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사견인데, 만약 조조의 의도가 정말로 순욱을 팽하려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럴싸하다고 봄.
순욱은 당시 대표적인 한의 충신이고, 조조 세력 문관들의 거두 중 하나였음.
순욱은 조조 거병의 초창기 때부터 영천 순씨 호족의 인맥으로 여러 인재를 등용했고, 이는 표면화되든 아니든 조조세력 내 하나의 파벌로써 기능할 여지가 있었음.
조조는 인재 중용과는 별개로 주요한 직책에 자신의 혈족인 조씨와 하후씨를 주로 앉히곤 했음. 특히 군권의 경우 조인, 하후돈, 하후연, 조홍 등이 대표적임.
하지만 문관들 중 조조의 혈족이 대두된 경우는 적은데, 이는 순욱 등 기존 문관들의 권위가 적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봄(사견임)
협천자를 한 덕에 조조는 만인지상이 아닌 천자 아래의 신하란 위치에 머물러 있었음. 즉, 정치력에 신경써야 했음.
헌데 서주 대효도로 대표될 조조의 행적 덕에 조조의 세간 인식은 매우 안 좋았고, 이는 정치적 약점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했음.
한편 계속 한의 충신 티를 내면서도 조조 세력의 문관 측 대빵, 순욱에게 얼마나 많은 황제only 신하들의 러브콜이 갔겠음?
순욱이 2인자다운 권세를 유지하며 한을 위하는 입장을 유지하면, 그 밑에 몰려들 충신들의 목소리도 계속 커졌을 거임.
설령 순욱이 조조에게 충성한다 쳐도, 그 아래 구신들이 세력 길러서 멋대로 '한의 충신들이 많구나! 가즈아!'하고 일 저지르면 어쩌겠음?
기를 죽여놓을 필요가 있었을 거라 봄. 그러나 서주대효도로 안 그래도 ㅈ됐는데 극단적인 짓을 저지를 수는 없었을 테고.
그러니 그냥 구심점이 될 순욱을 제거하는 선택도 해봄직 함. 정치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조조가 왕위를 탐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봄.
이미 자기 인식이 ㅈ박아서 정치력 싸움으로 가면 답이 없으니, 다소의 독립성을 위해서라도 한 나라의 군주라는 지위가 필요했을 거임.
무엇보다 조조는 황건적의 난이 한창일 무렵부터 한나라의 신하들 ㅈ까라 하고 사이다 짓을 저지르던 인물임.
동탁에게 눌렸던 구신들이 지금 와서 정치적으로 ㅈㄹ하는 꼬라지를 무척이나 달갑잖아 했을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