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전설적인 특수효과 감독이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자였던 필 티펫(Phil Tippett)





스타워즈 시리즈, 로보캅 등등 여러 영화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간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수효과 상도 받는 등 창창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한 영화의 특수효과 제의가 들어오게 된다



그 영화는 바로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이었다


어렸을 때 영화에서 본 스톱 모션 공룡들을 좋아했던 필 티펫은


혼쾌히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이 들려온다


쥬라기 공원의 특수효과를 스톱 모션에서 CG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할리우드 산업에 CG란 것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도 수년 전에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2가 그 효용을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당시 할리우드에서는 그런 것은 기계나 금속만 가능하고


움직이는 생명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스필버그 또한 그렇게 생각하여 스톱 모션으로 찍으려고 했으나


당시 스톱 모션을 쓰는 것에 반발했던 회사 CG팀이


그에게 낮에 돌아다니는 티라노 CG를 보여주었다


스필버그는 이렇게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고


CG로 특수 효과를 바꾸는 것에 대해 찬성하게 된다



필 티펫은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수 개월에 걸쳐 준비한 스톱 모션이 수포로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다른 기술이 대체하게 되었는데 그 누가 충격을 받지 않겠는가


그런 그는 열흘 간 촬영장에 나오지 않았다


필 티펫을 본 스필버그는 미안함에 머뭇거리며


그에게 한 동영상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쥬라기 공원의 랩터 CG였고


필 티펫은 스톱 모션이 불가능한 움직임과 사물의 작용이 가능한 CG를 보며 한숨을 내쉬며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나는 멸종당했구나..."


옆에서 이를 듣던 스필버그는 이에 인상깊었는지


원래 각본에도 없던 이안 말콤의 대사에 그 대사를 추가한다


어쨌든 필 티펫은 자신의 스톱 모션이 CG에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존 CG팀에 움직임의 기법 여러개를 전수해준 다음 물러난다


그 이후 몇 년간 그가 참여해온 영화는 몇가지 있지만


대부분 CG팀의 움직임에 대한 조언과 고문 역할들 뿐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어느 순간 CG 전문가들이 다 터득해 그는 결국 할리우드에서 밀려났다


그렇게 필 티펫은 사람들에게 잊혀져갔다












그러던 작년인 2021년,


필 티펫은 하나의 영화를 가지고 돌아온다


<매드 갓>이라는 제목의 영화였고, 사람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이미 한 물 간 특수영화 제작자가 해봐야 얼마나 영화를 잘 만들겠는가, 하며 말이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되자 관객들은 환호한다


기존에 볼 수 없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 영화는


많은 평론가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기예르모 델 토로는 이 영화를 보고


필 티펫은 거장이라며 극찬했다



이 묵시록적이면서 휴머니즘을 다룬 작품에 대해


필 티펫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이 작품은 제가 쥬라기 공원의 CG를 도우면서 겪은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만든 영화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이 멸종당한 그 순간 새로운 창작의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도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다며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계속해서 제작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30년의 제작 기간이 걸린 그의 영화 <매드 갓>은


기술은 도태될지언정 인간은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이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lists?id=singlebungle1472&exception_mode=recommend

▲ 싱벙갤 념글 다듬어서 가져옴


▲ 공식 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