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나는 우뽕이고 싶지도 러'뽕이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개인적인 성향은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이 글은 다소 우크라이나 편에 가깝게 작성되어 있으니 러시아 측의 입장을 지지한다면 굳이 볼 필요나 반박을 걸 필요는 없다 어차피 믿고 싶은 쪽이 있으니까 의견이 갈린 건데 굳이 그거에 간섭하거나 설득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걍 윾챈에서 아조프 갖고 싸워대는 놈들은 있는데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니까 여따 정리나 해봤음


대체 그놈의 아조프란게 무엇이길래 네오나치네 러'뽕이네 싸워대야하는 것인가


옛날에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란 곳에는 [FC 메탈리스트 하르키우]라는 축구 클럽이 있었음

1925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클럽.


그리고 여기엔 생긴것도 하는짓도 슬라브스러운 훌리건들이 있었는데 얘넨 스스로를 '섹트 82'라고 칭했음.

근데 2014년 유로마이단이 터지자 친러 소요가 발생하고 돈바스 전쟁이 터지며 우크라이나가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짐.


(그 와중에 구단주 세르히 쿠르첸코는 야누코비치 정권과의 유착 비리와 탈세 혐의로 기소되어 러시아로 망명하고 구단은 이후 재정악화와 승부조작으로 계속 강등당하다 2016년에 해체됨.

지금은 어찌저찌 다시 재결성됐다나.)


이때 우크라이나 극우 정치인 안드리 빌레츠키가 섹트82를 데리고 민병대를 조직함.

참고로 얜 이 전에는 정치활동 했었다는데 국회엔 못 들어간거 보면 딱히 정치인기는 없었던 모양이다

이때 세계 각지의 대안우파와 극우 정치가들은 친러 세력과 러시아의 개입을 적극 지지하였다


대표적으로 여기 사진에서 저 뿔아저씨 옆에 서있는 매슈 하임바크나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정론자인 마누엘 오흐젠라이터 등등.


대안우파와 유럽의 극우 세력은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를 우호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독일 네오나치 몇몇은 직접 돈바스 민병대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런 성향은 지금도 마찬가지라 독일의 나치 의혹이 제기되는 극우 정당 AfD가 연루된 라이히스 뷔르거 쿠데타 모의 사건에서도 러시아 관리와의 접촉 기록 같은게 발견되기도 함.


"머임 아조프는 네오나치라며 왜 같은 네오나치인데 서로 반대임?"


그건 지역마다 네오나치들 성향이 달라서 그렇다.


서유럽의 네오나치는 반이민 반세계화 흐름을 타고 옛 나치를 동경하며 자라난 암세포인데

슬라브 네오나치는 소련 해체 후 시궁창이 된 사회에서 '사실 슬라브족이 가장 우월한 민족이다'라며 외국계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시시전하며 흥했었다.

러시아 네오나치들에게 한국인 유학생 12명이 살해당하거나 샤밀 오다마노프가 사람을 납치해 스너프 필름을 찍은 사건처럼 러시아 스킨헤드들의 준동이 심각했던 것도 그런 이유.

바그너 그룹처럼 러시아에서도 슬라브 민족주의 네오나치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존재인데, 덕분에 나치 문신을 새긴 러시아 군인이 네오나치 타도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진군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아예 나치가 '소련 치는거 도와주면 우리가 독립을 도와주겠다' 라고 꼬드긴 전적이 있어서 러시아보다 더 나치에 대한 시선이 복합적이다.

이래놓고 나중가서 똑같이 학살해대며 알아서 민심 떡락시켜준 덕에 결국 나치도 못 믿었던 건 까먹었나 싶긴한데

암튼 이런 와중에 반러감정이 고조되면서 '러시아를 몰아내준 나치를 동경한다' 라는 논리로 네오나치 되는 애들이 나타난거.

그래서 아조프를 이끌던 빌레츠키는 자기들을 '유대인 운터멘쉬에 대항하는 십자군' ㅇㅈㄹ 하기도 했다.


https://www.jta.org/2022/03/04/global/jewish-ukrainians-gear-up-for-fierce-russia-fight-alongside-the-neo-nazis-they-say-putin-is-lying-about

웃긴건 이때도 부대원중에 유대인 있었음.

뭐하고 싶던걸까 얘는...


암튼 이렇게 조직된 민병대는 오합지졸이던 우크라이나군 대신 각지에서 교전을 벌였는데

4월에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결국 병력 부족으로 인해 이 민병대를 내무군 산하로 편입하여 정규 명령체계로 통합시키는 대신 직접 관리하게 됐다.

그리고 5월 5일 섹트82 민병대는 아조프 대대로 재편성되면서 아조프라는 이름을 달게 됨.


주목할 점은 이때 구성원 대다수가 러시아어 사용자였다는 건데, 친러 소요가 일어난 지역들은 대체로 동부였고 여긴 러시아어 사용자가 많았기 때문.

그리고 내무군에 들어가고도 네오 나치 상징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서 다른 나라들은 우크라이나가 네오나치 깡패들을 군에 들였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됨.


아조프 대대는 당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안 되던 우크라이나군을 대신해 동부지역 격전에 참여했는데,

이때 우크라이나군은 막말로 병력의 1/3밖에 싸울 수 없다고 할 만큼 개판이었던지라 이걸 막을 여유조차 없었다.


마리우폴은 3월부터 이미 혼란에 빠져있었는데,

3월 18일에는 친러시아 시위대가 시의회 건물을 점거했고 4월 16일엔 300명 시위대가 군부대를 습격해 막사를 불태우는 사건도 있었음.

그리고 5월 9일엔 자동화기로 무장한 친러 민병대가 경찰서를 습격했고 결국 점거당함.

우크라이나군은 6월에야 진압 병력을 파견했고 중기관총 달린 구식 APC와 낡은 소총으로만 무장한 병력에 아조프가 합류하여 마리우폴 전투를 벌임.(친러 민병대도  BRDM이 있었음.)

6월 13일에 시작된 전투는 6시간동안 이어졌고 시의회와 경찰서 건물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하며 끝났는데

양측 피해는 친러반군 26명 사망 34명 포로 BRDM 1대 손실, 우크라이나군은 16명 사망 장갑차 3대 손실, 경찰 3명 사망이었음.

https://archive.kyivpost.com/article/content/war-against-ukraine/victory-day-celebrations-start-as-fire-cuts-major-channels-off-air-live-updates-347033.html

그 와중에 향토예비군 대대장이 귀가 잘리고 눈이 뽑힌 시체로 발견된건 덤.


이 전투는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렸는데, 키예프 과도정부에서 파견된 경찰서장에게 지역 경찰들이 반발한게 발단이었다는 의견이 나오는가하면(실제로 그 경찰서장은 소요사태로 인해 친러 민병대들에게 고립된 후 실종됨. 이후 12일날 뇌손상과 늑골 골절 상태로 발견됨.)


아무튼 이 전투로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통제권으로 돌아왔고 도네츠크 주 행정부의 임시 주도가 되면서 이후 벌어진 돈바스 전쟁에서 도네츠크 공화국 영역을 탈출한 피난민들이 모여들게 됐고, 아조프 대대의 신규 모집도 마리우폴에서 주로 하게 되면서 이곳은 아조프 대대의 거점이 됨.

이 영향으로 현재도 아조프 연대에는 도네츠크 출신이 많은 편.


돈바스 전쟁동안 대대 규모였던 부대는 연대 규모로 커지고 여러 성향의 신병들이 들어오면서 잡다한 성향이 섞이게 됐는데

그 와중에 부대를 만들었던 빌레츠키는 2016년 10월 14일에 다시 정치 활동을 하겠다면서 자길 추종하는 지도부 인원들을 데리고 '국민군단'이라는 극우정당 활동을 위해 아조프를 나가게 됐다.

그리고 선거에서 2% 득표율을 자랑하며 처참하게 털림.

아조프가 자기들 업적이라며 어캐든 아조프팔이를 하려는 모양이지만 아조프 연대에서 호응 안해주는거 보면 안쓰럽기도.


(그 와중에 프라비 섹토르라는 다른 극우단체도 같이 정치활동 시도했는데 1.8%라는 득표율을 자랑하며 선거에서 처참히 발리고 그 뒤엔 폭동과 검찰 공격 혐의로 기소당한 지도자놈은 난동 부리다 경찰한테 사살됨.)


지금의 아조프는 여단 규모로 확대되었고, 세대 교체와 재편성 과정에서 나간 연대원들은 크라켄 연대나 제3돌격여단 같은 다른 부대로 소속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얘네도 그냥 아조프로 퉁치는듯.


아무튼 이렇게 성향도 역사도 복잡한 부대이고 항상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선전의 중심에 있는 부대다.

얘네를 어떻게 평가하건 상관없지만 우크라이나에선 정예병력 이미지가 강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큼.

하지만 성향이 어떻든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성향은 부정할 수 없고, 때문에 전쟁 이후에도 남게 된다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거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지친 우크라이나에서 아조프를 중심으로 극단주의가 크게 자라날 수도 있고.


난 갠적으론 박수칠때 떠나라는 말처럼 전쟁이 어떻게 끝나건 그 뒤엔 아조프는 해체했으면.


그리고 이렇게 머리 아픈 얘긴데 굳이 얘네 갖고 댓글 몇십개씩 서로 달아대며 논할 가치가 있냐



*덤


사실 한국에도 아조프 포지션의 부대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백골부대다.


북동네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서북청년단이란 극우단체가 조직됐었는데

공산주의에 재산을 잃은 지주들이나 탄압받은 기독교인들이 많았고 극단적인 반공주의로 문제를 일으켜댔음
근데 얘네 중 자원입대한 애들이 철모에 백골을 그려넣기 시작했고 그게 백골부대라는 이름의 기원이 됨.

하지만 백골부대가 서북청년단이 기원이었단 얘기를 들어본 놈 있냐?

시간이 지나며 희석되고 세대교체 되면서 아무도 기억 못하게 됐듯 아조프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안좋은 이미지가 새겨져있는데 걍 아조프란 이름을 버리는 게 더 빠르고 편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