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마리 앙투아네트는 저런 말 자체를 한 적도 없고 '장 자크 루소'의 <참회록>에 짦막하게 등장하는 아는 빵 이름이라곤 브리오슈 뿐인 공주가 "굶주인 이들에게 브리오슈(빵)를 주라"고 한 이야기가 당시 적대국 오스트리아 출신 왕비라 이미지가 나빴던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덧씌워져 억울한 욕을 먹은 것에 불과했다. 



근데 마리 앙투아네트와 그녀가 죽은 프랑스 대혁명이 너무 크고 유명한 사건이라 오랜 세월 동안, 이 일화는 사실처럼 퍼졌고 결국 오늘날까지도 좀 오래전에 역사를 배운 측에서는 아직도 이 말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인 줄 알고 비난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 말은 서진의 두 번째 황제이자 삼국시대를 통일한 사마염의 아들인 혜제 '사마충'이 한 말이다.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경우와는 다르게 진짜로 한 말이고 무려 사서에까지 실려있다.







及天下荒亂,百姓餓死,帝曰:「何不食肉糜?」其蒙蔽皆此類也。

갑작스런 흉년으로 천하가 어지러워졌고 백성들이 굶주림으로 죽었다. 황제가 "어째서 고기죽을 먹지 않는가?" 라고 말하자 주변에서 그것을 감추었다.


- 진서 제 4권 효혜제기







時天下荒饉,百姓餓死,帝聞之,曰:「何不食肉糜?」由是權在群下,政出多門,勢位之家,更相薦托,有如互市.

천하에 흉년이 들고 백성들이 굶주려 죽어갈 때, 황제가 그 얘기를 듣고는  "어째서 고기죽을 먹지 않는가?" 라고 했다. 이로 인해 권세는 간신들 아래에 있었고 정치에 관해 아는 척만 하는 무리들은 다시 권문가를 찾아가 천거해 달라고 청탁을 하니 마치 저잣거리를 방불케 했다. 


- 자치통감 진기 제 83권 







요즘이야 나무위키나 기타 정보가 많이 풀려서 이 고사 역시 알려졌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사마충은 역사를 배울 때 아예 언급조차 안되거나 팔왕의 난을 불러일으킨 존재, 혹은 아버지보다 많이 딸리는 백치 황제 정도로나 알려졌고 이 고사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팔왕의 난 자체가 중국의 분열기를 가져왔다는 점만 빼면 별로 매력없는 시기이기도 하고 까놓고 말해 삼국지가 유명한거지, 정작 삼국을 통일한 서진은 사람들의 흥미에서조차 멀었기 때문에 더더욱 묻히게 되었다.












정리: 역사적인 인지도가 한 명의 평범한 왕비를 희대의 악녀로 둔갑시켰고 한 명의 멍청한 황제를 그냥 조용히 묻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