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급발진 했네 ㅋㅋㅋㅋ 널 위해서 천천히 길게 설명 해줄게.

일단 애가 네 말 대로 다~ 할 수 있으면 그게 얘가 아니겠지? 그건 어른이야. 교육의 대상이 아니지. 그리고 얘가 처음부터 말 안 듣고 지맘대로 했겠어? 부모가 했던 말 안 지키니까 나름대로 방법 찾은 거 겠지? ㅋㅋㅋ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도 하고 말 돌리기도 하고 말 바꾸기도 해. 근데 그걸 자기 자식한테만 안 할까? 당연히 하겠지. 아니라고?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들은 위인전에나 나와. 그건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대단한 일이거든.

그럼 자식은 살면서 처음 들은 거짓말이 부모의 거짓말이고 처음 당한 사기가 부모가 한 사기네? 그럼 자식이 부모를 믿겠어 안 믿겠어? 지극히 이성적으로 인생을 산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당연히 이렇게 돼. 

그래서 필요한 게 자식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는 행동이야. 근데 저거 봐봐. 지 화난다고 자식의 물건을 파손 하잖아. 그러면 나중에 화나면 자식도 때리겠네? 무섭네? 내 편이 아니네? 이렇게 되겠지.

물론 실제로 일어날지 안 일어날 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해의 대상이 되는 자식이 울 엄마는 절대 날 때리지 않을 거야! 이렇게 생각할까?
어림 없지. 신뢰도 없는 부모를 믿겠어? 그럼 이제 자식 마음속에서 부모가 어떻게 되는 지 알아?

뭐든 자기 맘대로 하고 거짓말도 거리낌 없이 하면서 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고 내가 하고 싶고 재밌는 건 전부 못하게 하는 사람이 된다고.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자기 자식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모든 부모는 저렇게 인식 되니까.
왜냐? 자식은 지금 첫번째 인생을 살고 있는 중이고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나쁘지 않고 본인 부모들도 그냥 일반인 1에 불과하다는 걸 모르거든. 경험이 부족하니 당연한 일이야.

그럼 이제 자식들이 육체적으로 거의 다 성장해서 부모의 폭력에서 저항할 수 있게 될 때쯤 무슨 일이 생길까? 바로 사춘기야. 본인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압제에 저항하는 거지.
만약에 얘가 정말 착해서 사춘기가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간다고 치자? 얘가 사회에 나와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착할까? 그때 되면 아무리 착해도 성질 올라와. 그 상태에서 일 다녀오고 힘든 데 부모가 긁는다? 폭발 할 수 밖에 없지. 그래서 어릴 때 사춘기 없는 얘는 나중에 사춘기가 온다고 하는 것도 이런 거야.

그리고 저기 나오는 새 아빠는 지금 내가 존나 길게 설명한 걸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거야. 이해하고, 기쁘게 해주고, 설득하고 유도하기. 그에 대한 증명은 '아빠바라기'인 다른 두 자식이 하고 있고.

와 진짜 지극정성으로 썼다. 쓰다가 뒷목이 다 땡기네. 아무튼 이정도면 내가 무슨 말을 했나 이해 했을 거라고 생각해. 답댓 쓰기 전에 네가 아직 화난 거 같으면 다시 한번 읽어보도록 하고.
설마 이정도로 공 들여서 대답했는데 작은 꼬투리 잡으면서 조까 라고 돌아오진 않겠지...? 않으리라 믿는다!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