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5년 전 일임.

아버지가 원래 한달에 한두번 낚시 꼭 가시면서(민물낚시 좋아하셨음)

붕어 잉어 많이 잡아오셨음.


외할머니 몸 안좋으실때 보양하시라고 어린눈에는 1미터 넘는 잉어 잡아다가

수조안에 넣고 그다음날 푹 끓여서 드리고 그러셨고 평소엔 음식 한번 안하시지만

붕어 매운탕은 기가막히게 잘끓이셨더랬지.


여하튼 어디 저수지인지는 모르겠는데

밤에 친구들하고 같이 민물낚시 가셔서 낚시를 하셨다고함.

아마 대전이었으니 대청댐일수도 있고 몰?루


근데 대청댐이라기엔 아는 사람들만 아는 곳이라 산과 이어진 일차선 도롯가에 있고 주변에 차만다닐뿐 

인적이 아예 없었다고함. 사람들 많았으면 그렇게까지 충격드시진 않았을듯

평소엔 그냥 당일치기로 낚시만 하던 곳인데 그날 친구들하고

텐트까지 펼치고 낚시하면서 주무시기로함.


그날 따라 고기가 유독 많이 잡히더래 그래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서 소주랑 같이 드시고 잠에 들으셨는데

자다 추워서 눈을 떠보니 친구들과 텐트는 온데간데 없고 

안개가 자욱한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고속도로 중앙선에 서있으셨다고함


일반고속도로 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넓었고 너무 비현실적이라 이승이라는 생각이 안드셨음

친구들을 불러도 대답이 없고 자기 메아리만 울려퍼지면서 엄청난 공포를 느끼셨음

볼을 꼬집어봐도 꿈은 아녀서 계속 친구들을 찾다가 낚시 조끼에 핸드폰을 넣어둔거 깨닫고

바로 엄마한테 전화를 하셨음.


그런데 전화가 먹통이라 하염없이 걸으셨대 그러다가 엄마랑 통화가 됨.

자신이 어떤 고속도로에 있다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아무것도 안보인다

친구들도 다 없어졌다. 이제 죽는가보다 사랑한다 하면서 엄청 우셨다고함.


엄마도 당황하셨지만 가만히 앉아서 진정하라고 계속 타이르셨는데

그렇게 몇십분이 지나고 술도깨고 해가뜨면서 안개도 좀 걷히니 

아버지가 서있던 중앙선으로 보였던곳이 물과 뭍의 경계선이었다고.

자신이 걸터앉았던곳은 땅이었지만 조금만 옆으로 걸었으면 물에 빠졌었을 거란거임.


더 자세하게 알려달라고 해도 본인이 부끄러운건지 말씀을 피하심.

그런데 정말 술취했다고 하더라도 물냄새도 아니고 산과 도로 냄새가 가득했고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본인 눈엔 완벽한 고속도로로 보였다고함.


아마 술기운에 인지능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이는데

만약에 술에 만취한상태로 물이 도로라고 생각하고 반대편으로 건너갔다가

빠졌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찔하시다고.


여하튼 그 이후로 술도 낚시도 안하시고 운동을 취미삼아 건강하게 살고 계심.

나보다 건강하실듯...

내가 낚시간다고 하니까 생명죽이는 취미는 별로인거라고 말리시더라 ㅋㅋㅋ

이게 내가 알고있는 유일한 우리가족만 무서운 호러스토리임...


장문읽어주셔서 감사함


Ps: 탑정호인가 해서 여쭤봤는데 대청댐 맞다고하심 ㅋㅋㅋㅋ 사진은 가족사진이라 모자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