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 당시 13척 각각 담당하던 함장들 중에 제대로 '수군 장령'이었던 사람들이 몇 안됨. 대표적으로 수군도 아니고 거제 현령이었던 안위가 그랬지.
뭐, 김억추도 원래 땅개 출신인데 어쩌다 수군 파견 온 거라 자신 없었다는 점에선 이해도 할만 함. 근데 말이지.
명량 바다엔 판옥선 13척만 있었던 게 아님. 초탐선 포함해서 고기잡는 작은 나룻배 포함 수군 경험은 커녕 무장도 제대로 안갖춰 져 있던 백성들이 타고 응원한다고 김억추보단 전선에 훨씬 가까이 있었지.
그거 생각하면 김억추가 푸시 취급 당할 각은 충분하고도 남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거기서 버티라고 윽박지르는 게 미친 짓이긴 했지.
그러니까 먼저 몸소 나가셔서 1대 133이든 300이든 하신건데...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리더십이 아닐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너희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새끼들아, 군법에 죽기 싫으면 일루와!!
배설도 뭐...군법의 선을 넘어서 도망가서 안타깝게 죽은 거지.
이 사람이 칠천량 직후에 살려서 온 백성들도 적잖아서...만약에 거기서 도망 안갔으면 충무공만큼은 아니어도 그 옆의 무의공 이순신 장군만큼은 찬사를 받았을 거야.
오죽하면 처형 되고나서 몇 대 지난 다음에 나름 공이 있는데 좀 처벌이 심했다고 선무공신인가? 추증해준 기록이 있는 걸로 암.
배설은 칠전량 당시 죽을뻔한 ptsd가 있었던것도 크지 그 격렬한 전투에서 거의 유일하게 8척인가 격침도 시키고 12척 살려서 도망가는 중에도 백성들까지 태우고 겨우겨우 이순신한테 갔는데 12대 300 하라 하면 미쳐버리는게 맞음
칠전량 당시 전공+명량 12척 조달+백성 구조 까지 여기에 명량해전 참전까지 했으면 김억추처럼 뒤에만 있었어도 이순신 다음가는 공신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었을거임
"죽고자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해석-
"싸우다 죽을 거 같으면 내가 살려주고 살려고 도망가면 내가 죽인다."
실제로 저때 장군님 용전에 감명받아 제일 먼저 나온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왜선 공격에 점령 당하게 되자 장군님이 바로 구해줌.
적전 도주는 뭐...... 장군님 휘하에서 그짓하고 살기 바라는 놈은 없겠지?
전투 직전 적들을 명량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기가 막힘.
사실 일본군 입장에선 굳이 이순신을 상대 안하고 우회해서 충청도, 한양으로 진격해도 됐음.
근데 지름길인 명량 해협 초입에서 배 열 두 척 뻔히 보여주면서 도발함.
일본군 입장에선 당연히 야마가 돌아서 물량으로 짓눌러 이순신한테 복수하려 함.
적 함대가 명량으로 진격하는 게 확실해지니 바로 진영을 뒤로 물려 명량의 길목 틀어 막으면서 그나마 이길 수 있는 전장 형성함.
그 결과는 실로 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