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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수도가 역류하기 시작하면 맨홀 근처에는 가지 마라

역류가 시작되면 물이 뚫고 올라오는 힘이 생각보다 세서 맨홀 뚜껑이 튀어올라 맞을 수도 있다고 함

이거는 나도 본 적이 없어서 엄마 말 그대로 믿을 순 없지만

아무튼 그거 맞으면 운 좋으면 골절, 운 나쁘면 죽는다더라


2. 길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잠기면 일단 길을 걷지 마라

끊긴 전선이라도 있으면 감전될 위험이 첫 번째,

그리고 안 보이는 맨홀이 두 번째임

일단 흙탕물이 길에 차오르면 맨홀이 안 보이는데

맨홀 뚜껑이 재껴진 상태에서라면 그대로 빨려들어간다

이거는 실제로 우리 엄마도 수재 때 목격한 건데

저쪽 골목에서 걸어나오던 할아버지가 그냥 갑자기 물 속으로 쑥 빠져서 사라졌다고 하더라

그리고 며칠 뒤에 뚝섬정수장에서 발견됐다고...

참고로 엄마가 살던 동네에서 뚝섬정수장은 거의 1.4km 정도임


그래서 길에 물이 어느 정도 차면 이동을 포기하고 인근 건물로 일단 올라가라고 한다

이번 홍수 때 강남 지역 제보영상 보면 역류하는 맨홀 뚜껑 옆으로 사람들이 그냥 막 지나다니던데

위 썰들을 들은 나는 그거 보면서 가슴이 철렁하더라


그리고 일단 똥물이라서 피부에 닿으면 나중에 피부병 걸림

신림동 펠프스는 어떻게 됐을라나 모르겠네


3. 그러면 홍수 때 어떻게 이동하느냐

담벼락이나 건물에 붙어서 이동하라고 함

맨홀도 맨홀이거니와 물이 어느 정도 찬 상태에서 세게 흐르면 거의 파도풀 수준이라 성인도 몸을 가누기 힘드므로 일단 담벼락에 붙어서 이동한다고 한다


4. 간혹 물 불어난 거 구경한다고 가까이 가지 마라

시멘트나 콘크리트 바닥 같은 경우는 괜찮음

그런데 가끔 보면 물 불어나는데 흙바닥 위에서 물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내가 들은 바로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임


일단 흙이라는 건 단단하지도 않고 흙이 물을 잔뜩 머금으면 가라앉는다

산사태도 그렇게 일어나잖아

그게 갑자기 뚝 갈라져서 내가 디디고 선 부분이 하천 쪽으로 쑥 무너질 수 있으니 절대로 불어난 물 바로 앞 흙바닥은 가지 마라


들은 바에 의하면 엄마네 바로 뒷집 외손자도 청계천 바로 옆에서 그렇게 물구경하다가 흙이 무너져서 물에 끌려들어갔다가 실종됨

당시의 청계천은 제방 위에 산책로가 조성된 곳도 아니었고 그냥 모래바닥 옆으로 실개천이 흐르는 수준이었어서 그런 사고가 간혹 있었다고 하더라

청계천에 제방이 완공된 게 1990년이라고 함


이게 3번 물난리를 겪은 우리 엄마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팁이다


TMI: 1970년대까지만 해도 청계천에 물난리가 나면 청계천 하류 쪽 주민들은 작살을 가지고 청계천으로 나갔다고 한다

이유는 당시에 돼지를 많이 키우던 정릉에서 돼지 떠내려 온다고 그거 사냥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