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비셔스, 본명은 존 사이먼 리치. 영국의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명목상 베이시스트로 밴드 이름부터 무슨 미친 이름인가 싶은 이 밴드는 멤버부터 노래까지 미친놈들이었다. 시드 비셔스라는 예명은 섹스 피스톨즈의 보컬 쟈니 로튼의 햄스터 '시드니'가 그의 아버지를 깨물자 아버지가 "이 햄스터 완전 사납구만(Vicious!)이라고 한 것에 비롯되었다.

아무튼 이 시드 비셔스는 188cm의 장신에 보다시피 얼굴도 잘생겼지만 악기를 못쳐서 얼굴마담이었다. 주로 드러머로서 무대 위에 섰는데, 그의 드럼세트엔 심벌이 하나도 없었고, 그것이 오히려 더 펑크스러웠다.

아무튼 누가봐도 이 또라이가 섹스 피스톨즈에 영입된 이유는 펑크정신 때문이고, 주로 하는 것은 공연 중에 약을 빨고 자해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시드는 베이스를 배워볼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인생을 펑크의 정점으로 올려줄 여자친구가 생긴다.

낸시 스펑겐, 시드보다 1살 연하인 그녀는 섹스 피스톨즈를 쫓아다니는 그루피였다가 시드와 눈이 맞게 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같이 약 빨고 귀가 뜯겨 나가기 직전까지 싸우기도 하고 시드가 18층 창문에 낸시를 매달기도 했지만 서로 사이가 좋았다.

그러던 1978년 낸시가 시드에게 "네가 밴드의 리더가 돼야 해!"라며 부추기고, 때마침 밴드의 사정도 안좋아지며 결국 밴드가 해체되어버렸다.

시드 비셔스는 솔로 활동을 하며 여러 노래들을 지멋대로 불렀다. 그나마 이기 팝의 노래는 자신이 이기 팝의 광팬이라 좀 진지하게 불렀다.

시드와 낸시는 뉴욕 첼시 호텔에 머무르며 어느 날은 둘 다 약을 빨고 침대 메트리스에 불을 질러 100호실로 방을 옮기기도 했고, 이 즈음해서 낸시가 접이식 칼을 시드에게 선물했다.

1978년 10월 12일 아침, 낸시는 100호실 화장실에서 속옷 바람에 하복부가 칼에 찔린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시드 비셔스는 반쯤 정신이 나가서 자신이 그녀를 죽였다고 주장했지만 낸시를 죽인 칼이 시드의 것이라는 것 외에 아무런 알리바이가 없어서 나흘간 감옥에서 보내고, 그해 12월 폭행으로 2개월간 감옥에 간 뒤 보석금 5만 달러를 내고 풀려나 다음날인 1979년 2월 2일 어머니가 가져다준 대량의 헤로인을 스스로 과다 투여해 자살한다.

그의 유해는 한줌 재가 되었고, 유골함은 히드로 공항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나 뼛가루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공항 전체로 흩어지며 펑크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생전 그는 "나는 25세 이전에 원하는 방식으로 인생을 산 후에 죽을 것이다."라고 공언했고, 그는 고작 21세에 세상을 떠나며 펑크로 산 인생을 펑크로 끝맺었다.


요약

1. 베이시스트지만 베이스 연주는 못함

2. 드러머지만 드럼세트에 심벌이 없음

3. 그것이 펑크

4. 원하는 인생을 살다가 25살 전에 죽을 거라고 공언

5. 21살에 죽음

6. 뼛가루가 공항 에어컨을 타고 흩어지며 펑크 인생에 정점을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