어난일? 우리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문제는 우리때는 학교에서 선생들에게 맞아서, 그런게 익숙하기라도 하지. 금이야 옥이야 키우라고 나라에서 체벌금지 걸어서 선생들이 자살할 정도로 막장 만들어놓고, 군대에선 지들끼리 군기잡으라고? 미친거다. 폭행옹호가 아니라, 애초에 우리나라 군 시스템 자체가 변한게 없는데, 변화된 세상에서 큰 애들보고 적응하라고 하면 어떻게 안미치겠는가?
한때 군대에서 탈영, 자살률이 늘어난 이유가 뭐 옛날엔 안알려져서라는 해명도 있던데, 개소리다. 옛날이라고 전역 기다리는 부모님 없었나? 결국 이렇든 저렇든 죽은건 알려지게 되어있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탈영으로 속이려고 하고, 자살도 사고로 속이려고 하는 똥별들의 행동은 바뀌지 않았다. 애들이 나약한게 아니라 그만큼 현 군대가 지옥인거다. 지옥은 상대적인거니까.
일부 어설픈 군필자들이 요즘 애들에게 나때는 나때는 거리는데, 진지하게 말하지만 군대는 하루라도 먼저간놈이 하루라도 더 편하게 지냈고, 1년이라도 먼저간놈이 1년이라도 더 편했다. 언제나 가장 힘든 군생활은 지금 군대에 있는 애들이다.
그리고 6.25 참전하셨던 우리 할아버지도 요즘군대가 제일 힘들거라 그러시고, 월남전 참전하신 우리 큰아버지도 요즘 군대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말하신다. 왜? 어린애들에게 알거 다 알고, 마음대로 놀 수 있는 세상에서 키우다가 군대에 처박았으니까. 예전 우리 큰할아버지는 일제시대에 일본놈에게 고문까지 받으셨지만 내가 군대가셨을때 면회오셔서 우리애들보고 힘들겠다고 눈물 흘리셨다. 이게 정상적인 먼저 경험한 세대의 할일이다. 라뗴 라떼 거리면서 어차피 길어야 2년 했을 군생활 가지고 부심부릴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