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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 박사가 1887년에 만든 인공어, 에스페란토.


자멘호프 박사는 언럭키 세종대왕이라고도 할 수 있음.


세종대왕도 한글을 만들었지 한국어를 만든 게 아닌데, 자멘호프 박사는 아예 언어를 만들었으니까 순수하게 난이도로 따지면 더 어려운 일을 해낸거지.


자멘호프 박사의 고향에는 폴란드인 프랑스인 러시아인 독일인 유대인 등등이 살고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음.


이를 어여삐 여긴 자멘호프 박사는 자신이 가진 모든 언어학적 지식을 총동원해서 누구나 배우기 쉽고 소통이 용이한 언어를 만들고자 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에스페란토임.


더 자세히 설명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그건 나무위키에 더 많이 적혀있을태니까 나는 간단한 정보만 쓸거임.


에스페란토는 말 그대로 인류의 공용어를 목표로 한 언어였음.


즉, 전 인류의 언어를 에스페란토로 통일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라 사람들 끼리는 자기 말을 쓰고, 다른 나라 사람과 소통할 때는 에스페란토를 쓰자는 개념임.


지금의 영어가 하는 역할과 같음.


에스페란토가 만들어진 이유 자체가 영어마냥 힘 있는 언어가 국제어라는 미명하에 타 민족에게 강요되는 현실을 비판하여 언어의 평등을 지향해서임.


그러니까 패권국의 언어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중립적 언어를 사용해 언어의 평등을 지향한 것.


이는 에스페란토를 상징하는 노래, La Espero(희망)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임.


이 노래 자체가 에스페란토의 이념을 그대로 담고 있음.




En la mondon venis nova sento, tra la mondo iras forta voko.

세상 속으로 새로운 느낌이 왔도다, 세상을 가로질러 강한 부름이 간다

per flugiloj de facila vento, nun de loko flugu ĝi al loko.

순풍을 맞은 날개로써 지금 여기저기로 날아라.

Ne al glavo sangon soifanta, ĝi la homan tiras familion.

피에 굶주린 칼에게로가 아니라 그것은 인류의 가족으로 이끄네.

al la mond' eterne militanta, ĝi promesas sanktan harmonion.

영원히 전쟁하고 있는 세상을 향해 그것은 성스러운 조화를 약속하네.


Sub la sankta signo de l' espero, kolektiĝas pacaj batalantoj

희망의 성스러운 징표 아래 평화의 전사들이 모이네

kaj rapide kreskas la afero, per laboro de la esperantoj.

그리고 그 활동은 빠르게 커가네 희망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Forte staras muroj de miljaroj, inter la popoloj dividitaj

천년의 벽이 강하게 서 있네 나눠진 사람들의 사이에

sed dissaltos la obstinaj baroj, per la sankta amo disbatitaj.

하지만 그 완고한 벽은 무너질 것이네 성스러운 사랑으로써 부서질 것이네.


Sur neŭtrala lingva fundamento, komprenante unu la alian,

중립적 언어의 기초 아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la popoloj faros en konsento, unu grandan rondon familian.

사람들은 힘을 모아 하나의 커다란 가족을 이루리.

Nia diligenta kolegaro en laboro paca ne laciĝos,

우리의 부지런한 동료들은 평화의 일을 하면서 지치지 않네

ĝis la bela sonĝo de l' homaro, por eterna ben' efektiviĝos.

인류의 아름다운 꿈이 영원한 축복을 위해 실현될 때까지.



근데 얼마나 쉬웠는지 감이 안 온다면 대충 설명해봄.


전 인류의 공용어를 목표로 만들어진 인공어 에스페란토는 최대한 쉽게 만드는 것을 모토로 삼았음.


발음과 표기는 100% 일치함. 현존하는 어떤 자연어보다 발음과 표기의 일치율이 높음.


La라는 정관사 하나만 있어서 a, an, the 구분하느라 머리 빠개질 필요 없음. 


거기에 관사를 안 써도 문법상 문제 없음.


문법은 최대한 간결함. 


시제는 과거 현재 미래만 있으면 되지 영어마냥 과거진행 과거완료 이런거 없음. 


엄밀히 따지면 있기는 한데 영어마냥 그렇게 자주 쓰는 것도 아님.


문법에도 예외는 없음.


단어는 최대한 간결하게 만듬.


영어의 be 동사에 해당하는 estas는 I am, You are, He is 처럼 모양이 지 멋대로 변하지 않고 Mi estas, Vi estas, Li estas로 언제나 일정함. 당연하지만 다른 모든 단어도 이런 식임.


보면 알겠지만 인칭대명사 형태도 통일되어있음.


에스페란토로 I가 Mi고 You가 Vi고 He가 Li고 She는 Ŝi고 We는 Ni이고 They는 Ili임. 전부 -i 형태로 통일함


그래서 에스페란토는 단어를 만들 때 사용된 접미사와 접두사만 알아도 외울 개수가 훨씬 줄어듬. 


ist라는 접미사는 직업 끝에 사용되고 Mal이라는 접두사는 부정적인, 반대인 단어 앞에 쓰이고... 


영어 단어 외울 노력의 1/8정도만 들여도 됨.


또 단어를 만들 때 그 숫자를 최대한 적게 만듬.


그래서 유의어가 거의 없음. 한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영어에서는 '작다'는 뜻으로 little이니 small이니 별에 별 거 다 있는데 에스페란토는 Malgranda 하나로 통일.


또 '덥다'가 Varma인데 '춥다'는 단어는 없고 덥지 않다는 Malvarma를 '춥다'의 의미로 사용.


1984의 신어와도 원리가 비슷함. 


신어는 좋다가 good인데 나쁘다가 없고 안 좋다라고 ungood 하잖아. 


에스페란토도 좋다가 bona인데 나쁘다는 단어가 없이 malbona임.


하여튼 이런 식으로 단어 수를 최대한 줄이는 등 어떻게든 난이도를 줄이려고 노력한 언어임.


여러모로 숭고한 이념을 담은 언어였고, 성공 직전까지 갔음.


1920년 1차 국제 연맹 총회에서는 에스페란토를 국제어로 각 회원국의 공립 학교에서 가르치자는 결의안이 올라오기까지 했으니까.


다만 프랑스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자멘호프 박사의 숭고한 이념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함.


프랑스어를 국제 공용어로 만들려고 했거든.


Sur neŭtrala lingva fundamento, komprenante unu la alian,

중립적 언어의 기초 아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이 부분을 프랑스에서 이해하지 못한 탓인듯.


정작 2차대전 끝나고 영어가 국제 공용어가 되어버렸으니 바게트 만들어서 독수리 준 격이지만.


뭐, 비록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그 이상마저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을까.



1줄요약: 영어 때문에 고생하는 건 프랑스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