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 받으면서 수많은 내용들이 쳐내졌기 때문에 3편으로 나눴어야 하는 걸 2편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이 모든 내용은 소설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여행 간 썰을 풀려면 바로 전 글 끊었던 시기인 여름 때부터 다시 얘기를 시작해야 할 듯

 고향 친구네 가게에서 알바를 하게 됐는데 그렇게 힘든 일은 생에 처음이었다

 아무리 해도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음 무거운 거 들고 다니거나 근처 여러 지역 다니면서 배달도 하고

 그나마 친구랑 같이 일하고 페이를 잘 챙겨주셔서 버텼지 진짜 존나 존나 존나 힘들었음

 나름 여러 알바 해봤는데 인생에서 그때보다 힘든 일은 해 본 적 없음


 한 번은 동생이 구경해도 되냐 물어보길래 문제 없지 않을까 해서 친구네 공장으로 옴

 올 때는 친구가 차 태워서 왔는데 솔직히 부러웠다 잠깐 일을 빠져도 되는 그 잠깐의 순간이.....

 어차피 구경할 거 없고 신경 못 써준다고 미리 얘기했는데도 온 거라 내가 일하는 거 보고 점심 같이 먹은 후에 택시 태워서 보냄

 동생이 날씨 더운데 선크림도 안 바르고 나왔고 기숙사까지 걸어가려면 거리가 꽤 됐음 우린 실내여서 괜찮았지만


 얘는 내가 어떻게 일하는지 몰랐는데 생각한 거보다 훨씬 힘들게 하고 있는 거 보니까 뭔가 미안하다 말하더라

 맨날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도 모르고 얻어먹었다고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 말하긴 좀 그렇고 여름인데 팔팔 끓는 물 근처에서 일하다가 영하 3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창고 들어가서 옮기고 하는 일 했음

 아무튼 알았으면 뭐 달라지는 거 있나 덜 힘든 일 했어도 똑같이 사 먹이고 그랬을건데


 나한테 미안해하지 말고 부모님한테 전화 한 번 해서 감사하다해라 했음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나랑 동생 키우려고 많은 고생 하신 분들이니까

 내가 한 고생보다 최소 50배는 힘드셨을 분들이라고...

 난 일 시작한지 2일 차에 바로 전화 때렸음


 힘든 보람이 있게 50일 가까이 알바하면서 500 +@로 벌음

 저기서 +@는 친구들이랑 밥 먹고 피시방 다니고 동생이랑 밥 먹고 카페 가고, 동생도 같이 껴서 내 친구들 차타고 다른 지역 놀러가서 쓴 돈임

 500 중에서 200은 부모님 드리고 나머지 돈은 2학기 생활비로 써야 했음

 그나마 술 거의 안 마시고 담배 안 피고 커피 안 좋아하니 고정 지출은 따로 없어서 다행이었지


 동생도 여름 방학 됐으니까 놀러 갈 수 있었고 나도 알바 끝내서 여유 생기니까 바로 여행 갈 생각부터 함

 우리를 알만한 사람이 없는 지역으로 갈 계획이었고 동생이 미리 생각해둔 곳 중 하나를 고르기로 하고 대전 원룸으로 감

 거기서 마지막으로 더 생각해보고 움직이자는 계획이었음

 대전의 또 다른 장점, 어느 지역이든 움직이기 좋음


 결과적으로 간 곳은 대천 해수욕장이었음 머드 축제 끝나기 직전이었던 걸로 기억함

 대학교 친구들 만나면 어쩌냐고 하길래, 설마 만날까 + 만나면 적당히 거짓말로 탈출한다 하고 출발

 가장 중요했던 숙박 시설은 우리끼리 들어갈 수 있나 해서 네이버에 검색해보는데 확실한 정보가 없었음

 그냥 여러 곳 전화해서 다 물어보는 게 더 빨랐지


 대천으로 놀러 갈 건데 남매고 내가 성인, 동생은 고등학생이다 1박 2일 가능하냐


 숙박 시설 검색했을 때 괜찮다 생각한 곳 다 전화했는데, 남매 증명할 수 있고 부모님한테 허락 받을 수 있으면 괜찮다는 곳 있어서 거기로 예약함

 뭔 여행 때문에 가족 관계 증명서를 뽑아보나 싶었음 근데 뽑으면서도 웃김

 사장님이 보기엔 그냥 남매가 놀러 오는구나 생각하실텐데 그 실체는...


 새벽까지 전날에 미리 빼놓은 거 없는지 확인해두고 자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벌써 피곤하더라

 친구네 알바에서 일했던 게 며칠이 지나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아서 서글펐음

 동생이 안 깨워줬으면 100퍼 늦잠 잤을 거...


 사람이 피곤하면 자제심이 사라지는데 이때도 숙소 가는 도중에 손이나 목, 볼에 뽀뽀 계속 함

 힘들게 일한 뒤 떠나는 여행은 기분이 좋음

 동생도 여행을 기대하는 게 보여서 참 귀여웠음... 키스는 하자마자 사람들 많으니까 숙소 가서 하자 했지만

 사실 가는 시간 절반은 잤는데 동생도 피곤한 모습 불쌍하다고 뽀뽀하는 거 안 막은거였음


 점심 시간 좀 넘어서 도착하고 숙소까지 가니까 3시 근처

 사장님 만나서 연락 했던 남매라고 말하니까 부모님이랑 전화 연결 시켜드리고 가족관계증명서까지 확인함

 이런 거라도 안 하면 미성년자들이랑 묵으려는 애들 많다길래 세상 참 말세다 싶었음

 쓰고 보니까 어이 없네


 작은 캐리어 하나만 가져가서 다행이었다

 모텔은 처음 가보는데 침대가 엄청 커서 인상적이었음 동생은 욕조가 엄청 크다고 좋아했음

 솔직히 사장님이 우리 받아준 이유 중 하나가 비싼 곳 예약해서 그런 것도 있을 듯

 돈 내면서 속으로 '내 알바 4일치가 한 순간에... 쓰읍' 생각했습니다

 성수기 숙박 시설 진짜 비쌈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신기하긴 했는데 아무튼 비쌈


 캐리어 구석에 박아두고 침대로 다이브 바로 자고 싶은 마음과 나가서 돌아다니자는 마음이 절반씩 생김

 그 상태로 좀 누워있다가 으아아아 소리 내면서 일어난 후에 동생이랑 서로 선크림 꼼꼼하게 발라주고 출발

 점심은 안 먹었어도 배는 안 고파서 저녁 맛있는 거 먹기로 계획했다

 사장님한테 맛있는 집 아시는지 물어봐서 가게도 알아둠 가격 안 비싸면서 맛은 평타 이상인 곳이더라


 아마도 머드 축제 기간에 걸쳐서 갔을텐데 우린 그냥 바닷가 보면서 걸어 다님

 확신이 없는 이유는 성수기같이 숙박 비용이 비쌌는데 우리는 모래사장만 걸어 다녔다고 기억해서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노을 지는 풍경이 참 예뻤음

 알바 힘들었다, 공부 할만하냐, 대학교 어떻냐, 예쁜 여자는 없었냐 이런 얘기 하다가 동생이 업어달라고 했음

 발에 계속 모래가 묻으니까 짜증난대... 그래서 업어준 다음에 바다 쪽으로 방향 틀어서 걸어감

 도망도 못가게 허벅지 잡아두고 빠트릴거라고 장난 치면 내 목 조르려고 하거나 머리 붙잡고 흔듬

 난 장난이어서 천천히 걸어갔는데 동생이 목 조르는 건 진심이라 아팠음


 물이 종아리 중간까지 닿는 곳 가서 바다 구경하니까 기분 좋음

 동생도 업힌 상태에서 안 무겁냐고 물어보는데 알바 할 때 워낙 무거운 걸 많이 들어서 그런가 가볍게 느껴짐

 거기서 몇 바퀴 돌면서 빠트린다고 장난 치다가 다시 나옴

 모래 없는 곳까지 가서 내려주고 다시 걸으니까 시간은 금방 갔음

 적당히 저녁 먹고 편의점 들려서 간식 산 후 숙소로 복귀


 술도 안 좋아하는데 소주랑 맥주도 조금 샀었음

 동생이 알바 고생한 거 고맙다고 받고 싶은 거 있냐 해서 말한 게 있었거든

 좀 부끄럽다고 술 먹으면 할 수 있을 거 같다길래 삼

 근데 여전히 더럽게 맛 없더라

 나도 대학교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면서 마시긴 했는데 소주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맛 없을 거임

 막걸리는 맛있음 근데 숙취가 미쳐서 안됨


 숙소 가자마자 바로 씻음

 땀도 났고 바닷가 들어갔던 거 간단하게 씻긴 했어도 워낙 찝찝하니 식당에서도 신경 쓰였음

 욕조에 물 받으면서 왜 있는지 모르는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기다림 동생도 옆에 앉아서 똑같은 자세로 있음

 팔 다리 늘어뜨리고 천장 올려다보는 편한 자세


 욕조엔 같이 들어가서 씻었음 입욕제도 있었으면 좋았을건데 다시 생각해도 아쉽다

 같이 들어갔지만 여유로울 정도로 크진 않으니 몸을 겹쳐서 앉아있었지

 나를 벽 삼아서 누워있는데 그 와중에도 자지는 쓰다듬고 있음 습관임 습관

 난 그냥 팔로 허리 감아서 내 쪽으로 끌어오고 동생 고개 살짝 돌리게 해서 키스하면서 씻었음

 물이 적당하게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어...


 적당히 씻고 나와서 서로 몸 닦아주고 머리도 말려줌 옷은 속옷만 입었음

 동생 머리카락 길이가 등이랑 허리 중간에 걸치게 길은 장발이라 빗질하면서 말리는데 한참 걸림

 이건 머리카락 자르지 말라고 내가 부탁한 거라 당연히 말려줘야 했음

 엉키지 말라고 빗질 해주면서 말리는데 그것도 한 20분 걸림 근데 다 마른게 아님

 두피 쪽만 따뜻한 바람으로 빠르게 말리고 나머지는 찬 바람으로 천천히 말려야 한대

 남자는 한 1분 말리고 대충 끝~ 인데 지금도 말려줄 때마다 힘들어

 머리카락이 엉킨 곳이 있으면 빗질할 때 천천히 빗어야 아프지 않게 풀림


 이때 동생은 진짜 내 이상형 그 자체였네

 키 크고 다리 예쁘고 날씬하면서 핏 좋음 + 장발에 얼굴 귀염상

 다시 생각해보면 얘가 날 가스라이팅 한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나도 모르게 동생 본인이 이상형이라고 나한테 최면을 건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