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였음


그 힘들다는 훈련기간에도 한번도 운 적 없었고


나름 군생활 평탄하게 해오던 중


상병때 그 일이 터지고야 말았음

 

하루는 점심으로 돼지고기수육이 나왔었음

우리는 늦게 가면 고기류가 많이 남아서 존버하다가 가서 한가득 퍼먹었거든?


두어시간 지났을 쯤인가 너무 과식해서 그런지 배가 아파지기 시작한거임

뭐 복통정도로 의무대를 어떻게 가겠냐 그냥 참았지


근데 선임이 지 마가렛트 먹고싶다고 bx 같이 가자고 하길래

(이 형은 하루에 마가렛트를 한박스 반을 먹는 미친놈이였음)


"형 저 지금 똥나올거 같아서 못갈거같아요 ㅎㅎ"


했더니 진짜 나올거같으면 자기한테 말하래 손으로 막아준다고


진짜 안될거같다고 말했는데 트윅스 두개 사준다길래 따라갔었음

나는 존나 좋아했거든 트윅스


어쨌든 해병구멍에 힘 꽉주고 bx까지 걸어갔었음 


문제는 지금부터였는데


bx 가는길에 저 멀리서 체련복 입은 우리 중대장이 느긋하게 걸어오는거임

우리 중대장은 평소에도 장난끼 많은 양반이였고 유머코드도 잘맞아서 좋아했었음


여기까진 아무 문제도 없었지


선임하고 나하고 "필승! 중대자임 어데 가십니까?" 라고 말했었거든?


근데 이 미친새끼가 




"활주로 폭파시키러 간다"




이 말듣고 어이가 없어서 엌ㅋㅋㅋㅋ 하고 웃어버림


근데 그 순간 해병구멍에 힘이 탁 풀리는데


그 찰나의 순간




"뿝 푸부붕!!! 푸부부부부부ㅜㅜ북!!!!"








어?





한 10초정도 이 세명의 시간만 멈춰버렸음


머리부터 다리로 힘이 쭉 빠지면서 몸이 차가워지는데


엉덩이는 한없이 따뜻해져만 갔음


평소에 그 잔망스럽던 중대장이


"어... 어... 허어......"


하면서 한동안 말을 못하더라


선임도 마찬가지였음 사람 눈이 그렇게 똥그래질 수 있는건 그때 처음 알았음


정적을 먼저 깨뜨린건 나였음


"......먼저 가보겠습니다"


엉금엉금 걸어서 슬로우 걸린채로 생활관 건물까지 가는데


뒤에서 두사람이 말없이 조용히 따라오더라



내 건빵주머니 안에 있던 트윅스 두 봉지가 서로 부딫히는 소리



선임이 들고있던 마가렛트 박스 덜걱거리는 소리



활주로에서 트는 "꽦 깨액!! 꽦꽦 꽤애액!!!" 하는 새소리만 들렸음



.

.

.



샤워실에서 혼자 조용히 씻고 있는데


마가렛트 선임이 조용히 들어와서


"미안하다. 내가 주먹이라도 박아서 막았어야 했는데..."


하면서 위로해주더라 난 또 병신같이 풉 하고 웃었음


.........


그다음엔 꺽... 꺼억... 하면서 벽 붙잡고 울었음


너무 서러워서


이게 내가 군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울었던 기억임


나중에 알고보니 마가렛트 선임하고 중대장이 이 일 죽을때까지 묻기로 했다더라


지금 두명 뭐하고 살지 궁금한데 만나고 싶진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