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병원 장례식장 한번 파견 갔었음.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희미한데 문틈으로 봤을때 머리쪽에 덮여있는 천에 빨간 얼룩이 있었고
전방에서 머리에 총쏘고 자살했다고 하더라.
자살한 애 부모님이 와서 울던 소리는 10년이 넘어도 안 잊혀짐.
진짜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란걸 생전 처음듣고 들던 생각은 살아서 나가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같은 중대에 맨날 쳐맞다가 탈영하고 한달뒤에 잡혀와서 전출간 동기도 생각나고...
지금도 생각하는게 누가봐도 그 환경을 버틸수 없는 애들도 그냥 무분별하게 때려 넣은거지.
중대 신병하나가 인사계원 앞에서 자기집 주소 12-3번지를 12뺴기 3이라고 어눌한 목소리로 말했었음.
본부 대기만 하다가 1년뒤에 상병 전역하긴 했는데 ㅋㅋㅋ 대체 무슨 기준으로 입대를 시키는건지 ㅋㅋㅋ
환경을 개선하는게 최선이고 바깥과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모든 사고를 막을수 있는건 아니지만...
명백하게 나라를 위해 와야하는게 아니라 누가봐도 나라에서 도와줘야 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애들도 허술한 기준으로 대충 끌고와서 그냥 사실상 납치해서 죽이고 있는거란 생각밖에 생각이 들더라.
그 와중에 존중이 아닌 조롱만 받았으니....
난 내가 갑자기 장례식장에 뜬금없이 간게 의문이긴 함. 기관병들 못 돌아다니게 하는지도 전혀 몰랐네... 왠지 진짜 을씨년스럽다 싶었다. 이상하고 뜬금없는 파견을 좀 많이 다녔음. op에 부식 올리는 레일? 케이블같은거 설치한다고 한달 가까이 앙카박으러 다닌적도 있고... 황당하게 수색중대 대타로 DMZ들어간 적도 있음. 전투지원중대가 그런의미인가... 그냥 잡일이나 하라고 몇일동안 보내 놨던던거 같긴한데 장례식장이 진짜 제일 충격적인 기억이었음..
개인적으론 군대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요즘 군대가 군대냐는 식으로 얘기하는거나 뭐만 하면 꿀빨았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도 좀 좆같은 문화라고 생각함. 시간이 지날수록 기간도 짧아지고 육체적으로 덜 힘들어지고 여러 개선이 이루어지는건 맞다해도 결국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젊은 시간 한때를 국가에 바치는건 같은데 그걸 경험한 선배들조차 후배들을 인정해주지를 않는 그 좆같은 문화가 여자들이 군대를 가볍게 보는데에 일조한 부분이 적지않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