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다가 눈사람 누가 커엽게 만들어놔서 찍어봄


뭐 다들 연인이랑 보내거나 그런다고 식당이랑 호텔 잡느라 바쁘겠지만 나는 아까까지 가족들이랑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힘들어서 앓아누워있는 중임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냥 누나집 가서 대충 아무거나 시켜먹고 누나랑 둘이서 시간 보내고 그러고 싶었음

전에 다른 사람이랑 사귈때도 크리스마스때 그냥 식사정도만 하고 뭔가 대단한 시간을 보낸적이 딱히 없어서 그냥 나 나름대로의 개 찐따같은 판타지같은게 있었던거같음


물론 저번 글 남기고 지금까지 누나랑 잘 지내면서 누나가 연락와서 외롭다 힘들다 아프다 심심하다 하면 시험기간인데도 콘돔 사가지고 쪼르르 달려가서 같이 식사하고 열심히 피부를 붙이고 지냈음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쪽이긴 한데 진짜 사람이 그런게 있는건지 아무리 누나랑 동생 관계이지만 서로 이렇게 계속 섹스도 하고싶을때 하고 힘들다고 할때 얘기 들어주고 둘이서 쌓아가는 비밀이랑 이야기가 많아지니까 좀 마음이 편해지고 거꾸로 누나를 보면서도 힘이 나는거 같음


누나한테 내가 좀 열등감이 있는 편이긴 한데 뭐 외부에서 보면 분명 누나가 얼굴이 뭐 대단히 예쁜건 아닌데 몸매는 좀 엄마 따라서 타고나서 예쁜 편이긴 하고 관리도 잘 하고 목소리도 좋고 표정도 좋은 편이라서 항상 남들한테 좋은 모습 보이는 스타일이거든


나도 뭐 욕먹고 자란건 아닌데 아무래도 누나가 나이차이도 있긴 한데 그냥 그런대로 사는 편이라 누나처럼 많은 면에서 눈에 뜨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렇게 생각했던거같음 오히려 누나보다 내가 더 감정적으로 잘 휘둘리고 그런 사람같고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가 항상 볼품없다고 생각했던거같음


그러다가 누나랑 지금처럼 지내면서 뭐 대단히 외적으로 내가 달라진건 없지만 왠지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되고 그냥 생활에서 조금씩 나은 선택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뭐 아니면 말고


진짜로 누나랑 이렇게 비밀은 많은데 계속 내 별 볼일 없는 모습에도 누나가 섹스할때도 기분 좋게 반응해주고 그러는데 분명 어느정도 내가 자신감 가질 수 있게 배려해준다는거 느껴지기도 하고 그게 전혀 기분나쁘지도 않고 고맙기도 하고 누나한테 더 잘해주고 싶고 잘 보이고 싶고 그렇게 되더라고


이전에 만났던 여자처럼 막 성적인 것에 대해서 아닌척 하고 빼는 모습 보이거나 그러지 않고 누나가 먼저 보지 자지 하면서 야한 말 다 하고 박아달라고 하거나 내가 자기 동생이라서 너무 감사하다 그러면 진짜 기분 돌아버릴거 같음

이게 진짜 흔히들 찾아다니는 행복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이번에는 크리스마스를 진짜로 낭만적인건 모르겠는데 로맨틱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했던 내가 좀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로 누나가 먼저 엄마 아빠랑 같이 보내자고 얘기하더라

어짜피 누나가 어디 도망가는것도 아니고 부모님이랑 이럴때 같이 좋은시간 보내고 그래야지 의심도 덜 받고 그러지 않겠냐는 말도 하고 연말이 누나도 더 바쁘고 연초에는 오히려 좀 쉴수 있다고 하면서 그때 둘이서 시간 보내자고 하더라


진짜 누나가 너무 어른스럽게 말하기도 하고 그래서 완전 설득당했음...

뭐 회사도 좋은데 다니고 외모도 좋고 그러니까 나한텐 완전 어른이지 뭐 언제나

약간 남자 특유의 찌질한 생각이 자꾸 나오려고 하긴 했는데 그냥 누나 말대로 하는게 당연히 더 좋은 선택인거 같아서 순순히 따르기로 했음

누나는 원래 좀 기념일같은거 챙기는거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비교적 실용적인 사람이고 그래서 디게 옆에 있을때 신경 엄청 써야하는 스타일은 아님

그래서 지금 내가 누나한테 이렇게 빠진건가 싶네 진짜 멋진 여성임 우리 누나는


그러다가 어제는 씨바...짐꾼으로 왔다갔다 코스트코 운전해서 가서 거기 줄 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온나 길게 서있는거 진짜 들어가는데 개오래걸리고 그리고 내가 주차하는동안 누나가 먼저 들어가서 고르고 있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그러는데 안쪽에서 어떤 아줌마가 또 남편이랑 싸우는건지 화내는 소리 계속 들리고 짜증나더라 ㅋㅋㅋ

그리고 거기서 힘들게 누나 또 만나서 물건 사들고 계산하고 나오는데 진짜 진이 다 빠지더라고

안그래도 24일에는 코스트코가 휴무일이라서 23일에 사람 다 몰린거 같은데 진짜 힘들었음

고기랑 이거저거 사서 나왔음


나오면서 차 빠져나가는 동안에는 누나랑 손도 잡고 입술도 쪽쪽거리면서 기다리고 그랬음 완전 꽉 막혀가지고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음


그리고 오늘은 점심 지나서부터 천천히 저녁때 먹을거 준비하고 그랬음 

부모님은 그냥 쉬라고 말씀드리고 집 부엌에서 계속 에어프라이어에도 굴려서 어제 사온 고기도 리버스시어링 하듯이 구워놓고

홍게살 냉동 사온것도 해동해서 게살스프 존나 럭셔리하게 게살 1kg이나 넣어서 만들고 완두콩도 삶고 소스도 데미그라스 끓여서 레시피 보고 스테이크소스로 만들고 하 존나 개고생함

누나가 옆에서 좀 도와주긴 했는데 누나는 솔직히 요리하는건 잘 못하는 편이라서 사실상 내가 다 함

대신 누나는 어제 재료비랑 그런거 돈을 다 누나가 냈거든

그리고 중간중간 나 힘들까봐 어깨 주물러주면서 부모님 안보실때 얼굴이나 입술에 뽀뽀 해주는데 솔직히 잠깐씩 기분 좋긴 하더라 스릴도 있긴 했지만

진짜 매쉬드포테이토는 그냥 제품으로 사온거 써서 다행이지 이것도 감성이라고 감자 쪄서 으깨달라고 했으면 지금 폰 들 힘도 없었을거임

그리고 누나가 미리 예약해둔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근처 베이커리에서 가져와서 불 키고 다같이 그냥 메리크리스마스 하고 축하하고 식사하고 그랬음


다행히도 부모님께서 같이 엄청 좋아하셨음

진짜 힘들긴 했는데 누나 말대로 하니까 보람이 있고 뿌듯하긴 하더라

그리고 솔직히 부모님께 느끼는 죄책감 같은것도 그때는 좀 줄어들고 그러더라

지금 시간 좀 지나니까 괜히 더 머쓱해지는건 있긴함


뱅쇼도 사와서 같이 마시고 괜히 위스키랑 와인 엄마아빠도 마시고 그러시니까 기분 좋아서 별 칭찬을 다 하시고 그러는데 괜히 부끄럽더라 나는

나는 내가 헛소리 할까봐 일부러 많이 안 마셨음

누나는 좀 많이 마시더라

일부러 와인 남아있는걸 자기가 아까운지 엄마랑 둘이서 나눠서 다 마시는거 같더라

난 그러는 동안 미리 설거지 다 해두고 좀 쉬었음


하 뭔가 몸도 엄청 피곤하고 그런데 괜히 잠도 안오고 그래서 그냥 여기다 글 한번 쓰러 왔음

엄마아빠는 내일 아침에 어디 갔다오실거라고 일찍 주무시고 계시고 누나도 너무 많이 마신건지 한참 화장실 왔다갔다 하더니 금방 뻗어서 자더라고

괜히 집에 있으니까 눈치보여서 뭐 누나 자는데 옆에 가서 장난치거나 할 생각은 딱히 안들더라

누나 옆에 있으면 맨날 불끈불끈 했는데 지금은 무엇보다 온몸이 다 쑤셔서 괴로움 ㅋㅋㅋㅋ


아까 잠깐 누나 방에 가서 상태 봣는데 이불 다 걷어차고 입벌리고 침흘리면서 자길래 이불 덮어주고 볼에만 뽀뽀해주고 나오는데 얼굴 가까이 갈때 알콜냄새 존나 남 ㅋㅋㅋㅋ


나도 그냥 자야겠음

뭔가 누나랑 알콩달콩은 모르겠고 그냥 마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얘기처럼 크리스마스에는 슈퍼 인싸들이 다들 쎅쓰하느라 바쁜 시간 보내는것처럼 나도 뭔가 그러고 싶었던건가 그랬는데 이젠 진짜 아무생각도 안난다 팔이랑 어깨 존나 아픔 ㅋㅋㅋ 내일 눈뜨면 다 쑤실듯

독감 같은거 안 걸려서 다행이지 가족들 모두 안 아프고 이렇게 지내온거 참 감사하고

무엇보다 누나랑 비밀은 점점 많아지지만 지금 이렇게 가까운 사이로 지내게 된것도 너무 감사하고 즐거운것같음


이제 취준생이 되는지라 좀 걱정도 많이 되고 그러는데 열심히 또 준비해야지...누나한테도 부모님한데 멋진 모습 더 보여주고 싶음

고리타분한거 진짜 싫어하는데 사람이 뭔가 상황이 나아지려고 노력할때는 다 비슷한 생각이 드는가 싶다


별 시덥잖은 소리라고 생각했으면 시간 뺏어서 미안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다들 분명 좋은 사람 만날거야