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0년의 사람들은 엄청나게 밝고 거대한 혜성을 마주하게 되었다.


일명 '1680년 대혜성(Great comet of 1680)이 그것이다.




사진기가 발명되기 전이라 정확한 밝기를 추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그림으로 하여금 이 혜성이 얼마나 거대하고 밝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17세기는 바야흐로 고전 역학의 시대, 아이작 뉴턴과 고트프리드 빌헬름 라이프리츠 등 우리도 알고 있는 수학/물리학자들이 대거 과학의 수준을 끌어올렸던 시기였다.


그리하여 당시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이 혜성의 궤도를 계산해냈고, 이 혜성이 태양에 매우매우 가깝게 다가감을 증명해냈다.


이로 인해 천문학자들은 1680년 대혜성처럼 특이한 혜성 찾기에 빠졌고, 그 결과 1843년 대혜성, 1880년, 1882년의 혜성의 궤도가 특이함을 발견해냈다.


1843년 대혜성의 모습. 결국 연구를 통해, 독일의 한 천문학자가 1843 / 1880 / 1882의 혜성은 사실 하나의 거대한 혜성이 분리되어 세 개의 혜성이 되었다는 것을 밝혀냈고, 1680년의 대혜성은 이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리고 천문학자들은 역사 기록들을 미친듯이 뒤지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 '하나의 거대한 혜성'을 알아내기 위함이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1106년 대혜성' 이었다.


"1106년, 거대한 광선을 가진 별이 생겨나 미래를 예언했다.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가 세상을 떠났음이 바로 그것이다. 그의 아들은 로마의 황제가 되었다. " - Brut y Tywysogion, 웨일스의 한 지방 공국에서.


"휘종 5년 1월에 거대한 혜성이 서쪽에 나타났다. 부서진 별처럼 보였으며 꼬리는 동쪽 끝까지 이어졌다. 그것은 위자리, 유자리, 귀자리 등을 통과한 뒤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 - 중국 송사(宋史)


하지만 중국의 기록에서 보다시피 이미 대혜성은 쪼개진 형태였고, 그들은 1106년 대혜성을 이들의 '부모 혜성'으로 분류한 뒤 쪼개지기 전의 '할아버지 혜성'을 찾기 위해 다시 고대 기록을 뒤졌다.


그들은 한참 전의 고대 기록에서야 다시 할아버지 혜성의 기록을 마주할 수 있었다.


바로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와 에포로스가 기원전 371년에 거대한 혜성을 발견했다는 기록이었다.


비록 원문은 남아있지 않으나,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기원후 64년에 출판한 '자연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간접적인 기록을 엿볼 수 있다.


"에포로스는 고대의 그리스 국가 두 개를 멸망시킨 위대한 혜성이 두 개로 쪼개졌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연대기일 뿐이다. 어떻게 혜성이 두 조각으로 쪼개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왜 에포로스는 그 조각들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는가?"


이처럼 천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그 주기성으로 인해 과거의 사람들이 어떻게 해당 천체를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으며, 동-서양 간의 문화 차이가 대단히 크고 현실적으로 왕래도 불가능했던 시기에서 같은 천체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러니 윾붕이들도 천문학에 입문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