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1876~1950)

Willis Haviland Carrier


대표 업적

에어컨 발명



...라고 알려져있는 이 분

매년 여름만 되면 이분의 사진과 이름이 인터넷에 올라오는건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일 정도로

현대 인류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있는데

사실 이 사람 우리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사람이다



이 분의 발명품은 정확히는 '공조장치'라고 부르는 공기 조절 장치(Apparatus for Treating Air)임

무슨 말이냐 하면 에어컨이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 '공기의 흐름을 조종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었고

여기서 영향을 받아 튀어나온 수많은 바리에이션 중 하나가 에어컨임.

냉각기술 자체는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그걸 공기순환에 접목시키자 기가막히게 시너지가 나온거지

1902년 발명하고 조금 더 보완하여 1906년 특허를 냄



본래 개발 의도는 더위와는 상관이 없고


인쇄공장의 가장 큰 적이었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탄생한 물건임

즉 캐리어가 처음 생각했던 물건은 대충 현대의 제습기와 비슷한 존재를 상상했을 것임


캐리어의 처음 의도에는 온도 조절까지는 없었지만

습도와 온도는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이쪽으로 기술이 확장되는건 사실 시간문제였음




펜실베이니아 리하이 대학(Lehigh Univ.)의 역사학 교수 게일 쿠퍼(Gail Cooper)는

공기 조절 기술의 역사를 다룬 자신의 저서 <Air-Contioning America>에서 말하기를

"인류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경이로운 수단을 얻었을 때, 마침내 날씨를 지배하게 되었다"고 함

(They had finally achieved mastery over the weather as well.)


1907년, 캐리어의 첫 해외공략지였던 일본으로의 수출이 성공하면서

드디어 미국땅 밖의 사람들도 천국을 보기 시작함


이 위대한 물건이 한반도에 들어온 건 1939년 일본의 특급열차 '아카츠키(Akatsuki)'에 탑재된 열차용 에어컨으로 보고 있지만,

이때는 일제 치하였기 때문에 해방 이후 1969년 국산 열차 '관광호'를 국내 최초로 인정하는 견해도 있음


1970년대 금성(현재 LG)에서 일반형 에어컨을 보급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한국의 가정집에서도 천국을 맛보게 됨




에어컨 얘기만 했는데

캐리어 아저씨가 만든 공조장치가 불러온 여파를 간략하게 보면


1. 건축

대규모 인파가 밀집하는 장소에서도 공기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건축물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짐

대형극장, 고층빌딩, 쇼핑몰, 복합시설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에서도 불쾌하지 않게 청정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됨

당장 에어컨이 상용화되자 제일 먼저 도입된 장소가 극장이었음


2. 교통

열차, 비행기, 버스 등 움직이는 차량 내에 에어컨을 박는다는 발상은 교통 인프라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옴

특히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창문을 열 수가 없었고, 강제로 밀폐공간을 형성하게 되어

그 안에 고여있는 차량 내부의 공기도 탁해지기 마련이었는데 이것은 더 이상 옛날 이야기


3. IT

수많은 기계와 컴퓨터, 서버가 돌아가는 공장이나 데이터실 같은 곳은 그 어느곳보다 뜨거운 곳이었는데

공기순환과 냉방을 담당하는 공조장치의 존재는 조금 과장 섞어서 사실상 IT산업이 존재할 수 있게 해준 1등공신 중 하나


4. 식품

냉장고의 탄생


5. 의학

온도에 민감한 백신, 의약품, 장기 등을 보관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생김

 







그저 종이가 눅눅해지는 것이 싫었던 한 남자의 빡침이

단순히 인류를 더위에서 구한게 아니라 그야말로 수많은 분야의 역사를 바꾸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